<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대단하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상금을 두고 벌이는 생존게임을 다룬 작품이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씨네21’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은 일본 서바이벌물의 요소를 한국적 상황에 접목시킨 작품이다. 2008년에 작품을 구상하고 2009년에 쓴 황동혁 감독은 당시 만홧가게에서 즐겨 읽은 <도박 묵시록 카이지> <라이어 게임> <배틀 로얄> 등의 일본 서바이벌물 만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밝혔다. 황동혁 감독이 언급한 세 작품에 두 작품을 더해 <오징어 게임>과 유사한 서바이벌 장르의 다섯 작품을 소개한다.
<배틀로얄>(2000)
<배틀로얄>은 서바이벌, 생존 게임의 아이콘 같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02년, 일본에서는 2000년에 개봉했다. 영화의 원작은 소설이다. 타카미 코슌이라는 작가가 1999년에 쓴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신세기교육개혁법(BR법)에 의해 외딴 섬에서 교복을 입은 중학생들이 서로를 죽이는 과정을 담은 <배틀로얄>은 당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준 작품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2009년 <배틀로얄>을 자신의 최고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배틀로얄> 이후 일본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등장하는 잔혹한 폭력을 다룬 영화들이 다수 만들어졌다. 뒤에서 소개할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신이 말하는 대로>(2014), 그밖에 <악의 교전>(2012), 소노 시온 감독의 <리얼 술래잡기>(2015)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 배틀로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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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후카사쿠 킨지
출연 기타노 다케시, 후지와라 타츠야, 마에다 아키
개봉 2002.04.05.
<라이어 게임> 시리즈(2007~2012)
<배틀로얄>은 생존, <라이어 게임>은 게임에 강조점이 있다. <라이어 게임>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연재된 카이타니 시노부의 만화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칸자키 나오와 천재 사기꾼 아카야마 신이치가 라이어게임사무국(LGT)이라는 조직에서 주최하는 거액의 상금이 걸린 라이어 게임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만화의 인기로 <라이어 게임>은 드라마로 제작돼 2007년에 4월, 시즌 1의 방영을 시작했으며 2010년 1월, 시즌 2가 종영됐다. 영화(극장판)도 두 작품이 만들어졌다. <라이어 게임: 더 파이널 스테이지>(2010), <라이어 게임 -재생->(2012) 등이다. 원작 만화, 드라마, 영화 가운데 드라마가 특히 인기를 얻었다. 원작의 치열한 두뇌게임이 영상으로 전환되면서 더 많은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복잡한 게임의 룰도 드라마에서 쉽게 설명해줬다. 2014년 국내에서도 <라이어 게임> 드라마가 tvN을 통해 방영된 바 있다.

- 라이어 게임 시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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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츠야마 히로아키
출연 마츠다 쇼타, 토다 에리카, 키치세 미치코, 입폰기 신고, 카츠라 시게오
개봉 미개봉

- 라이어 게임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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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츠야마 히로아키
출연 토다 에리카, 와타나베 잇케이, 키치세 미치코, 키타오오지 킨야, 마츠다 쇼타
개봉 2009.11.10.

- 라이어 게임: 더 파이널 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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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츠야마 히로아키
출연 토다 에리카, 세키 메구미, 마츠다 쇼타
개봉 미개봉

- 라이어 게임 -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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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츠야마 히로아키
출연 마츠다 쇼타, 타베 미카코
개봉 2012.03.03.
<카이지>(2009)
<배틀 로얄>의 생존, <라이어 게임>의 게임에 이어 <카이지>는 원작 만화의 제목에 포함된 묵시록을 키워드로 삼는 작품이다. <카이지>는 돈 앞에서 드러나는 추악한 인간의 양심, 본질을 다루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인터넷에는 <카이지>의 원작 만화 <도박묵시록 카이지>에서 나온 여러 이미지가 짤, 밈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감사, 압도적 감사”라는 대사의 이미지다. 후지와라 타츠야 주연의 영화 <카이지>보다는 원작인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만화 <도박묵시록 카이지>가 국내에서 더 잘 알려진 듯하다. 그밖에 원작 만화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다. 또 <도박묵시록 카이지>는 게임으로도 만들어졌다. 2017년에 <카이지>에서 가장 유명한 인간경마 게임을 VR로 만들었다. 인간 경마 게임은 수십억 원의 돈을 얻기 위해 아찔한 높이의 고층 빌딩 사이에 놓인 철근을 지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의 참관자들은 경마처럼 철근 위를 걷는 사람들에게 돈을 건다.

- 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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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사토 토야
출연 후지와라 타츠야, 아마미 유키, 카가와 테루유키
개봉 2010.08.19.
<신이 말하는 대로>(2014)
<배틀로얄>부터 <카이지>까지 키워드를 뽑아봤으니 <신이 말하는 대로> 역시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단어를 소개한다. <신이 말하는 대로>의 키워드는 폭력이다. 잔혹함이라고 얘기해도 될 것 같다. 잔인한 폭력 묘사로 유명한 미이케 다케시 감독의 이름을 익히 아는 관객이라도 어쩌면 <신이 말하는 대로>의 초반부를 보면서 충격을 받을지 모르겠다. 항공 촬영처럼 보이는 화면에서 카메라가 한 학교로 이동한다. 영화의 제목과 함께 “다루마상가 고론다”(だるまさんが轉んだ, 달마상이 넘어졌습니다)라는 구호가 들린다. 자막에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고 표기한다. 이어서 교실 바닥에 쓰러진 여학생의 모습이 역시 부감으로 보이는데 마땅히 있어야 할 머리가 보이지 않는다. 관객은 아무런 경고 없이 폭력에 노출된다. 학교에서 온갖 잔인한 폭력적인 게임이 벌어지는 <신이 말하는 대로> 역시 만화가 원작이다. 카네시로 무네유키 글, 후지무라 아케지 그림의 만화는 국내에서 19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물론 영화 역시 청소년 관람불가다.

- 신이 말하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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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미이케 다카시
출연 후쿠시 소우타, 야마자키 히로나, 카미키 류노스케
개봉 2015.05.21.
<10억>(2009)
앞서 살펴본 것처럼 생존, 서바이벌 장르는 일본쪽이 강세를 보인다. 할리우드의 <헝거게임>, <메이즈 러너> 시리즈 등이 있긴 하지만 <오징어 게임>의 경우에는 황동혁의 감독의 인터뷰처럼 일본 컨텐츠가 영향을 미친 듯하다. <오징어 게임> 이전에 이와 유사한 장르의 국내 영화가 있었다. 박해일, 박희순, 신민아, 이민기, 정유미 이천희 등 캐스팅이 화려한 <10억>이다. 10억 원의 우승 상금을 놓고 8명의 참가자가 마지막 한 명까지 살아남는 형식의 인터넷 방송을 만드는 것이 <10억>의 주요 내용이다. 호주 퍼스(Perth)에서 촬영한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다. <10억>의 결말을 보면 순수하게 생존게임을 다룬 작품이라기보다 생존게임을 소재로 활용한 작품이라고 보는 것이 더 어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서바이벌 장르의 재미가 크게 두드러진 영화는 아니다.

- 1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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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민호
출연 박해일, 박희순, 신민아, 이민기, 정유미, 이천희, 고은아
개봉 2009.08.06.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