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이하 MCU) 영화가 개봉하지 못했다. 2021년 가을, 여전히 세계는 바이러스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지만 개봉이 연기됐던 MCU 페이즈4에 속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하고 있다. 한편, 마블의 경쟁자인 DC는 2020년부터 꾸준히 영화를 개봉했다. 2020~2021년까지 두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의 경쟁을 흥행 성적을 통해 돌아보자.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모조 9월 29일 기준)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한국
관객수 402,035명
연간 관객수 순위 34위

미국
매출액 84,158,461달러
연간 매출액 순위 6위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이하 <버즈 오브 프레이>)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에 개봉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은 개봉 4~5주차부터 시작됐다. 흥행 성적은 크게 눈에 띄지 못했다. 한마디로 실패에 가까웠다. 할리퀸(마고 로비)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내세운 이 영화는 DCEU 가운데 최초로 1억 달러(미국 기준)를 넘기지 못한 영화로 기록됐다. 지난해 매출 순위는 꽤 높은 편이다.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조치 때문일 것이다. 참고로 지난해 매출 1위 영화는 1월에 개봉한 <나쁜 녀석들 : 포에버>였다.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감독 캐시 얀

출연 마고 로비

개봉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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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 1984>

한국
관객수 546,897명
2020년 연간 관객수 순위 35위(390,986명)
2021년 연간 관객수 순위 38위(157,709명)

미국
2020년 매출액 23,009,311달러
2020년 연간 매출액 순위 23위
2021년 매출액 23,506,920달러
2021년 연간 매출액 순위 31위

암흑처럼 캄캄했던 2020년의 마지막 달. 워너브러더스는 야심 차게 <원더우먼 1984>를 개봉시켰다. 마블 영화가 없는 빈집을 차지하려는 전략이었을까. 충분히 통할 만한 전략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원더 우먼(갤 가돗)은 할리퀸과 마찬가지로 DCEU의 인기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전작 <원더 우먼>의 호평도 <원더우먼 1984>의 개봉에 힘을 실어주었을 것이다. 다만. 결과는 좋지 못하다. 2020년 말과 2021년 초에 걸쳐 있기에 관객수, 매출 등을 한눈에 보기가 쉽지는 않지만 초라한 성적이라는 점은 분명해보인다. 국내 관객수는 <버즈 오브 프레이>보다 높지만, 미국 내 매출액은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원더 우먼 1984

감독 패티 젠킨스

출연 갤 가돗, 크리스틴 위그, 페드로 파스칼, 크리스 파인

개봉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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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위도우>

한국
관객수 2,961,657명
연간 관객수 순위 2위

미국
매출액 183,571,354달러
연간 매출액 순위 2위

2021년 7월, 드디어 <블랙 위도우>가 개봉했다. 판이 달라진 시점이라고 해야 할까. 사람들이 극장에 가는 것에 부담을 덜 느끼지 시작한 것 같았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국내에서 <블랙 위도우>는 3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미국의 매출액 순위는 2위에 올랐다. 마블의 귀환은 DC 영화의 초라한 성적에 비하면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 시국이 아니었다면 흥행 성적의 단위가 달라졌을 거라고 봐야 할 것이다. 참고로 <블랙 위도우> 이전, 마지막으로 개봉한 마블 영화가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다. 2019년 7월 2일에 개봉한 이 영화의 관객수는 약 800만 명이었고, 연간 관객수 순위는 7위였다. 미국 매출액 순위도 7위였는데 매출액은 <블랙 위도우>보다 2배 이상 많은 약 3억 9000만 달러 수준이었다.

블랙 위도우

감독 케이트 쇼트랜드

출연 스칼릿 조핸슨, 데이빗 하버, 플로렌스 퓨, 레이첼 와이즈

개봉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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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한국
관객수 419,796명
연간 관객수 순위 20위

미국
매출액 55,727,174달러
연간 매출액 순위 13위

2021년, DC 영화의 수난(?)은 계속된다. 마블 출신의 제임스 건 감독을 기용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성적 역시 초라하다. 참고로 국내 관객수 19위에 <미션 파서블>, 21위에 <비와 당신의 이야기>가 자리하고 있다. 그나마 <버즈 오브 프레이>나 <원더우먼 1984>에 비하면 높은 순위이긴 하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흥행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개봉 주말 1위로 데뷔했지만 다음주에 박스오피스 순위가 5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프리가이>, <맨 인 더 다크 2>, <정글크루즈>, <리스펙트>에 밀린 결과였다. 그나마 영화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로튼토마토지수는 무려 90%다. 관객들의 팝콘지수도 82%를 기록했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감독 제임스 건

출연 마고 로비, 이드리스 엘바, 존 시나, 조엘 킨나만, 실베스터 스탤론, 비올라 데이비스

개봉 202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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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한국
관객수 1,676,975명
연간 관객수 순위 8위

미국
매출액 197,151,684달러
연간 매출액 순위 1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현재 개봉 중인 영화다. 한국 순위는 낮은 편이고, 미국 순위는 가장 높은 자리에 있다. 한국과 미국의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미국에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블랙 위도우>를 넘어선 흥행 성적을 기록한 것이 이채롭다. 노동절 연휴 주말에 개봉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약 9467만 달러를 기록하며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 이후 지금까지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팬데믹 시대 개봉한 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2억 달러 매출 영화로 기록될 예정이다. <샹치>의 흥행은 올해 개봉 대기 중인 다른 마블 영화인 <이터널스>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개봉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샹치>는 <블랙 위도우>와는 달리 극장에서 먼저 개봉하고 디즈니+에 공개하는 전략을 썼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감독 데스틴 크리튼

출연 시무 리우, 양조위, 아콰피나

개봉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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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위도우>,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지난 여름 7~9월에 각각 개봉하는 것을 보면서 팬데믹 시대의 양대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 흥행 성적이 궁금해서 정리해봤다. 예상대로 마블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한 가지 염두에 둘 것이 있다. 이 포스트에서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흥행 성적을 종합한 월드와이드 순위와 디즈니+, HBO 맥스 등의 스트리밍 시장의 매출은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