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티모시 샬라메,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삭, 조슈 브롤린, 제이슨 모모아, 하비에르 바르뎀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이야기의 밀도조차 잊게 만든 경이로운 이미지
★★★★
아름답고 경이롭다. 시네마란 이런 것이라고 증명하듯 드니 빌뇌브가 펼쳐낸 이미지의 세계는 관객의 눈과 귀를 완전하게 지배한다. 방대한 원작의 내용을 빼곡하게 채우는 대신 의도적으로 보일 만큼 느슨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의 밀도는 탁월한 선택이 됐다. 과감한 클로즈업으로 확보된 인물의 감정, 상상의 영역을 현실의 지점으로 끌어온 듯한 정교한 스펙터클은 내러티브 이상의 충분한 몰입을 선사한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시네마틱 블록버스터, 절반의 성취
★★★
아직은 절반의 성취다. 이번 영화는 방대한 이야기의 배경 설명을 완수한 ‘비기닝'에 가깝다. 절대자의 탄생과 성장기라는 원형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무르익기 전, 세계관을 대하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비전을 소개하는 차원으로 이해된다. 그는 <듄>을 몹시도 시네마틱한 체험의 블록버스터로 그려내고 있다. 규모의 위용을 뽐내는 것보다 빛과 어둠, 사운드 같은 영화의 본질을 섬세하게 다루고 접근하는 데 충실하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결과물인지 여실히 목격하게 만든다. 모래 언덕(듄)만 가득한 광활한 사막은 경외의 대상으로, 내면의 두려움에 접근하는 주인공 폴의 얼굴은 그 자체로 하나의 드라마틱한 서사로 복무한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바람과 모래로  대서사시의 서문
★★★☆
프랭크 허버트의 원작 소설 [] 영향을 받은 <스타워즈> 시리즈나 <왕좌의 게임> 익숙한 관객들에게 아이러니하게도 [] 원조지만 이미  듯한 세계다. 그렇기에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 동안 세계관을 설명하고 주인공을 소개하는 것에 그친 파트 1 아쉬울 밖에 없다. 그러나 드니 빌뇌브 감독이 아이맥스로 구현한 사막의 이미지만큼은 모래 알갱이가 버석하게 씹히고 앞이 흐려질 정도로 실감 나게 매혹적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빨리, ‘파트2’를 내놓으시라
★★★★
대중문화 전반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 고전이 원작인 만큼, 영화 단독으로 평가받긴 애초에 불가능할 것이다. 2000만 독자 개개인이 그려온 상상과도 싸워야 하는 게 드니 빌뇌브의 운명일진대, 그 자신이 원작의 열혈 팬인 감독은 6권의 원작 중 1권 전반부만을 그리는 모험을 시도했다. 활자의 시각화를 빨리 확인해 보고 싶었을 원작 팬 입장에선 지루하게 여겨질 지점이 있는 선택이다. 그러나 빌뇌브의 야심은 또렷하다. 사운드는 웅장하고, 영상은 매혹적인데, 장면 하나하나가 폭풍에 빨려 들어가는 듯 황홀하다. 그 와중에 티모시 샬라메가 매 순간 오아시스처럼 반짝인다. 이번 작품에 만족하든 아니든, 속편에 대한 궁금증은 버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속편 제작을 향한 빌뇌브의 전략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짜인 구조로 탄생했다. 어쨌든 손꼽아 기다릴 극장 영화가 생겼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행복하다. 빨리, ‘파트2’를 내놓으시라. 목이 탄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드니 빌뇌브의 야심에 빨려든다
★★★★
SF 걸작 영화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신기원을 열어젖힌 작품. 기존의 SF와 다름을 선언한 <컨택트>(2017)부터 전설의 SF 원작에 도전한 <블레이드 러너 2049>(2017)를 거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야심은 <>에서 가공할 만한 그리고 납득할 만한 위력을 행사한다. 스크린에 펼쳐지는 경이로운 진풍경은 극장의 존재 이유를 새삼 되새기게 만드는 규모의 미학이며, 운명과 맞서야 하는 거대한 영웅 서사의 서막은 여전히 가슴을 뛰게 만든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에피소드 배경 정도로 등장했던 사막의 힘을 체험에 가깝게 보여주는 것도 뛰어난 성취다. 현대 SF 영화의 새로운 도약을 목격한다면 이제 시작이다라는 대사에 흥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티모시 샬라메,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삭, 제이슨 모모아, 조슈 브롤린, 하비에르 바르뎀

개봉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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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감독 이란희
출연 이봉하, 김아석, 신운섭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그의 선택,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
★★★☆
5년째 천막 농성 중인 해고노동자 재복(이봉하)에게 주어진 짧은 일상으로의 휴가를 담은 작품. 존엄한 삶을 위해 길에 나선 재복이 또 다른 노동자의 삶을 존중하고 손을 내미는 모습에서, 또 그것이 불러온 작지만 큰 변화에서 존엄을 존엄 하는 사회의 가치와 희망을 본다. 오늘도 길 위엔 수많은 해고노동자가 서 있다. <휴가>를 보고 난 후 그들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열게 된다면, 그것은 영화의 힘일 것이다.

휴가

감독 이란희

출연 이봉하, 김아석, 신운섭

개봉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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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사라졌다
감독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 마셀 엔그레르트
출연 알렉 엇가프, 마야 오스타쉐브스카, 아가타 쿠레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최면의 풍경
★★★☆
폴란드가 배경이며 감독도 폴란드 출신이지만 북유럽 영화의 신비로운 느낌이 강하게 묻어난다. 최면술사, 아니 마술사 혹은 심리치료사일지도 모르는 주인공 제니아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최면 요법으로 그들의 내면을 어루만진다. 이야기는 천천히 진행되는 만큼 신비롭고, 이미지는 내면의 풍경을 비추듯 몽환적이면서도 아름답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위무하는 영화
★★★☆
한 편의 영화에서 이토록 매혹적인 캐릭터를 만나는 건 기쁨이다.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온 주인공의 직업은 최면술사. 극중 바르샤바 부촌의 주민들이 그에게 빠져들 듯, 언제나 다정하며 상대의 요구를 마다하지 않으며 외로움과 슬픔을 드러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주인공에게 위로받고 싶어진다. 접근법에 따라 따뜻하기도 하고 차갑기도 하며 자본주의 시스템을 우화적으로 비판하는 날카로운 판타지이기도 하다. 독창적인 미술과 음악이 주는 효력은 치유에 가깝다.

첫눈이 사라졌다

감독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 마셀 엔그레르트

출연 알렉 엇가프, 마야 오스타쉐브스카, 아가타 쿠레샤

개봉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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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나이 선녀님
감독 원호연
출연 임선녀

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살며 일하며 배우며
★★★
소를 키우는 노인의 삶은 <워낭소리>(2008), 나이 들어 글을 배우는 모습에선 <칠곡 가시나들>(2018)을 연상시킬 수도 있겠으나, <한창나이 선녀님>엔 그 영화들과 다른 독특한 결이 있다. 삼척 지역에서 홀로 살아가는, ‘한창나이인 임선녀 할머니가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그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며 부지런히 살아가는 모습은, 그의 일상일 뿐인데도 감동을 준다. 새집에서의 생활도 행복하시길! 정성스레 포착한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도 이 다큐를 봐야 하는 이유다.

한창나이 선녀님

감독 원호연

출연 임선녀

개봉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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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감독 박배일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폐허의 이미지들
★★★★
부산 사상구를 10년 가까이 기록했다. 여기서 박배일 감독의 카메라는 그 공간보다는 사람에 무게를 두며, 그중 한 명은 감독의 아버지인 박성희 씨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모든 것을 폐허로 만드는 자본의 폭력은 결국 인간마저 폐허로 만들며, ‘사상은 대담하면서도 힘 있는 사운드와 이미지로 단순한 기록을 넘어서는 다큐의 힘을 보여준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지금 내가 사는 집은 온전하다고 믿는가
★★★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다큐멘터리스트 박배일 감독의 신작. 2001년부터 부산 사상 지역을 관찰하며 30년 동안 살았던 자신의 터전이 자본주의에 무너지는 과정과 그곳에서 생존과 맞닥뜨린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감독은 노동을 하며 살아온 자신의 아버지 박성희와 재개발 반대 투쟁에 나섰던 최수영 두 명의 노동자이자 가부장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희생된 삶들을 바라보게 한다. 당사자, 목격자, 관찰자, 연출자의 시선 중 어느 한 곳으로 기울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며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통렬하게 고발한다.

사상

감독 박배일

출연

개봉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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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의 탄생
감독 이정준
출연 임선빈, 임동국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장인의 울림
★★★
60년 동안 북을 만든 임선빈 씨와 그 뒤를 잇고 있는 아들 임동국 씨의 이야기. 북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평범한 이야기처럼 시작되지만, 두 부자의 삶에 밀착되면서 다큐는 그 이상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만신창이가 된 육체로 북을 만드는 장인의 모습과,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시선.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가려는 아들과, 여전히 울림 있는 소리를 찾는 아버지. <울림의 탄생>은 이젠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장인의 헌신적인 손길을 소재로,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지켜져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마음을 울리는 장인을 만나다
★★★
경기도무형문화재 30호 임선빈 악기장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북은 곧 소리라는 철학을 가지고 최고의 북을 만들기 위해 60년간 정성을 쏟은 장인이 염원을 실현하는 과정과 일상, 그의 인생사가 보는 이의 가슴을 두드린다. 중요한 인물을 기록하는 다큐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상품을 만들어야만 하는 장인의 녹록지 않은 삶과 무형문화재를 대하는 현실이 담겨 있어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울림의 탄생

감독 이정준

출연 임선빈, 임동국

개봉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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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감독 다미안 맥카시
출연 벤 캐플란, 조나단 프렌치, 레일라 사익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지하실의 비밀
★★★
하나의 공간에서 최소의 인원으로 두 개의 시간대를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경제적인 호러다이것은 저예산 영화의 궁여지책이 아니라, 숨 막히는 영화적 공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장치인데, 특히 서서히 진실이 밝혀지는 후반부는, 자극적 표현 없이도 관객을 숨죽이게 만드는 장르 영화의 힘이 있다. 유혈 낭자 없이도 충분히 무서울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호러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명민한 밀실 공포물
★★★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공포. 새로운 타입의 영화는 아니지만, 적어도 소품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음악을 언제 넣고 빼는 게 좋은지, 신과 신을 어떻게 분배해야 관객이 더 집중하는가를 연출이 명민하게 알고 있는 느낌이다. 러닝타임 87. 치고 빠지는 시간 역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거부할 수 없는 통고
★★★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포 스릴러. 친구에게 거금을 받는 조건으로 정신 상태가 불안정한 친구의 조카를 돌보는 일을 수락한 주인공이 겪는 일들을 다룬다. 조카를 보호하기 위해 도리어 족쇄를 차야 하는 입장, 석궁을 손에 넣은 조카에게 위협받는 아이러니한 상황과 조카 부모와 관련한 미스터리가 얽혀 시종일관 긴장을 유발한다. 상징적 요소가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하긴 하지만 저예산 공포 스릴러의 기지를 만끽할 수 있는 영화다.

경고

감독 다미안 맥카시

출연 벤 캐플란, 조나단 프렌치, 레일라 사익스

개봉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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