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아니지만, 넷플릭스에 관해선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기자가 추천하는 맞춤형 크리스마스 넷플릭스 영화! 다들 누구와, 어떤 모습으로 크리스마스를 보낼 계획인지. 혼자 조용히 지내는 크리스마스든, 친구들과 시끌벅적하게 보내는 크리스마스든 넷플릭스 타임은 결코 빠지지 않는다. 이때, ‘뭐 보지?’ 라면서 한 시간 동안 검색만 하고 있다면 아래 리스트를 참고해보는 건 어떨까. 상황에 맞는 넷플릭스 영화들을 추천한다. 


혼자 조용히 한 해를 정리하고 싶다면
<틱, 틱... 붐!>

<틱, 틱... 붐!>(2021)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는 건, 곧 한 해가 끝난다는 것. 가는 한 해가 아쉽고, 다가오는 한 해가 막막하다면 <틱, 틱... 붐!>을 추천한다. <틱, 틱... 붐!>은 뮤지컬 <렌트>의 창작자이자 비운의 브로드웨이 천재로 불리는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뮤지컬 <렌트>로 토니상에서 세 개의 상과 드라마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했지만, 이는 모두 조나단 라슨 사후에 일어난 일이다. 그는 <렌트> 초연 전날 생을 마감하며 작품의 성공을 눈에 담지 못했다. <틱, 틱... 붐!>은 그의 미완성 동명 뮤지컬을 재각색한 작품으로, 청춘의 다양한 고민과 선택들을 보여준다. 한 예술가의 좌절과 고통, 그 끝에 찾아온 새로운 희망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영화로 충분하다. 친근하고 리드미컬한 뮤지컬 넘버들 역시 영화의 매력 요소 가운데 하나.

틱, 틱... 붐!

감독 린-마누엘 미란다

출연 앤드류 가필드, 알렉산드라 쉽, 로빈 드 지저스, 바네사 허진스, 브래드리 휘트포드, 주디스 라이트

개봉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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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도 파티를 하고 싶다면
<파티셰를 잡아라! 메리 크리스마스!> 
/ <슈거 러시: 달콤한 크리스마스>

<파티셰를 잡아라! 메리 크리스마스!>(2018)
<슈가 러시: 달콤한 크리스마스>(2019)

혼자라고 파티를 못할 이유는 없다. 은은한 조명을 켜고, 적당한 와인 한 병을 사고, 밀키트로 스테이크 하나 구우면 파티가 거의 완성된다. 왜 ‘거의’냐고? 케이크가 없는 크리스마스 파티는 성립이 안 되기 때문.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다면 진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평소 베이킹에 관심이 있었던 이라면 <슈거 러시: 달콤한 크리스마스>를, 처음 베이킹을 한다면 <파티셰를 잡아라! 메리 크리스마스!>를 추천한다. <슈거 러시> 시리즈는 베이킹 전문가들이 나와 주제에 맞춰 케이크를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화려하고 프로페셔널한 디저트를 만들어낸다. 반면, <파티셰를 잡아라> 시리즈는 베이킹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주제가 있는 건 똑같지만, 레시피를 보고 따라한다(!). 레시피 보고 따라해도 성공하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어쨌든 완벽에 의의를 두느냐, 완성에 의의를 두느냐에 따라 어떤 프로그램을 볼지는 자유다. 개인적인 추천으로는 <파티셰를 잡아라!> 시리즈가 조금 더 마음이 편하다. ‘저래도 “완성!”이라고 외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다.


친구들과 시끌벅적 파티룸을 빌려 논다면
<어 배드 맘스 크리스마스>

<어 배드 맘스 크리스마스>(2017)

파티룸을 빌려 Merry X-mas 풍선도 달고, 드레스 코드도 맞추고,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선물 교환식도 했다면 이제 넷플릭스를 볼 차례다. 적당히 소란스럽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났으면 좋겠고, 가볍지만 가끔은 집중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오길 바란다면 <어 배드 맘스 크리스마스>가 제격이다. <배드 맘스>의 후속작인 <어 배드 맘스 크리스마스>는 전작과 비슷하게 19금 코미디 영화지만, 엄마들의 엄마, 즉 성인이 된 자녀와 엄마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딸과 딸의 계획이 못미덥기만 한 엄마의 갈등은 뻔하지만 나름대로 뭉클한 무언가가 있다. 다만 코미디 영화에 충실한 만큼 스토리를 많이 기대하진 말 것. 적당히 흘려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소란스러운 영화다. 가끔 나오는 어른들의 섹시한 드립도 파티에 분위기를 돋운다.

어 배드 맘스 크리스마스

감독 존 루카스, 스캇 무어

출연 밀라 쿠니스, 크리스틴 벨, 캐서린 한, 크리스틴 바란스키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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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잔잔하게 영화 감상하길 원한다면
<클라우스>

<클라우스>(2019)

친구들과 소소하게 맛있는 걸 먹고 잔잔하게 노는 걸 좋아한다면 <클라우스>는 어떨까. 산타클로스의 전설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클라우스>는 우체부 제스퍼가 외딴 섬마을에서 목수 노인 클라우스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사시사철 눈으로 쌓여 있는 스미어렌스버그 지역은 두 가문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우체부 제스퍼는 다시 원래 있던 지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어떻게든 할당량인 편지 6000통을 배달하려 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편지는커녕 말조차 섞지 않았다. 그러던 중, 목수 클라우스의 집에 있는 수제 장난감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상황을 타개할 해결책을 찾아 나간다. 특유의 따뜻한 색감과 2D 애니메이션만이 갖고 있는 환상적인 매력이 크리스마스와 만나 시너지를 일으킨다. <클라우스>는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에도 노미네이트 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클라우스

감독 서지오 파블로스, 카를로스 마르티네즈 로페즈

출연 제이슨 슈왈츠먼, J.K. 시몬스, 라시다 존스

개봉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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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아직 풋풋한 단계라면
<로열 크리스마스>

<로열 크리스마스>(2017)
<로열 크리스마스 세기의 결혼>(2018)

연인과 로맨틱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로 했다면 우선 연인과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보자. 아직은 서로 어색하고, 긴장감이 있는 사이라면 조금은 뻔한 로맨스 영화를 보는 게 좋을 듯하다. <로열 크리스마스> 시리즈는 아직 어색한 연인들에게 딱 좋은 크리스마스 로맨스 영화로 12세 관람가다.(민망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예정.) 영화는 왕위 계승을 두고 방황하는 알도비아의 왕자 리처드와 뉴욕 잡지사에 다니는 기자 앰버 무어의 러브 스토리로 소위 말하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중심이다. 다만, 여성의 문제를 남성이 해결해주는 과거의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벗어나 남성의 문제, 여기선 왕위 계승 문제의 열쇠를 앰버 무어가 갖고 있어 현대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라고 볼 수 있다. 흔한 스토리지만 동화처럼 아름다운 배경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인기를 차곡차곡 모아 <로열 크리스마스 세기의 결혼>, <로열 크리스마스 오 마이 베이비>(2019) 두 편의 후속편을 냈다.

로열 크리스마스

감독 알렉스 잠

출연 로즈 맥아이버, 벤 램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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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뜨겁게 타오르는 단계라면
<투 핫! 라틴아메리카>

<투 핫! 라틴아메리카>(2021)

이미 <365일>(2020),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2015)는 물론 드라마 <섹스 라이프>(2021)의 19분 50초를 본 맵디 매운 커플이라면, 어떤 영화도 그들의 뜨거움을 넘을 수 없다. 가상의 이야기로는 닿을 수 없는 뜨거운 크리스마스를 원하는 커플이라면 <투 핫! 라틴아메리카>를 추천한다. 오리지널인 <투 핫!>이 큰 인기를 모으자 <투 핫! 브라질>과 <투 핫! 라틴아메리카>가 잇달아 나왔는데, 마지막으로 나온 <투 핫! 라틴아메리카>가 가장 수위가 높다. 상금을 위해 나름대로 수위 조절을 하던 전 편들과는 달리, 라틴아메리카 편은 결코 참는 법이 없다. 시즌 1 1화의 제목부터 심상찮은 <투 핫! 라틴아메리카>는 상금은 완전히 뒷전이고 룰도 지키지 않는다.(1화 제목은 차마 전체 이용가에서 적을 수 없었다. 궁금한 사람은 바로 넷플릭스로 달려가시길) 이러한 후진 없는 스킨십에 긴장감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더러 있을 정도. 만약 미국판보다는 더 강한 수위를 원하지만 적당히 룰도 지키면서 수위조절 하는 걸 보고 싶다면 <투 핫! 브라질>이 더 취향에 맞을 것이다. 


어린 자녀와 함께 보내는 크리스마스라면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2021)

아이들과 함께 보아야 한다면, 역시 아름다운 풍경에서 펼쳐지는 성장기가 제격. 거기에 동물 친구들까지 나온다면? 완벽하다.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은 크리스마스의 기원을 다룬 영화로, 아빠를 찾아 떠나는 어린 니콜라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난을 이겨내고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찾기 위해 니콜라스의 아버지는 엘프 헬름이라는 엘프 마을로 떠나고, 어린 니콜라스는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다 결국 홀로 아빠를 찾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동명의 아동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만큼, 어린 자녀들과 함께 보면 좋은 영화. 더해, 아름다운 설원의 풍광과 그 속에서 반짝이는 환상적인 색감은 어른들이 보기에도 충분할 정도로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해 단순한 아동영화 그 이상의 몫을 해낸다.

이미지 준비중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

감독 길 키넌

출연 토비 존스, 샐리 호킨스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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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자녀와 함께 보내는 크리스마스라면
<당신과 자연의 대결 얼어붙은 기억>

<당신과 자연의 대결 얼어붙은 기억>(2021)

자녀가 다 커서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기보단 게임 하는 걸 더 좋아한다면, 넷플릭스 인터랙티브 시리즈로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넷플릭스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2018)를 시작으로 꾸준하게 다양한 장르에서 인터랙티브 무비를 제작해왔는데, <당신과 자연의 대결> 시리즈도 그중 하나다. 일명, ‘당자대’라 불리는 이 시리즈는 생존전문가 베어 그릴스와 함께 극한의 상황을 탈출하는 이야기로, 나의 선택에 의해 그의 미래가 결정된다. 벌레를 먹을지, 말지부터 어떤 상황을 먼저 해결할지까지, 여러 선택이 주어지고 그에 따른 결말 역시 굉장히 다양하다. <당신과 자연의 대결 얼어붙은 기억>은 비행기 추락으로 베어 그릴스가 기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설정으로, 모든 생존 기술 역시 잊어버린 상황에서 그를 생존시키는 것이 목표다.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토론하며 즐길 수 있는 꽤나 괜찮은 콘텐츠. 다만, 과열되어 싸우게 된다면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리는 것이니 과몰입은 금지다. 


씨네플레이 객원 기자 김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