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이
감독 홍준표
출연 장동윤, 염혜란, 진선규, 박철민, 권해효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상식과 실현되지 않는 정의
★★★☆
노동운동가 전태일 열사의 역사적 순간보다 그가 지나온 인간으로서의 삶에 집중한다. 한 어머니의 사랑스러운 아들이자 어리고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따뜻한 동료였던 평범한 청년 재단사가 열악한 노동환경과 이를 눈감는 부당한 세상을 마주하며 변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에 대한 부정적 언사, 노동자의 연이은 죽음을 목도하고도 바뀌지 않는 간접고용의 악습 등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상식과 실현되지 않는 정의에 대한 분노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마음 깊이 남는다.

태일이

감독 홍준표

출연 장동윤, 염혜란, 진선규, 박철민, 권해효

개봉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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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감독 제이슨 라이트맨
출연 캐리 쿤, 핀 울프하드, 맥케나 그레이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오리지널 시리즈의 충실한 계승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고스트버스터즈> 오리지널 시리즈의 유산을 충실히 계승한다. 유령 잡는 고스트 버스터 이곤 스펭글러(해롤드 레미드) 손녀 피비(맥케나 그레이스) 새로운 고스트버스터들의 중심이 되고, 그의 손에 쥐어지는 것도 80년대 고스트버스터들이 쓰던 바로  무기들이다. 외계 신소재 무기도 흔해진 요즘 히어로 무비와 달리 엑토1, 프로톤 팩은 아날로그 향수를 자극한다. 원작을 몰라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지만 어린 세대를 도와주는 원년멤버의 등장에 원작의 팬이라면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신구 팬을 위한 절충안
★★★
30년 만의 속편으로 올드팬의 향수를 자극하고 새로운 세대를 팬으로 끌어들이려는 야심이 역력하다. 결과는 절충안을 따른 절반의 성공으로 보인다. 1980년대 가족 오락 영화 스타일의 재현은 레트로한 감성을 자극한다기보다 낡은 연출로 여겨져 오리지널 영화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반면에 10대 소녀 주인공의 활약상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면서 오리지널 영화의 인기 캐릭터들과 원년 멤버들의 출연은 주효하게 작용한다. 속편을 예고한 만큼 쇄신을 기대한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감독 제이슨 라이트맨

출연 캐리 쿤, 핀 울프하드, 맥케나 그레이스, 폴 러드

개봉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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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나잇 인 소호
감독 에드가 라이트
출연 토마신 맥켄지, 안야 테일러 조이, 맷 스미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현기증 유발 호러의 매력
★★★
촬영과 편집에 있어선 시대의 이음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끄러운데, 작품의 에너지 자체는 불균질하고 파괴적이다. 어울리지 않는 속성들의 지속적인 충돌은 곧 <라스트 나잇 인 소호>의 정체성이 된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붉은 피로, 디바를 향한 여성의 꿈이 착취와 폭력으로 얼룩지는 1960년대 런던 후미진 골목의 잔혹한 풍경에서는 알프레드 히치콕, 조지 로메로, 다리오 아르젠토, 마리오 바바 등 호러 장인들의 숨결이 읽힌다. 악동의 기운이 강한 시네필이 과거로부터 영감을 얻고 현재의 테크닉을 활용해 완성한 현기증적 호러. 거울처럼 닮았다가도 각자의 선연한 매력을 증명하는 토마신 맥켄지, 안야 테일러 조이에 오래 눈이 머문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초중반>후반, 영상미>서사
★★★
앞만 보고 질주하던 이야기가 급커브를 꺾어 전혀 다른 주제/장르로 진입하는 흐름은 에드가 라이트의 특기 중 하나이긴 하나, 이번엔 그 전환이 뒤통수치는 짜릿함을 주기보다는 부산스럽게 다가오는 점이 있다. 전반적으로 초중반이 후반부보다 훨씬 매혹적이고, 비주얼과 스타일이 서사보다 몇 수 위다. 21세기 소녀 엘리(토마신 맥켄지) 60년대로 넘어가 샐리(안야 테일러 조이)에 동화되는 시퀀스에서의 촬영과 거울 반사 효과를 이용한 데칼코마니 연출만큼은 그 자체로 황홀하고 포만감 넘치는 잔상을 남긴다.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한껏 뽐냈던 에드가 라이트의 플레이리스트 선곡 재능 역시 이번에도 끝내준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호러에 과감한 스타일을 입히다
★★★☆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스타일이 춤을 춘다. 장르에 대한 넘치는 애정과 주저함이 없는 과감한 변주는 1960년대 런던 소호와 현실 공간을 넘나들며 신명난 춤사위를 펼친다. 과거와 현재를 구분할 것 없이 그 자체로 괴담의 근원지인 대도시, 그곳에서 꿈과 희망을 서서히 빼앗기고 수렁에 빠진 젊은 여성의 성장 이야기를 호러 장르 안에서 패치워크 하는 솜씨가 경탄할 만하다. 토마신 맥켄지와 안야 테일러 조이의 개성 넘치는 합과 정정훈 촬영감독의 독보적인 카메라워크가 빚어낸 사이키델릭한 이미지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짜릿하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

감독 에드가 라이트

출연 토마신 맥켄지, 안야 테일러 조이, 맷 스미스, 리타 터싱햄

개봉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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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인 벨지움
감독 유태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영화라는 감수성, 우리들의 멜랑콜리
★★★
팬데믹 시대에 유태오가 경험한 완전한 고립이자 외부 세계와의 비자발적 차단의 시간은, 분노와 체념이 아니라 영화가 되어 그에게 돌아왔다. 셀프 오디션 영상을 찍는 것에서 출발한 시도는 연기, 나아가 예술에 대한 이야기와 존재론적 고민으로 유연하게 확장된다. 유태오가 과거, 자의식, 혹은 그 무엇이라 불러도 좋을 ‘또 다른 자아'와 나누는 대화에서는 삶을 대하는 한 사람의 태도와 예술적 감수성이 고스란히 묻어 나온다. 관객의 시선은 어느덧 타인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에 자연스럽게 안착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Log in, 유태오
★★★
여건이 녹록지 않기에 현실과 타협해 조악한 결과물을 내놓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더 치열하고 순수하게 영화적 표현 방법을 찾는 작품이 있는데, <로그 인 벨지움>은 명백히 후자다. <로그 인 벨지움>은 펜데믹으로 벨기에 앤프워프에 홀로 고립된 유태오가 스마트폰 하나 달랑 들고 가내 수공업 하듯 연출부터 음악까지 모든 걸 매만진 다큐멘터리. 시작은 단순한 기록이었지만, 세상 많은 의미 있는 출발이 이런 소소한 것에서 비롯됐음을 우린 알고 있다. 상황의 제약을 돌파하려는 아이디어 덕분에 기존의 문법으로는 규정할 수 없는 유태오만의 기록물로 탄생했다. 이 기록을 추동하는 힘은 유태오의 감수성이다. 카메라 속 영상으로(영어), 그림자로(독일어), 거울 속에서(한국어) 등장하는 유태오의 또 다른 자아를 통해 그는 정체성을 고민해 온 과거와 마주하고, 사람이란 선과 선으로 연결된 현실과 손 맞잡고, “사치스러운 죄책감(팬데믹 시기 받은 사랑)”을 딛고 나아갈 미래를 다짐한다. 매너리즘을 경계해 온 인간/아티스트 유태오의 솔직함이 작품 곳곳에 오롯이 걸려 있어 인상적이다.

로그 인 벨지움

감독 유태오

출연

개봉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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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더 뮤지컬 라이브
감독 박재석
출연 규현, 임선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무대와 스크린 사이

영화화된 바 있으며 전세계적인 팬층을 거느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한국 무대 공연을 영상에 담았다. 무대를 기록했다고는 하나, 다양한 앵글과 카메라워크와 빠른 편집 등을 통해 마치 영화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극장에서 만나면 좋겠지만, 비대면 시대에 안방 극장에서 즐겨도 좋을 작품. 세 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이지만 지루하지 않다.

팬텀: 더 뮤지컬 라이브

감독 박재석

출연 규현, 임선혜

개봉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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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데타
감독 폴 버호벤
출연 비르지니 에피라, 다프네 파타키아, 샬롯 램플링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신성한 불경
★★★☆
가장 원초적이고 적나라한 것들을 파헤치는 폴 버호벤의 시선은 여전히 나이 들지 않았다. <베네데타>는 신성한 것과 불경한 것, 가장 세속적이지 않은 것과 음탕한 정치적 욕망 사이 어딘가에 아슬아슬하게 존재한다. <원초적 본능>의 계보로부터 이어진 폴 버호벤의 문제적 여성 캐릭터는 여전히 관습으로부터 달아나고 세상의 야유 앞에 초연하다. 육체적 쾌락은 영혼의 수호가 가장 중요한 공간에서마저 신을 섬기는 일보다 앞선다. 영화는 필요하다면 신마저 인간적인 영역에 머무르도록 끌어내리지만, 모독이라고 말하기엔 실존 기록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는 강력한 알리바이가 존재한다. 쾌락의 도취가 아니라 가장 차갑고 건조한 방식으로 원초적인 무언가에 가닿고자 하는 기이한 욕망이 읽힌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거침없는, 폴 버호벤
★★★★
17세기에 실존했던 레즈비언 수녀 베네데타 카를리니를 그린 작품. 역사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문제적 인물로 평가받는 존재를 영화로 그려내기란 쉽지 않은 알이다. 게다가 그 연출을 <원초적 본능> <쇼걸> <엘르>의 폴 버호벤이 맡는다면? 제작부터 논란이 예상됐던 영화는 역시나 공개 후 뜨거운 감자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폴 버호벤은 성스러움과 에로틱과 믿음과 금기를 한 그릇에 담아 아슬아슬하게 섞어내며, 베네데타가 성녀인지 악녀인지 성급하게 판단할 수 없도록 절묘한 줄타기를 한다. 신의 믿음을 빙자한 부조리가 뒷거래되는 사회에서, 정치가 어떻게 발생하고, 공포가 어떤 식으로 조성되며, 그것에 힘을 얻은 광기가 어디로 향하는가도 포착해내고야 마는 폴 버호벤의 거침없는 한방.

베네데타

감독 폴 버호벤

출연 비르지니 에피라, 다프네 파타키아, 샬롯 램플링, 램버트 윌슨, 클로틸드 쿠로

개봉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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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킬러스
감독 에숌 넬스, 이안 넬스
출연 멜 깁슨, 월튼 고긴스, 마리안 장 밥티스트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크리스마스의 악몽
★★☆
산타의 존재를 믿는 액션 스릴러. 혹은 판타지 요소가 섞인 블랙 코미디. 아빠에게 형편 없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금수저 소년은 킬러에게 산타를 죽여 달라고 의뢰하고, 마침  역시 산타에게 트라우마가 있던 킬러는 사생결단을 벌인다. 설정의 기발함은 인정할 부분. 하지만 장르적 쾌감을 폭발시키는 과정까지 가는 빌드업 과정이 더디다.  깁슨이 영화의 중심을 잡고 이끈다

산타킬러스

감독 에숌 넬스, 이안 넬스

출연 멜 깁슨, 월튼 고긴스, 마리안 장 밥티스트

개봉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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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출연 토니 세르빌로, 테레사 사포난젤로, 루이자 라니에리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그렇게 감독이 된다
★★★
이탈리아 거장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연출 색채는 눈부실 정도로 화려한 스타일과 스크린을 뚫고 나올 듯한 강렬한 에너지가 특징이다. 그의 신작은 전작들과 극심한 온도 차가 느껴질 정도로 차분하다. 자전적 이야기를 다뤘으니 당연한 선택으로 이해된다.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가족들과 부대끼며 살던 소년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꾼 운명과 맞닥뜨린 후 영화감독이라는 길을 찾기까지 섬세한 자기 고백적 성장 서사가 마음속까지 깊은 울림을 전한다.

신의 손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출연 토니 세르빌로, 테레사 사포난젤로, 루이자 라니에리

개봉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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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유니언
감독 제이크 마하피
출연 줄리아 오몬드, 엠마 드레이퍼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레이어가 돋보이는 가족 호러
★★★
임신한 주인공이 집에 돌아오면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묻어버린 고통스러운 가족사가 드러난다. 감독은 하우스 호러가 보여줄 법한 깜짝 놀라는 효과 대신에 고대 흑마술로 포석을 깔고 임신에 대한 공포, 엄마와 딸의 신경전을 맞붙여 여성 심리를 적극적으로 묘사한다. 공포의 근원적 존재는 집안을 떠도는 영혼이 아니라 그릇된 욕망과 광기, 집착으로 빚어진 가족이라는 것을 밀도 있게 연출했다.

리유니언

감독 제이크 마하피

출연 줄리아 오몬드, 엠마 드레이퍼

개봉 202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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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힐러
감독 마틴 귀귀
출연 엘리야 넬슨, 케일라 칼슨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당한 만큼 돌려주는 하이틴 복수 영화
★★☆
또래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소년이 신비한 능력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저예산 호러 영화. 소심한 성격에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10대 주인공이 자신을 괴롭힌 이들을 응징하는 내용은 하이틴 호러 계보와 맞닿아 있다. 여기에 당한 만큼 되돌려주는 반사 능력과 인디언 주술을 결합해 차별화를 꾀하는데, 아이디어에 비해 조악한 연출과 어색한 배우들의 연기가 몰입을 방해한다.

언힐러

감독 마틴 귀귀

출연 엘리야 넬슨, 케일라 칼슨

개봉 202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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