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는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을 통해 주말마다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신인 시절 확실한 예능 캐릭터를 먼저 구축한 이광수는 다양한 작품 속에서 웃음을 담당하는 감초 캐릭터로 활약했다. 해당 연기 분야에서 믿고 보는 경지에 올랐을 무렵, 이광수의 필모그래피에 변화가 시작됐다. 지성, 주지훈과 함께 출연한 <좋은 친구들>은 세 남자의 우정에 관한 영화다. 누구보다 가까웠던 세 친구가 의리와 의심 끝에 서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들의 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뒤틀린다. 이광수가 연기한 민수는 안쓰럽다. 친구들의 구박과 보살핌을 번갈아 가며 받는 그는 웃는 얼굴을 앞세워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흉내를 내지만, 속으론 친구들에게 짐짝 신세가 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익숙한 예능 이미지를 앞세워 캐릭터의 겉면을 구축하고, 중반부 이후 심연 깊숙한 곳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통해 이제껏 본 적 없던 어두운 얼굴을 선보인 이광수는 세 배우 사이 단연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