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 강의 죽음
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케네스 브래너, 갤 가돗, 레티티아 라이트, 톰 베이트먼, 에마 매키 등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이럴거면 포와로는 왜 다시 불렀나요?
★★☆
원작 소설이나 먼저 만들어진 영화 <나일 살인사건>과 달리 인물들과 이야기에 조금씩 변화를 주었다. 캐릭터들의 직업을 바꾸고 성격을 섞거나 결말을 비틀었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가 원작보다 뛰어나거나 또 다른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하는데 이르지는 못한다. 끊임없이 원전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게 만드는 리메이크작이란 대체 왜 이것을 다시 만들었냐는 물음을 되새기게 만든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차이는 포와로 캐릭터를 새로 썼다는 점이다. 케네스 브래너 감독은 전작 <오리엔탈 특급살인>에 이어 이번에도 탐정 포와로를 알고 보면 뜨거운 가슴을 지닌 보통 사람으로 만들지 못해 안달인데 그렇다면 과연 왜 이 영화는 포와로를 필요로 하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괴짜지만 정의롭고, 냉정하게 회색 뇌세포를 이용해 수사하는 포와로 대신 전형적인 히어로에 가까운 새 포와로는 콧수염을 벗어던질 만큼 원래의 포와로에서 멀어지려 하지만 그럴 거면 대체 왜 포와로를 다시 호출했냐는 물음만 떠오를 뿐이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한 끗의 힘이 부족한 클래식
★★☆
추리물이라는 장르적 재미 추구보다는 테마에 집중한 듯한 연출이다. 쫄깃한 추리의 과정 대신 인물들이 엮인 사랑의 다양한 결을 탐색하려 시도한 흔적이 두드러진다는 말이다. 청년 시절 에르큘 포와로의 전사 역시 이에 맞춰 등장하며, 인종과 성적 지향성을 고려해 각색된 인물들의 사연이 제시된다. 이집트의 이국적 풍광이 초반부 전개를 붙들지만, 모든 것이 포와로의 급작스러운 해설로 마무리되는 결말의 당혹스러움까지 메울 정도의 매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원작에 도전하는 불굴의 투지
★★★
캐네스 브래너 감독은 전편 <오리지널 특급 살인>(2017) 보다 한층 과감한 각색을 시도한다. 원작이 추리 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중에서도 텐에 꼽히는 수작인 데다 1978 제작된 오리지널 영화와 차별화를 위해 고심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원작의 골수팬이라면 에르퀼 푸아로 캐릭터까지 뒤흔드는 결단에 강한 반감이 것이고, 중도층이라면 원작과 달라진 캐릭터 진용이나 결말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원작을 모른다면 사랑을 한껏 강조한 무난한 추리극으로 수도 있다.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이집트 유적지와 나일강의 전경은 여행을 잃어버린 팬데믹 시대에 대리만족을 준다.

나일 강의 죽음

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케네스 브래너

개봉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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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하얗다
감독 김지석
출연 강길우, 박가영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음주남녀
★★★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와 무기력증에 걸린 여자. 우연히 만난  사람에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술과 죽음. 그들은 영화 내내 술을 마시고,   자살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며, 결국 강원도 태백으로 죽음을 위한 여행을 떠난다. 이렇게 요약하면 꽤나 심각한 영화처럼 느껴지지만, < 세상이 하얗다> 의외로 엉뚱한 유머를 지녔으며, 강길우와 박가영  배우의 여백 있는 연기는 영화의 톤에  어울린다. 한적한 풍경을 즐기듯   있는 영화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채우려는 강박 대신 응시를 택하다
★★★
관계성의 강박에서 벗어난 인물 배치가 의외의 감흥을 선사한다. 죽음을 좇는 사람의 속내를 집요하게 파내는 대신 조용한 거리 두기로 응시하자 뜻밖에 많은 것들이 감지되기도 한다. 여백을 굳이 채우려 하지도, 적당한 냉소와 싱거운 유머를 철학으로 포장하려고 하지 않는 여정이 담백하다. 애쓰는 연기라기보다 시공간을 천천히 유영하는 방식을 택한 듯한 강길우와 박가영의 연기가 영화의 톤을 완성한 인상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죽음을 대하는 낯선 풍경
★★☆
 동네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가 함께 죽기로 한다. 알코올성 치매인 남자와 알코올 중독인 여자의 만남이라는 설정부터 흥미롭다. 죽겠다는 결심마저 매일 잊는 사람과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며 우울과 무기력에 빠진 사람이 과연 관계 맺음을   있을까. 영화는 태백으로 자살 여행을 떠난  주인공의 상황을 우스꽝스럽게 때로는 기이하게 전개하며 죽음을 흔하지 않은 방식으로 다룬다. 호감을 갖기 쉽지 않은 캐릭터에 신선함을 부여한 주연배우 강길우와 박가영의 연기가 하얀 눈처럼 영화를 화사하게 밝힌다.

온 세상이 하얗다

감독 김지석

출연 강길우, 박가영

개봉 20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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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
감독 타카하시 히로토
출연 우키쇼 히다카, 시라이시 세이, 이타가키 미즈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짝사랑
★★☆
동명의 순정 만화를 영화화했다. 끙끙 앓는 짝사랑의 감정을, 틴에이저들의 순수함 속에서 로맨틱하면서도 순애보 스타일로 보여준다. 배우들의 매력이 영화를 하드캐리 하지만, 헛도는 듯한 이야기의 전개는 아쉽다. 각색 과정에서 원작의 균형을 잃은 . 혹은 영화화하기엔 적절치 않았던 원작일 수도.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가슴이 떨리지 않는 것도 너 때문
★★☆
250 판매를 기록한 일본 동명 만화를 원작을 작품.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형 여자 주인공, 그런 여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삼각관계, 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는 서브 캐릭터, 꼬인 오해와 수줍은 고백 익히 보아 순정만화 공식을 고스란히 따르는 작품이다.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했으니 순정만화 공식 그대로라는 무슨 문제인가 싶을 있겠지만, 영화와 만화의 소비 방식엔 엄연히 차이가 있는데, 이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딱히 보이지 않아 살짝 민망하고 허술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서투른 짝사랑 영화
★★
동명의 인기 순정 만화가 원작인 하이틴 로맨스. 영화는 좋아하는 남자친구에게 고백했다 거절당한 주인공 츠카사의 짝사랑 분투기 실사화하는 데 그친다. 일본 라이징 스타들을 대거 캐스팅해 주목을 끌지만 배우들이 원작 캐릭터의 매력을 깊이 있게 살리지 못하고 연기가 고르지 못해 영화의 결점으로 이어진다. 풋풋한 청춘들의 사랑, 우정, 질투  감정 묘사뿐 아니라 일본 하이틴 영화에서 하이라이트로 등장하는 축제, 불꽃놀이마저 미지근하게 보여주는 어정쩡한 연출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

감독 타카하시 히로토

출연 우키쇼 히다카, 시라이시 세이, 하라 나노카, 이타가키 미즈키

개봉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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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체인지
감독 정량
목소리 출연 정성원, 김용, 석승훈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동물 어드벤쳐 액션 애니메이션
★★
테마파크에서 벌어지는 애니멀 액션을 내세우는 애니메이션. 중국 애니메이션 특유의 스펙터클과 테크놀로지를 과시하는 경향을 여실히 느낄 있다. 아동용이라기엔 후반부의 스토리 라인이 조금은 복잡하고, 액션 신의 수위도 낮진 않다. 미취학 아동이 보기엔 조금은 버거울 듯하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내가 동물이 된다면?
★★★
중국 애니메이션 시리즈 <부니 베어> 일곱 번째 극장판. 주인공인 곰돌이 형제와 빅이 등장하지만  캐릭터가 함께 활약하는 이전 시리즈와 다르다. 국내 개봉 제목에서도 부니 베어 떼고 다른 영화로 보이는 것처럼 이번 시리즈를 이끄는 빅보이는  캐릭터의 젊은 버전이고 곰돌이 형제  하나가 서브 캐릭터로 나선다. 시리즈와 연관성을 떠나 누구든지 원하는 동물로 변신하는 테마파크 모험담이 솔깃하다. 동물로 변신한 캐릭터들의 판타지 액션이 어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면, 우승 상금을  경쟁과 첨단 기술이 낳은 폐해  영화가 다루는 이야기는 부모 관객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애니멀 체인지

감독 정량

출연 김용, 석승훈, 장병관, 박시윤, 정성원

개봉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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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마더
감독 후안마 바호 우료이
출연 로지 데이, 해리엇 샌섬 해리스, 나탈리아 테나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그로테스크 무언극
★★☆
영화가 시작되면 여성의 절규가 들리고 아기의 울음이 이어진다. 이처럼 강렬한 소리로 시작하는 < 마더> 영화 내내 대사 없이, 기괴한 캐릭터들과 자극적인 사운드 효과와 예상치 못하게 전개되는 상황만으로 구성된 스릴러다. 아기를 낳았지만 키울 있는 형편이 되는 엄마는 결국 아기를 팔게 되는데, 이후 다시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간단한 이야기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감독의 이미지 전략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취향을 많이 만한 영화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백마디 말보다 강한 건
★★★
대사 하나 없이, 등장인물들의 풍부한 몸짓과 괴기한 표정 그리고 모성 신화와 스산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음악으로 승부를 보는 스페인 영화. <판의 미로> 등에서 경험한 동화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미술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서사를 나가는 아이디어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장르적 개성은 살렸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모성의 집
★★☆
모성을 독창적으로 풀어낸 스페인 영화. 발레리나의 꿈을 잃고 약물에 중독된 상태에서 출산을  여성이 돈을 받고 팔아버린 자신의 아이를 되찾기 위해 나선다. 후안마 바호 우료아 감독은 각성한 주인공이 과오를 바로잡고 악한에 맞서는 이야기를 여성 캐릭터들과 무언극 형식으로 독특하게 구현한다. 대사를 제거하면서 등장인물들의 행위는 강한 설득력을 얻고, 증폭된 소리와 음악, 강렬한 이미지 구성은 공포와 긴장을 배가한다. 고행에 가까운 주인공의 분투나 여성과 모성을 상징하는 실험적 연출이 과잉되어 있지만 본능, 광기, 집착과 애착에 휩싸인 모성을 다각도에서 고찰한 시도는 특이할 만하다.

더 마더

감독 후안마 바호 우료아

출연 로지 데이, 해리엇 샌섬 해리스, 나탈리아 테나

개봉 20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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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 2020
감독 박규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문익환이라는 거인
★★★
1995년에 나온 김동원 감독의 다큐 <하나가 되는 일은 더욱 커지는 일이다> 이후 15 만에 나온, 문익환 목사에 대한 다큐멘터리. 인물이 지닌 역사적 무게에 비해 영상 기록은 미비했는데, 그러기에 <늦봄 2020> 더욱 가치 있는 작품이다. 인터뷰이의 증언과 관련 자료를 꼼꼼하게 엮어낸 것이 기본 사양이라면, <늦봄 2020> 조금은 특별한 시도를 한다. AI 시스템을 통해 고인의 육성을 재현해낸 . 문익환 목사의 숨결을 가깝게 느끼려는 작업으로, 위대한 연사였던 그의 면모를 다시 느낄 있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우직하게 따라간 문익환 목사의 삶
★★☆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문익환 목사의 삶과 사상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친구였던 윤동주에 대한 부채감, 맥아더 사령부 통역요원으로 지내면서 지켜본 분단 과정에서의 아픔, 이한열 열사 영결식에서의 절규가 하나둘 소개되는 가운데, AI 기술로 복원한 문익환 목사의 목소리가 중간중간 흘러나와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감정을 건드린다. ‘늦봄’은 문익환 목사의 호이고, 2020은 그가 전주교도소에 갇혔을 때의 수인번호. 한 인물의 삶을 우직하게 따라간 기록물이다.

늦봄2020

감독 박규현

출연

개봉 20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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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보스
감독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이
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마놀로 솔로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우리 사장님이 이상해요
★★★
좋은 리더란 무엇인가, 대한웃픈블랙코미디. 우수기업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저울 생산업체 회사 사장이, 트로피를 거머쥐기 위해 회사의 크고 작은 일을임기응변으로 막아내는 과정을 풍자와 유머로 그려내며 한쪽으로 기울어진 노동시장의 현실을 꼬집는다. 허울 좋은 회사 구호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노사관계가 반어법 안에 효과적으로 담겼다. ‘굿 보스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가굿’.

굿 보스

감독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마놀로 솔로, 알무데나 아모르, 셀소 부갈로

개봉 20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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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감독 구파도
출연 가진동, 송운화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만년이 지나도 독특할
★★
장르를 조금씩 보여주겠다는 것이 애초의 목표였을까.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판타지 로맨스라고는 하지만 계속해서 급작스럽게 전환되는 매너에 적응하기부터가 일단 쉽지 않다. 영화보다는 예능 프로그램의 여러 클립을 합쳐놓은 같은 모양새이기도 하다. 다만 인물들의 진심을 들여다보는 몇몇 장면에서는 더없이 안정적이고 인상적인 멜로의 순간들이 제시되기도 한다. 작품 전반에 공감하긴 어려워도 바로 때문에 무척 독특한 매력이 깃든 영화로 기억하게 되는 확실하다. 얼굴에 깃든 드라마로 장면의 공기를 순간적으로 뒤바꿔놓을 아는 배우 송운화 덕분인 .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감독 구파도

출연 가진동, 송운화, 왕정

개봉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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