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재개발의 뒤안길
★★★☆
대규모 단지였던 둔촌 주공 아파트가 재개발되면서 그곳에 살고 있던 고양이들의 거처도 불안해졌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인간과 공생했던 고양이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삶’을 염려하는 다큐멘터리다. 최근 한국에서도 고양이에 대한 많은 다큐가 제작되었지만 그 만듦새는 <고양이들의 아파트>가 최고인 듯. 단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의 생태적 의미를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우리의 공존 도시
★★★
아파트가 재건축되면 이곳을 터전 삼아 살아가던 길고양이들은 어떻게 될까.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한 영화는 도시와 생활공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영화는 이미 존재했지만 우리가 주목하지 않은 세계, 피상적으로만 생각하던 공존을 현실의 것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에 대한 ‘진짜 이야기’에 가 닿는다. 한국 사회의 모순적 욕망의 결정체인 아파트라는 공간을 고양이로 우회해 바라본 흥미로운 도시 생태 기록이기도 하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고양이와 아파트로 모색하는 공생의 가능성
★★★
한때 아시아 최대 단지였던 둔촌주공아파트의 재건축을 앞두고 이주와 철거가 시작된다. 주민들은 떠나도 그들이 돌보던 고양이들은 계속 남을 테고 이를 두고 볼 수 없는 사람들이 고양이들의 이주를 돕는다. 재건축의 이익을 바라고 들어왔지만 어느새 고양이를 돌보게 되었고, 이들의 생존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주민들의 모습은 현재의 도시가 가진 문제점들을 환기시킨다. 대한민국에서 욕망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아파트에서 모색되는 인간과 다른 생명의 공존에 대한 가능성은 결국 현재의 도시에 대한 물음으로 연결된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공생을 위한 곳인가? 약한 존재들이 살아남을 수 없게 설계된 생태계는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사는(Buy)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Live) 것
★★★☆
곧 허물어질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들을 이주시키기 위한 사람들의 분투를 담은 다큐멘터리. 고양이를 연민이나 사적 소유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으려는 시선, 동물 보호 운동을 거대한 희생으로 의미 부여하지 않으려는 마음, 동물과 인간이 공생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 등 깊은 울림과 질문을 던지는 구간이 적지 않다. 고양이를 소재로 이토록 다양한 의제를 엮어낸 연출의 시선이 두텁다. 집을 사는(Live) 것보다 사는(Buy) 것으로 취급하는 풍토가 드세지는 사회 풍토 속에서 아주 적기에 등장한, 유의미한 기록물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기록 이상의 가치를 담은 고양이 다큐멘터리
★★★
재개발 때문에 2019년 철거된 둔촌주공아파트 주민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가 <집의 시간들>(2018)이라면, 이 다큐멘터리는 둔촌주공아파트에 살던 길고양이들의 이주 프로젝트를 기록한 작품이다. 3부작 다큐멘터리를 통해 도시 공간에 주목해온 정재은 감독은 네 번째 다큐멘터리에서 재개발과 동물의 생존을 모색한다. 독특한 아파트 생태계를 이뤘던 둔촌주공아파트에서 주민들과 공생했던 고양이들, 그들의 안전한 이주를 고민하는 이들을 관찰하는 시점에 머물지 않고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