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천우희가 앵커가 되어 스크린을 찾았다. 영화 <앵커>는 방송국의 간판 앵커 세라(천우희)에게 죽음을 예고하는 제보전화가 걸려오며 시작된다. 찝찝한 마음에 제보자 미소의 집으로 향한 세라는 그녀와 딸의 시신을 발견하고, 이후 사건현장에서 미소의 주치의였던 정신과 의사 인호(신하균)을 마주하며 기묘한 이야기가 벌어진다.

매 작품 새로운 캐릭터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온 천우희는 극중 9년차 전문 앵커를 연기하며 또 한번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메인 뉴스의 앵커가 되기 위해 특훈을 받으며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처럼 베테랑 배우들에게도 발성부터 다른 전문 앵커 연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영화 <앵커> 개봉을 맞아 이 쉽지 않은 것을 해낸 배우들을 모아보았다. 그간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앵커로 분해 데스크에 앉은 배우들이다.


특훈과 부단한 연습 : 영화 <앵커> 천우희

앞서 언급했듯 영화 <앵커>에서 천우희는 정세라 아나운서를 연기한다. 천우희는 한 방송국을 대표하는 메인 앵커로 분하기 위해 뉴스를 많이 듣고 따라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일 4시간씩 반복해서 뉴스 스크립트 읽는 법을 배웠다. 6개월 과정 아나운서 강의를 촬영에 들어가기 전 단 20일 만에 익혔고, 김민정 아나운서의 도움을 받아그녀가 녹음해준 원고를 듣고, 녹음하고, 비교하고, 교정하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 연습하며 완벽한 앵커 역할을 소화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발성과 딕션뿐 아니라 9년차 앵커의 도회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천우희는 과감하게 머리도 잘랐다. 이처럼 머리를 짧게 자르고 촬영에 임한 것은 데뷔 후 처음이라고. 

앵커

감독 정지연

출연 천우희, 신하균, 이혜영

개봉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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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클럽 몰고 다니는 간판 앵커 : 드라마 <공작도시> 김강우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공작도시>는 대한민국 정재계를 쥐고 흔드는 재벌그룹의 미술관을 배경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자 하는 인물들의 욕망을 담은 작품이다. 극중 김강우는 팬클럽을 몰고 다니는 방송국의 간판 앵커 정준혁을 연기했다. 정준혁은 대권을 노리며 드라마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주요인물로, 김강우는 이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실제 앵커들을 소개 받아 이야기를 나눠봤다고 밝혔다. 특정한 인물을 롤모델로 잡기보다는 외국의 정치인과 기업가 등도 포함해 머릿 속에 여러 사람을 그려보며 연기에 도움을 받았다고.

공작도시

연출 전창근

출연 수애, 김강우, 이충주, 김미숙, 이이담, 이학주, 김영재, 김지현, 김주령, 서재희

방송 2021,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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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더 로드: 1의 비극> 지진희, 김혜은

<더 로드: 1의 비극>은 폭우가 쏟아지던 밤 참혹하고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진 후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드라마다. 극중 지진희와 김혜은이 앵커를 연기하는데, 지진희는 특종 보도를 앞두고 아들을 유괴당한 메인 앵커 백수현을, 김혜은은 성공에 대한 끝없는 탐욕을 지닌 심야뉴스 앵커 차서영을 연기한다. 지진희는 지적이고 냉철해보이는 외모만으로 역할에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고, 아나운서 출신인 배우 김혜은은 말할 것도 없이 완벽하게 아나운서 역할을 소화해냈다.


카리스마 넘치는 고혜란 : 드라마 <미스티> 김남주

드라마 <미스티>에서 김남주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방송국의 메인 앵커 고혜란을 연기했다. 그녀는 극중 실제 아나운서 못지 않은 정확한 딕션과 발성으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고,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품에 안으며 평단으로부터도 인정받게 된다. 재미있는 점은 <더 로드: 1의 비극>에서 앵커를 연기했던 지진희가 이 작품에서는 앵커 고혜란의 남편을 연기했다는 점이다. 

미스티

연출 모완일

출연 전혜진, 김남주, 지진희, 진기주, 고준, 구자성, 임태경, 이경영, 안내상, 김보연, 연운경, 이준혁, 이성욱, 김수진, 김형종, 이아현, 정영기, 신강우, 남경읍, 강득종

방송 2018,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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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기억증후군 국민 앵커 :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 김동욱

김동욱은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에서 국민 앵커 이정훈을 연기했다. 과잉기억증후군에 걸린 이정훈은 메인 시간대의 쟁쟁한 뉴스들을 모두 제치고 56주 연속 시청률 1위의 기록을 세운 ‘뉴스 라이브’를 진행하는 앵커다. 김동욱은 진정한 앵커로 분하기 위해 외적인 변화부터 꾀했다. 촬영 전 무려 14kg을 감량하며 한층 날렵해진 얼굴을 보여주었고, 역할에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그와 비슷한 나이대의 앵커들이 진행하는 모습을 찾아보며 연습을 했다고. 또 직접 앵커를 만나 녹음본을 들려주고 조언을 얻고 수정하는 방법으로 연습을 했다고 밝히기도했다.

그 남자의 기억법

연출 오현종, 이수현

출연 문가영, 이진혁, 김동욱, 이주빈, 윤종훈, 장영남, 한다미, 이승준, 김슬기, 신주협

방송 2020,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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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글맞고 웃긴 기자 출신 앵커 : 드라마 <질투의 화신> 조정석

드라마 <질투의 화신>은 방송국 뉴스룸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인만큼 거의 모든 등장 인물들의 직업이 방송국에서 일하는 기자, 기상캐스터, 앵커, 아나운서 등이다. 서지혜를 비롯해 박지영, 박환희, 박은지 등이 아나운서 역할을 맡아 열연했는데, 그들 중 가장 눈에 띄었던 배우는 단연 조정석이다. 그는 기자 출신 메인 앵커 이화신을 역할을 맡아, 긴 대사를 흐트러짐 없이 전달하는 정확한 딕션으로 시청자들의 귀를 호강시켰다.

질투의 화신

연출 박신우

출연 공효진, 조정석, 서유리, 박은지, 고경표, 박환희, 서은수, 이미숙, 이성재, 박지영, 유정래, 김예원, 전지안, 서지혜, 문가영, 김정현, 안우연, 정상훈, 박서영, 박진주

방송 2016,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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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연한테 개인레슨 :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 유준상

일촉즉발 상황에서도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위기 협상팀과 시대가 낳은 괴물의 대립을 그린 협상극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야망을 품은 앵커 윤희성을 연기한다. 유준상은 설득력과 공신력이 묻어나는 앵커를 연기해내기 위해 고민하고 연습하다가, 전작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함께 연기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백지연을 만나 일대일 레슨을 받았다고 밝혔다. 덕분에 내면에는 잔혹함을 품었지만 정의롭고 완벽한 앵커의 면모를 제대로 연기해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피리부는 사나이

연출 김홍선

출연 신하균, 유준상, 조윤희, 전국환, 김종수, 박성근, 유승목, 조재윤, 이정은, 장성범, 오의식, 정해나, 최원홍

방송 2016,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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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 사건 때 손석희 속보 참고" 영화 <더 테러 라이브> 하정우

영화 <더 테러 라이브>는 라디오를 진행하던 국민 앵커가 어느 날 신원미상의 청취자로부터 테러 협박 전화를 받고 이 사건을 독점 생중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하정우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라디오프로그램으로 밀려난 앵커 윤영화를 연기했다. 그는 재난 상황을 중계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연기해내기 위해 “그동안 있었던 뉴스 속보 장면들을 많이 봤다”고 밝히며, “특히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 때 손석희 아나운서가 했던 속보를 참고했다”고 전했다. 하정우는 영화의 약 70% 가량에 혼자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양의 대사와 함께 극을 주도적으로 끌어가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더했다. 

더 테러 라이브

감독 김병우

출연 하정우, 이경영, 전혜진

개봉 201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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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톤 높은 발성으로" 영화 <그놈 목소리> 설경구

1991년 서울 압구정동에서 벌어진 어린이 유괴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그놈 목소리>에서 설경구는 납치당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방송국의 뉴스 앵커 한경배를 연기한다. 영화의 스토리가 유괴사건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만큼 앵커로서 그의 모습은 영화 초반과 말미에만 볼 수 있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똑 부러지는 발성과 발음으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설경구는 당시 인터뷰를 통해 “평소 목소리보다 한 톤 높은 발성이 앵커들의 특징인 것 같아 집중적으로 발성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그놈 목소리

감독 박진표

출연 설경구, 김남주

개봉 200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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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무비 에디터 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