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노희경 작가의 신작 <우리들의 블루스>가 방영을 시작했다. 인생의 끝자락과 절정,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삶에 응원을 보내는 이 작품은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였는데, 국내 내로라하는 톱 배우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14명이나 모인 작품이기 때문. 하지만 눈에 띄는 것은 주연배우들뿐만이 아니다. 눈밝은 제작진들이 캐스팅한 신예 배우들 또한 극을 빛내고 있는데, 멀지 않은 미래에 더 많은 작품들에서 더 자주 보게 될 이들의 얼굴을 모아봤다.

*본문에 드라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연출 김규태, 김양희, 이정묵

출연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김혜자, 고두심, 엄정화, 박지환, 최영준, 배현성, 노윤서, 기소유

방송 2022,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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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 방영주

좁고 좁은 제주 바닥이 지겨운 열여덟 영주는 제주에서 태어나 온 마을이 키운 아이다. 서울대 의대 입학을 꿈꾸는 전교 1등으로 공부도 잘하고 놀기도 잘 한다. 아빠 호식(최영준)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현재는 원수 사이인 인권(박지환)의 아들 현과 동급생이자 아빠들 모르게 사귀는 사이이다. 아빠를 비롯해 마을의 모든 이들에게 매사 까칠하게 굴며 ‘싸가지’라는 말을 듣고 다니지만, 어릴 때 아빠와 자신을 두고 도망간 엄마 탓에 여린 마음속엔 상처가 가득한 아이다.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유일한 존재’ 정현과 사고를 치고 선택의 갈림길 앞에 놓인다.

열여덟 인생 가장 큰 위기를 맞은 제주 소녀 방영주는 신인 배우 노윤서가 연기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그녀의 데뷔작으로, 노윤서는 아직 데뷔한 지 한 달도 안 된 따끈따끈한 신인 배우다. 자칫 잘못하면 찔려서 피가 날 듯한 영주의 뾰족한 평소 태도와 전혀 다르게, 임신을 확인하고 어쩔 줄 몰라 불안해하는 눈빛이 쉽게 수긍이 가는 이유는 노윤서의 탁월한 연기가 크게 한몫한다. 등장하는 장면마다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마구 뿜어내는 것이 미래 스타 탄생을 예견하는 듯하다. 벌써 차기작도 정해졌다. 그녀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20세기 소녀>에 김유정, 변우석, 박정우와 함께 출연해 주연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이미지 준비중
20세기 소녀

감독 방우리

출연 김유정,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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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성 | 정현

영주처럼 제주에서 나고 자란 열여덟 현은 영주에게 밀려 학교에서 만년 전교 2등이다. 영주와 마찬가지로 엄마 없이 아빠 인권과 단둘이 살고 있다. 전직 깡패였던 아빠는 엄마와 이혼했지만 그럼에도 사랑을 믿는 순수한 소년. 아랫집 사는 영주가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늘 계단참에 나와 기다렸고, 어느 날 영주가 ‘너 맨날 여기서 나 기다리지 이 샌님아’ 한 날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뻗어 입을 맞춰버렸다. 그렇게 현은 아빠 인권과 호식이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을 알지만 영주와 몰래 사랑을 시작했다.

정현을 연기한 배우는 2018년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데뷔한 배현성이다. 그는 대학생들의 풋풋한 연애를 그리는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시즌3와 시즌4에 박하늘 역할로 출연하며 조금씩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영화 <사자>와 <가장 보통의 연애>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스크린 경험을 쌓기도 했다. 이후 그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작품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다. 극중 쌍둥이 인턴 장홍도를 연기하며 큰 비중은 아니었지만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리고 최근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무해하게 생긴 눈 코 입을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잡아끈다. 어딘가 유약해 보이지만 의외로 강단 있을 것 같은 반전 매력이 그만이 가진 무기 아닐까. 아직 알려진 차기작은 없지만 드라마가 종영한 후 한 뼘 더 성장해있을 이 배우의 앞날이 궁금해진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연출 신원호

출연 조정석, 김대명, 정경호, 유연석, 전미도, 김해숙, 정문성, 신현빈, 김준한, 최영준, 하윤경, 김혜인, 조이현, 배현성, 김수진, 최영우, 김갑수, 문태유, 안은진, 윤혜리, 신도현, 양조아

방송 2020,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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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 어린 한수

아내 미진과 딸을 미국으로 골프 유학 보내고 기러기 아빠가 된 푸릉 은행 지점장 한수(차승원). 어린 시절 공부를 잘해 서울로 유학 갔다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며 줄곧 서울에서 살았는데, 제주 푸릉의 은행 지점장 자리로 발령을 받으며 고향으로 돌아온 인물이다. 고등학교 시절 한수는 은희(심달기)의 첫사랑이었다. 시종 아무것에도 관심 없는 듯 뚱해 보이는 표정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자신을 짝사랑하는 여고생의 마음까지 돌볼 줄 아는 섬세함을 가진 아이다.

한수의 고등학교 시절을 연기한 배우는 김재원이다. 첫 등장부터 버스 천장에 닿을 듯한 훤칠한 키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그는 187cm의 키부터 차승원과 굉장한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큰 키에서 이미 눈치를 챈 이들도 많겠지만, 그는 2018년 S/S 컬렉션 솔리드 옴므 모델로 데뷔한 모델 출신 배우이다. 데뷔작은 웹드라마 <뒤로맨스>이고, 주연으로 활약한 영화 <드림메이커>가 지난달 OTT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이제 막 배우로서 첫 발을 내디딘 배우 김재원의 차기작이 기다려지는 상황.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조만간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그의 얼굴을 자주 볼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드림메이커

감독 김승태

출연 김재원, 이수정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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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달기 | 어린 은희

은희(이정은)는 제주 푸릉 섭섭시장의 내로라하는 자수성가형 갑부다. 그녀는 푸릉에서 내어나 푸릉에서 자란 제주 토박이로, 사느라 바빴던 탓에 아직까지 싱글이다.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은 다름 아닌 최한수. 학교로 가는 버스 안에서 은희를 괴롭히던 남학생을 단숨에 제압하는 모습에 한 번 반했고, 강제(?) 입맞춤을 당해놓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 은희를 감싸주는 모습에 두 번 반해 기절해버린다.

어린 은희를 연기한 배우 심달기, 그녀는 어딘가 다르다. 비단 특이한 이름만이 아니다. 억지로 연기하는 것이 아닌 그 캐릭터 자체가 된듯한 자연스러움은 역할의 크기를 막론하고 그 장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낸다. 덕분에 잠깐 스치는 역할이라도 관객들에게 그녀의 얼굴은 또렷하게 각인된다. 최근에야 대중들의 눈에 조금씩 들게 됐지만, 사실 그녀의 재능은 영화계에서 일찍부터 유명했다. 2018년 영화 <동아>를 통해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연기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고, 이후 <유열의 음악앨범> <메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구해줘2> <킹덤2> <슬기로운 의사생활> <보건교사 안은영> <그림자 미녀> <소년심판> 등 무려 2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쌓아왔다.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최선의 삶>이 있고, 현재까지 알려진 차기작만 세 편이다. 올해 방영 예정인 드라마 <무빙>과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킬링 로맨스>까지. 모두 조연으로 출연하는 작품들이지만, 그녀가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로 떠오를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최선의 삶

감독 이우정

출연 방민아, 한성민, 심달기

개봉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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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무비 에디터 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