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새로운 시도로 다시 한번 넓어진 MCU의 지평
★★★★
MCU 첫 번째 호러, 멀티버스 세계관의 본격적 활용. 새로운 시도가 MCU의 지평을 다시 한번 넓혔다. 샘 레이미 감독의 기괴하면서도 위트 있는 B급 호러가 뒤틀리고 엉켜버린 시공간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로 빛을 발한다. 다만, 영화에 대한 진입 장벽은 조금 높아졌다. 이전 MCU 영화는 물론이고, 디즈니플러스의 <완다비전>을 보지 않았다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서사가 있다. 이미 마블의 그물에 갇힌 이들은 압도적인 볼거리에 환호할 수 있지만, 그 바깥에 서 있는 관객들은 머뭇거릴 이유가 되지 않을까.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마블 코믹스의 유산으로 더 커진 판
★★★
멀티버스를 위험요소로 간주하고 통제하려던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그러나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이르러 그도 수많은 멀티버스 속의 하나이며 타인의 도움 없이 모든 걸 바로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슈퍼히어로 인생의 2막을 연다. 샘 레이미 감독의 특기는 MCU 안에서도 여전하다. 다른 차원에서 온 괴물들을 물리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포영화의 요소들이 영화의 개성이 되어주지만 특기가 발휘되는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새로운 설정들을 뿌려놓기 급한 모양새. 마블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겪는 어려움을 통해 그의 캐릭터를 강화하고, 그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마블 코믹스의 유산으로 MCU 4번째 페이즈의 판을 더 키우려고 애썼다. 관람 전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완다비전> 예습은 필수, <왓 이프…?>는 선택.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마블이 제시하는 또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
★★★☆
진입장벽이 높은 영화다. 디즈니+가 제공한 <완다비전>을 챙겨보지 않고 이 영화를 접한다면, 완다 막시모프(엘리자베스 올슨)가 왜 저렇게 폭주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이 미친 여자야!’ 할 공산이 크고, 이야기 기본 전제 자체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공포영화에 재능을 떨쳐온 샘 레이미의 인장을 곳곳에서 만나는 재미는 확실하지만, 이것이 슈퍼히어로물 장르와 충돌하면서 호불호를 낳을 지점도 있어 보인다. 히어로를 ‘따로 또 같이’ 전술로 배치하며 할리우드 영화 문법을 완전히 바꿔놓은 디즈니-마블이, 이번엔 극장 개봉 영화와 OTT 플랫폼 콘텐츠를 동시에 크로스하는 또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 하고 있다. 이것이 관객의 더 큰 유입을 부를까, 이탈을 낳을까.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이를 가늠해 볼 리트머스지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호러 거장의 힘을 빌린 마블
★★★☆
6년 만에 돌아온 <닥터 스트레인지> 솔로 무비는 감독도, 영화 분위기도 달라졌다. 샘 레이미 감독이 연출을 맡아 호러 장르로 만들 것이라고 예고했음에도 마블 영화에서 이 정도로 무섭고 기묘한 광경을 보게 될 줄이야. 감독은 자신의 장기인 호러와 블록버스터 시리즈 <스파이더맨> 3부작을 연출한 경험을 살려 28번째 마블 영화를 쉽게 잊을 수 없는 독특한 마블 ‘호러’ 영화로 완성했다. 감독의 개성이 뚜렷한 영화지만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엘리자베스 올슨, 새로운 캐릭터 ‘아메리카 차베즈’도 선명한 인장을 남긴다. 본격적으로 펼쳐진 멀티버스를 견인하고, 마블 페이즈4의 핵심 캐릭터 닥터 스트레인지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 역할도 무리 없이 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