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플TV,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등 OTT 플랫폼은 신인배우의 등용문으로 꽤 훌륭한 역할을 한다. 특히 국내외 동시 스트리밍 되는 해외 OTT의 경우, 배우에게 단숨에 글로벌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공개되는 작품이 많아지는 만큼, 늘어가는 보석 같은 배우들의 탄생이 반갑기만 한 요즘. OTT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로 주목받아 라이징 스타로 발돋움한 배우들을 모아봤다.


넷플릭스 <인간수업>

<인간수업> 박주현
 
20204월 스트리밍된 김진민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 직설적인 대사와 스토리로 10대 청소년들의 충격적인 비행을 그려내며 공개되자마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다소 불쾌감을 유발하는 장면들로 호불호가 나뉘었음에도 입을 모아 하나같이 칭찬한 배우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혜성처럼 나타난 김동휘와 함께, 그러나 어쩌면 그보다 더 선명한 인상을 남긴 배우 박주현이다. 그는 상류층인 부모님을 둔 금수저로,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은 우등생 소녀이지만 뒤에서는 절도로 물건을 내다 파는 이중적인 인물 규리 역을 맡아 포스트 심은하의 등장’, ‘괴물 신인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넷플릭스 <인간수업>

N년차 배우라고 해도 믿기지 않을 흡입력과 독기 어린 눈빛. 그러나 박주현은 <인간수업>으로 데뷔 약 1년 만에 첫 주연을 꿰찬 신예다. <인간수업> 위해 3개월간 오디션을 본 끝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박주현은 신인임에도 믿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연기로 감사함을 보답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인간수업>으로 TV부문 여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KBS 공중파 드라마 <좀비탐정>, tvN <마우스>, KBS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에 출연하며 제 필모를 쌓아가고 있다.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
넷플릭스 <스위트홈>

<좋아하면 울리는>&<스위트홈> 송강
 
넷플릭스의 아들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운 배우 송강. 2017tvN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로 데뷔한 송강은 2019년 넷플릭스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으로 주목받았다. 어디서나 주목받는 인기 모델 황선오 역으로 출연, 잘생긴 외모로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차기작 또한 넷플릭스였다. <좋아하면 울리는>과 마찬가지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인간과 괴물 사이를 오고 가는 유일한 존재 차현수로 출연했다. <스위트홈>이 한국을 포함한 11개국 1,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톱 3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 입소문을 타고 흥행하면서 송강을 향한 국내외의 관심과 인기가 커져 갔다. 넷플릭스의 아들답게 넷플릭스가 개최하는 글로벌 팬미팅의 첫 주자로 낙점되며 데뷔 이래 첫 단독 팬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 정호연
 
1년 사이, 정호연만큼 단숨에 전 세계적인 글로벌 스타로 도약한 배우가 있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정호연에게 제2의 인생을 열어주었다. 물론 정호연이 하루아침에 성공한 스타는 아니다. 정호연은 2013<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4>에서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며 모델로 활동을 시작,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쇼에 서는 등 모델로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 왔다. 그러던 20201, 돌연 사람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으며 배우로 전향하겠다는 의사를 알렸다. 그렇게 배우로 새로이 데뷔하게 된 작품이 바로 <오징어 게임>이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에서 가족을 모으기 위해 게임에 참가한 탈북민 강새벽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정재와 더불어 두 번째 주연이나 다름없는 임팩트로 공개 직후 가장 주목받는 배우가 되었다. 세계적인 관심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공개 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40만을 웃돌았지만, 3달 후 2380만 명을 넘어서며(!) 국내 여성 배우 팔로워 수 1위에 올라섰다. 이외에도 20222, 28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 한국 여성 배우 최초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자연기상을 수상하며 걷는 행보마다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향후 차기작도 탄탄하다. 미국 최대 에이전시 CAA와 계약하며 할리우드에서의 활동을 예고했던 정호연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연출하는 애플TV+ 시리즈 <디스클레이머> 캐스팅됐다. 케이트 블란쳇, 케빈 클라인이 출연하며, 정호연은 똑똑하고 야망 있는 여성 역을 맡아 케이트 블란쳇과 파트너로 호흡할 예정이다. 그 밖에도 조 탈보트 감독의 신작 <가버니스> 릴리 로즈 뎁, 르나트 라인제브와 출연한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지금 우리 학교는> 이유미

넷플릭스 글로벌 히트작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에 모두 출연한 배우가 있다? <오징어 게임>에서는 과거사로 인해 살인죄로 복역을 마치고 나와 오징어 게임에 참여한 지영 역으로, <지금 우리 학교는>에선 이기적인 면모로 아이들을 분열과 위험에 몰아넣으며 시청자들을 분노케 한 나연 역으로 출연해 흡입력 있는 연기를 선보인 배우, 이유미다. 그는 한국 배우 최초 두 작품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1위라는 기록을 세우며 새로운 흥행 보증 스타로 등극했다.

(왼쪽부터)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사실 이유미를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2009TV 광고로 시작해 올해로 데뷔 14년 차를 맞은 베테랑 배우다. 그간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패션왕>, 드라마 <신의 퀴즈 3>, <드라마 스테이지> 등 다수의 작품에서 단역, 조연으로 활약하며 연기력을 다져왔다. 2017년 개봉한 독립영화 <박화영>으로 주목받기 시작, 드라마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부터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까지 애처로움과 표독스러운 얼굴을 오고 가는 출중한 연기로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연기파 대세 배우임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제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TV 드라마 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에, <어른들은 몰라요>로 영화 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에 동시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영화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차기작도 정해졌다. 이유미는 tvN 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에서 슬럼프에 빠진 쇼트트랙 선수 차가을 역으로 첫 드라마 주연에 도전한다.


넷플릭스 <소년심판>

<소년심판> 이연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은 꽤 흥미롭다. 국내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소년범을 주요 소재로 만든 드라마라는 점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 흥미로운 건 짧은 머리를 한 중학생 소년의 존재감이다. 김혜수, 이정은, 이성민, 김무열<소년심판>의 또 다른 성과는 이름만 나열해도 쟁쟁한 배우들을 제치고 충격적인 반전으로 뜨거운 화제성을 불러온 배우 이연의 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플릭스 <소년심판>

재판장에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섬뜩한 웃음을 지으며 충격을 안겨준 14세 소년 백성우’. 그를 연기한 이연이 사실 28살의 여성 배우임이 밝혀지자 국내외 언론들과 대중들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연은 드라마를 위해 몸무게를 5kg 늘리고 현장에서 매일같이 붕대를 감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캐릭터를 완성 시킬 수 있었다고. 성별과 나이를 뛰어넘는 연기 도전에 김혜수 배우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소름 끼치는 연기로 <소년심판>의 흥행을 이끈 이연은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신인 연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며 떠오르는 신예 배우임을 입증했다. 차기작도 기대해 볼 만하다.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변성현 감독의 신작 <길복순> 캐스팅돼 전도연과 호흡을 맞출 전망이다. 이연은 길복순(전도연) 소속된 킬러 회사의 일원인 영지역으로 출연한다.


애플TV+ <파친코>

<파친코> 김민하
 
지난 하반기 탄생한 신예 라이징 스타가 정호연이라면 올 상반기 가장 핫하게 등장한 신인 배우는 <파친코>의 김민하다. 지난 3월 애플TV+를 통해 공개된 <파친코>는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오른 동명의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드라마다. 일제강점기 시절, 주인공 선자의 인생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 미국을 오고 가는 이민자 가족의 생존과 꿈, 희망을 그린 연대기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빛나는 윤여정 배우의 묵직한 울림 있는 연기도 인상적이지만, <파친코>의 빛나는 주역은 10대 선자를 연기한 김민하임에 이견이 없을 터.

애플TV+ <파친코>

2016년 웹드라마 <두여자 시즌 2>로 데뷔해 <학교 2017>, <검법남녀>, 영화 <>에서 조·단역으로 출연해왔던 김민하는 4개월의 긴 오디션 끝에 인생 캐릭터 선자를 만날 수 있었다. 선자는 가혹한 현실 속에서 강인함을 잃지 않고 부딪히며 살아가는 주체적인 여성이자, 이삭(노상현) 한수(이민호)와의 사랑에 흔들리며 단단해지는 인물이다. 김민하는 배우 본인이 지닌 내면의 강인한 면모를 캐릭터에 녹아냄과 동시에 몰입감 높은 감정 연기로 극 전반을 훌륭히 이끌었다. 해외 매체 뉴욕타임즈는 선자를 연기한 신인 배우 김민하는 어린 부인으로, 오스카 수상자 윤여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연기를 선보였다라며 찬사를 남겼다. <파친코>는 호평 속에 시즌 1이 종영하자마자 시즌 2 제작이 확정된 만큼 속편은 좀 더 이르게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주었던 김민하의 스펙트럼이 어디까지 확장되어 있을지, 기대감을 갖고 지켜봐도 좋겠다. 


씨네플레이 객원기자 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