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은 마블이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500만 관객을 돌파(5월 넷째 주 기준)하며 흥행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느 마블 영화가 그렇듯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디테일이 돋보이는 영화다. 영화를 둘러싼 비하인드 역시 흥미롭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개봉 이후 쏟아진 트리비아를 정리했다. 이 리스트에 없는 내용을 알고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시길!

* 이 글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감독 샘 레이미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엘리자베스 올슨

개봉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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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맨 처음 연출 제안을 거절했던 샘 레이미
컬트 호러의 대가 샘 레이미 감독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연출을 맡는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샘 레이미가 아닌 다른 감독의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만나볼 수도 있었다. 마블 스튜디오로부터 최초로 연출을 제안 받았을 당시, 샘 레이미는 러브콜을 거절했다. 히어로 영화 연출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을 품고 있었던 것.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연출 당시 샘 레이미는 소니 스튜디오의 심한 입김에 시달렸고, 결국 <스파이더맨 3>는 관객에게도, 평단에게도 외면받는 작품으로 남고 말았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재미있게 봤던 샘 레이미는 그 속편을 연출한다는 매력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용기를 냈다. 그는 다시 한번 관객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제 자신을 시험해 보고자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연출을 맡았고, 지금의 성과를 이뤘다. 

2. 샘 레이미 이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연출을 맡을 뻔했던 감독은?
사실 이 자리에 내정되어 있던 감독은 전편을 연출한 스콧 데렉슨. 그러나 마블 스튜디오와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던 그는 연출직을 내려놓고 작품의 제작자로 합류했다. 스콧 데렉슨이 떠난 후 여러 감독들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연출자 후보로 언급됐다. <유전> <미드소마>를 통해 현 호러 장르의 톱 자리에 오른 아리 에스터, <위자: 저주의 시작> <제럴드의 게임>에 이어 <샤이닝>의 속편인 <닥터 슬립>을 연출한 마이크 플래너건, <바바둑> <나이팅 게일>로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호러계의 뉴페이스 제니퍼 켄트 등이 그 주인공. 이들 중 누군가가 감독이 됐다면 호러 쫄보들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감상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다. 

3. 완다 과몰입 상태로 촬영에 임한 엘리자베스 올슨
엘리자베스 올슨은 <완다비전>의 촬영을 마치고 이틀 만에 런던으로 날아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촬영장에 합류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완다비전>에서 이어지는 내용을 담는다. 아이와 가정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악당이 되어버린 스칼렛 위치. 정서 상태가 곧 힘으로 발현되는 스칼렛 위치를 연기한 엘리자베스 올슨은 그 어떤 작품에서보다 밀도 높은 감정 연기를 펼쳤다. 

4.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호러 영화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속 솔로 영화들의 장르는 다채로운 편이다. '앤트맨'은 코미디, '블랙 위도우'는 첩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음악에 이르기까지, 마블 스튜디오는 솔로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선 각각의 히어로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를 녹여내 작품에 개성을 더했다. 다크홀드를 이용해 각성에 각성을 더한 스칼렛 위치, 여러 차원의 닥터 스트레인지를 선보이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메인으로 내세운 장르 중 하나는 호러다. 이 작품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호러 영화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깊다. 

5. 호러 영화들의 오마주
아는 만큼 보인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마블 팬뿐만 아니라 호러 장르 팬들에게도 '아는 만큼 보이는' 쏠쏠한 재미를 전한 영화다. 곳곳에서 유명 호러 영화들을 오마주한 장면을 심어뒀기 때문. 일루미나티와의 전투에서 로봇들의 오일을 뒤집어쓴 스칼렛 위치의 비주얼 위론 자연스럽게 <캐리>가 떠오른다. 그가 한쪽 발을 절뚝거리며 닥터 스트레인지 일당을 뒤쫓는 모습은 <샤이닝>의 잭 토렌스를 연상시킨다. 극 초반 스칼렛 위치가 비정상적으로 온몸을 꺾으며 미러 디멘션을 빠져나오는 장면에선 <링>의 사다코가 겹쳐진다. 땅속에 묻힌 좀비 스트레인지가 팔을 뻗어 부활을 알리는 장면은 샘 레이미 감독의 출세작 <이블 데드>의 명장면과 정확히 일치한다.

(왼쪽부터) 샘 레이미, 브루스 캠벨

6. 샘 레이미와 브루스 켐벨
아메리카 차베즈를 만나 차원 이동해 지구-838에 떨어진 닥터 스트레인지. 그는 길거리의 한 피자 상인에게 마법을 걸어, 상인이 스스로의 얼굴을 계속 때리게 만든다. 영화의 두 번째 쿠키 영상에 등장해 관객을 즐겁게 만들어주었던 이 상인을 연기한 배우는 브루스 켐벨. 40년 넘게 우정을 이어온 브루스 켐벨과 샘 레이미는 서로의 인생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절친이다. 고등학교 때 드라마 스쿨 수업을 들으며 만난 두 사람은 50편이 넘는 단편을 함께 만들었고, 투자자를 얻어 만든 저예산 영화 <이블데드>를 통해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이블데드> 시리즈,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비롯해 샘 레이미가 연출한 거의 모든 작품에서 작은 역으로나마 활약하는 브루스 켐벨을 만날 수 있다. 

7. 아메리카 차베즈 캐스팅 후보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차세대 히어로로 활약할 아메리카 차베즈의 등장을 담은 작품이기도 하다. <도라와 잃어버린 황금의 도시>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에 출연한 이사벨라 마르세드, 멕시코 배우 릴리 레스토가 아메리카 차베즈의 캐스팅 후보로 언급됐지만 최종적으로 멕시코계 미국인 배우 소치 고메즈가 아메리카 차베즈 역을 따냈다. 

샤를리즈 테론 인스타그램 (@charlizeafrica)

8. 쿠키 영상에 등장한 여성의 존재는?
페이즈 4 소속 영화들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히어로들을 소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쿠키 영상에선 관객이 눈치채지도 못할 대형 배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작품에 등장한 배우는 샤를리즈 테론이다.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도르마무의 조카인 클레아. 코믹스에 따르면 클레아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아내가 되고 소서러 슈프림으로 활약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발을 담근 할리우드 최고 스타 샤를리즈 테론이 앞으로 어떤 행보로 관객을 놀라게 만들지 눈여겨보자. 


나우무비 에디터 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