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팔도를 주름잡던 전설의 대도(?) '김선달' 이야기를 다룬 영화 <봉이 김선달>은 원톱 주연 유승호를 비롯해서 고창석, 라미란 등 굵직한 코믹 연기의 대가들이 출연하는 본격 사기극이다. 영화의 장르가 팀플레이를 요구하는 이른바 '케이퍼 무비'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주인공 김선달과 그의 동료들이 벌이는 기상천외한 절도 방식이 영화의 완성도와 재미가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다. 그렇기에 유승호를 둘러싼 주변 캐릭터의 케미가 그 어떤 영화보다 중요하다. 여기 소개하는 3명의 배우들이 바로 <봉이 김선달>의 재미를 책임지는 핵심 조연배우들이다.
김선달을 후원하는
미공개 매력 소유자, 연우진
연우진이 연기하는 조선의 왕 '효종'은 청나라와 간신배들 사이에서 왕권의 유지와 민생의 안정을 위해 고심하는 캐릭터다. 특히 청의 신임을 등에 업고 권력을 쥐락펴락하는 성대련(조재현)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이미 드라마 <아랑사또전>에서 사극 연기를 한 번 해봤다. 연우진은 최근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해영의 소개팅남인 공기태 변호사 역으로 등장해 코믹 연기의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이제 서서히 팬층을 늘려가고 있는 만큼, 연륜은 부족하지만 당파에 휘둘리지 않고 백성을 위하는 왕이 되고자하는 '애기 어른'의 오묘한 매력에 화답할 관객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게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미공개 매력'이 많으므로.
주목할 출연작 <터널3D><친구사이?>
연우진의 본명은 김봉회. 김조광수 감독에 의해 100명이 훨씬 넘는 오디션 과정에서 발탁되어 주목을 받았다. 그의 데뷔작이기도 한 <친구사이?>에서는 상대 배우인 이제훈과 키스신도 찍어 화제가 됐다. KBS 2TV <신데렐라 언니>에 출연하면서 예명을 연우진으로 바꿨고 2012년에는 KBS 연기대상 남자 연작 단막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 부문에서는 그의 캐릭터 비중이 높은 <터널 3D>가 단연 필견작이다. 특유의 앳된 얼굴을 무기로 복잡한 내면을 지닌 청춘의 모습을 곧잘 표현하곤 한다. 차기작으로는 <지나가는 마음들: 더 테이블>에서 임수정과 함께 캐스팅된 상태다.
감자'별'에 이어 김선'달',
우주적 매력, 서예지
<봉이 김선달>에서 그녀가 맡은 역할은 평양의 소문난 명문가 규수, '규영'이다. 거사를 치르기 위해 김선달이 그녀를 보자마자 첫 눈에 반한다. 그 후로 감정을 숨기는 김선달과 둘 사이의 애잔한 애정 전선이 형성되는 것. 규영 본인 또한 김선달을 보고 반했으면서 마치 아무렇지 않은 척 돌아서서는 입꼬리를 살짝 떠는 표정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서예지 역시 연우진과 함께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특별출연한 적 있다. 그녀는 결혼을 앞둔 해영(서현진)의 친적 동생으로 잠깐 등장했다. TV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로도 잠깐 활동했지만 아직은 배우로서 더 보여줄 매력이 남아 있다. 배우로서 그녀가 가진 장점은 어떤 여배우도 가지지 못한 저음이다. 선배 배우로는 수애의 저음과 견줄만하다.
주목할 출연작 <사도> <비밀>
우연의 일치인지 계속 두 글자 짜리 제목의 영화에 출연한 그녀는 <사도>에서 사극을 이미 경험했다. 이후 <비밀>에서는 주인공 철웅(손호준)의 죽은 약혼녀로 출연해 극의 미스테리함을 더했다. 그녀가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는 지금의 그녀를 있게 만든 데뷔 드라마 <감자별 2013QR3>의 엉뚱한 그녀, 노수영의 매력은 온데간데 없다. 극중 장기하의 그녀로 등장해 길거리 라면 데이트 등의 명장면을 남긴 그녀지만 스크린에서는 180도 다른 진지한 모습을 보여준 것.
김선달을 뒤쫓는
우직하게 웃기는, 전석호
전석호가 연기하는 왕실지킴이 호위 무사 '이완'은 영화의 무게감과 코믹함을 동시에 섭렵하는 캐릭터다. 효정 임금의 신임을 얻는 캐릭터로 김선달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정의감이 넘쳐 흐르는 인물. 그런데 이상하게 그가 진지하면 진지할수록 관객들은 빵빵터진다. 매번 김선달의 뒤꽁무늬만 쫓는 모습이 이완이라는 캐릭터의 매력 포인트 되시겠다. 사실 그의 짧은 필모그래피를 길게 소개하는 게 민망할 정도지만 거두절미하고 드라마 <미생>의 하대리는 그가 가진 배우로서의 가능성 그 자체를 설명해주는 캐릭터다. 드라마 캐스팅 당시 불량한 자세 때문에 캐스팅됐다는 훈훈한 미담도 들려오는,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다.
주목할 출연작 <굿바이 싱글><조난자들>
작품 수가 많지 않은 관계로 그가 출연한 전작 중에서는 <조난자들>이 가장 비중이 크다. <미생>으로 빵 뜨기 직전에 출연한 스크린 데뷔작이다. <조난자들>은 그의 연기력을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발휘한 작품이라 팬들에게는 더욱 소중한 작품이다. 전석호가 연기하는 허세에 가득찬 여행자 상진은 그만큼 날 것의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가장 최근작인 <굿바이 싱글>에서는 코믹함을 담당하는 박감독 역할로 출연해 극과 극의 연기를 선보이는데 이미 그의 연기력은 연극계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미공개로 결혼식도 올렸다. 그가 어떻게 진지함과 코믹함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하는지 확인해보려면 <봉이 김선달>이야말로 그의 주목할 필견작이 될 것이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가로등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