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얼굴을 보고, 같이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정이 들게 마련이다. 같은 대학교 캠퍼스나 같은 회사 안에서 유독 커플이 많이 탄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화 촬영장에도 예외는 없다. 덕분에 같은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 간이나 감독과 배우 간 열애설 소식이 왕왕 들리기도 한다. 공개 열애 인정 후에도 공과 사를 구분하여 연애는 하되 일은 따로 하는 경우도 많지만, 서로를 원동력 삼아 작품을 함께 하는 커플들도 꽤 있다. 여기 국내 배우와 감독 커플들 중 적어도 2편 이상의 영화를 함께 한 이들을 모아봤다. 


전종서  이충현

<콜>
<발레리나>

<콜> 촬영 현장에서 전종서와 이충현 감독
(왼쪽부터) 전종서, 이충현 감독

2018년 영화 <버닝>으로 데뷔한 전종서는 데뷔와 동시에 칸 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으며 스타덤에 오른 배우다. 그녀는 대번에 눈에 띄는 용모만큼 연기력도 출중한데, 스릴러부터 로맨스까지 그 스펙트럼 또한 매우 넓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영화 <콜>은 그녀가 선택했던 두 번째 작품이자 연출을 맡은 이충현 감독의 데뷔작이었다.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두 여자가 우연히 전화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 영화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이충현 감독은 성공적으로 상업영화 데뷔를 하게 된다. 또 주연을 맡은 전종서는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백상예술대상, 부일영화상 등 여러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영화가 개봉한 후 1년여가 지났을 무렵 이충현 감독과 전종서의 열애설이 보도되었고, 두 사람은 곧장 “최근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며 열애를 인정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이충현 감독이 연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발레리나>에 전종서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영화는 경호원 출신 옥주가 가장 소중했던 친구 민희를 위해 펼치는 복수극으로, 전종서는 극중 전직 경호원 옥주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또 이충현 감독이 연출했던 단편영화 <몸 값>을 원안으로 하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몸값>에도 전종서가 출연한다. 각자의 이유로 몸값 흥정이 벌어지던 건물에 대지진이 덮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 작품에서 전종서는 몸값 흥정 전문가 박주영을 연기한다. 

감독 이충현

출연 박신혜, 전종서

개봉 202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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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환  이옥섭

<4학년 보경이>
<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오늘 영화-연애다큐>
<세마리>
<메기>
<로미오: 눈을 가진 죄>
<영화감독 구교환 브이로그>

제23회 판타지아 영화제 현상에서 이옥섭 감독과 구교환
(왼쪽부터) 이옥섭 감독, 구교환

구교환과 이옥섭은 독립영화계 유명한 커플이었다. 구교환이 영화 <꿈의 제인>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고, 연상호 감독의 <반도>와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에 출연하며 충무로의 주목받는 배우로 떠오르기 전까진. 지난 2020년 두 사람의 열애 기사가 나왔을 때 독립영화계에서는 새삼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던 것. 이제 두 사람은 독립영화계를 넘어 충무로를 대표하는 감독 배우 커플이 되었다. 두 사람은 이옥섭 감독이 연출한 단편영화 <4학년 보경이>를 통해 처음 인연을 맺어, 2013년 연인 사이로 발전해 9년째 사랑을 이어오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만큼 두 사람이 같이 작업한 영화의 수도 남다르다. 옴니버스 영화 <오늘 영화>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연애다큐>를 비롯해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메기> <세마리> <로미오: 눈을 가진 죄> <영화감독 구교환 브이로그> 등 이옥섭 감독이 연출한 대부분의 작품에 구교환이 배우로 참여했고, 반대로 구교환이 감독을 맡았던 영화 <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에서는 이옥섭이 각본과 주연을 맡기도 했다. 영상과 영화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인 만큼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2X9HD]구교환X이옥섭)도 있다.

4학년 보경이

감독 이옥섭

출연 김꽃비, 구교환, 백수장, 류제승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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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

감독 이옥섭

출연 이주영, 문소리, 구교환, 천우희

개봉 2019.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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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

감독 구교환

출연 송별, 박현영, 임대형, 이옥섭, 함형래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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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홍상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클레어의 카메라>
<그 후>
<풀잎들>
<강변호텔>
<도망친 여자>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

<도망친 여자> 촬영 현장에서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로카르노국제영화제 프로모션 중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김민희는 1990년대 후반 패션잡지 모델로 데뷔 후 배우로 전향한 모델 출신 배우다. 그녀는 오랜 기간 활동하며 연기 내공도 단단히 쌓아 연기력도 인정받고,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도 하는 등 평단과 대중에게 모두 인정받는 배우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던 2015년 홍상수 감독의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에 출연하며 그녀의 연기 인생에 큰 변곡점이 찾아온다. 당시 유부남이었던, 지금도 이혼소송에서 패소해 여전히 기혼 상태인 홍상수 감독과 열애를 시작하게 된 것.

2017년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 시사회에서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며 열애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한편 이 작품을 통해 김민희는 베를린 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은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충무로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김민희는 2016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줄곧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만 출연하고 있고, 두 사람은 해외 시상식과 일정에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소설가의 영화>에서 김민희는 주연과 함께 제작실장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감독 홍상수

출연 정재영, 김민희

개봉 201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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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영화

감독 홍상수

출연 이혜영, 김민희

개봉 20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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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  김태용

<만추>
<원더랜드>

<만추> 촬영 현상에서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
(왼쪽부터) 김태용 감독, 탕웨이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을 통해 얼마 전 칸 레드 카펫을 밟은 탕웨이는 중국에서 데뷔해 홍콩에서도 활동하고, 국내 작품도 여러 편 출연한 중화권 배우다. 2007년 영화 <색, 계>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배우가 된 그녀는 국내에도 큰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1999년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로 데뷔해 <가족의 탄생> <신촌좀비만화> <그녀의 전설> 등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연출해온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의 인연은 영화 <만추>를 통해 맺어진다. <만추>는 수감 중 특별 휴가를 나온 애나(탕웨이)와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남자 훈(현빈)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2010년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영화 개봉 당시에는 오히려 탕웨이와 현빈의 열애설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는데, 한 영화 관계자는 이를 두고 “현빈과의 엉뚱한 열애설 덕분에 두 사람의 관계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2014년 두 사람은 결혼을 하며 정식 부부가 되었고, 이후 탕웨이는 중국과 홍콩 영화에 주로 출연하고 김태용 감독은 국내에서 영화 연출에 집중해왔다. 그러다 지난 2019년 김태용 감독이 연출할 영화 <원더랜드>에 탕웨이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세상을 떠난 가족, 연인과 영상통화로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탕웨이는 공유와 함께 40대 부부 역할을 맡아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만추

감독 김태용

출연 현빈, 탕웨이

개봉 201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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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감독 김태용

출연 정유미, 최우식, 수지, 박보검, 탕웨이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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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무비 에디터 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