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짝퉁에 대한 심각한 연민
★★★☆
젊은 세대에겐 처음 듣는 이름이겠지만, 그들의 부모 세대에겐 강렬한 퍼포먼스와 파격적인 패션과 폭발적인 창법으로 기억되는 윤시내라는 가수를 소환한 드라마다. 그의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와 유튜버인 그의 딸 ‘짱하’ 그리고 남자로서 윤시내의 노래를 부르는 ‘운시내’, 세 명이 만들어내는 좌충우돌 로드무비는, 처음엔 ‘과연 사라진 윤시내를 만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지만 이후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며 이야기의 방향을 알 수 없게 된다. 바로 이 ‘정처 없음’의 정서 혹은 짝퉁에 대한 귀여운 연민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건 배우들의 열연 때문. 특히 ‘연시내’ 역 오민애의 독특한 캐릭터 연기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윤시내가 돌아왔다
★★★☆
1980년대 최고의 디바 윤시내를 스크린에 소환한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영화다. 윤시내의 이미테이션 가수인 엄마와 유튜버 딸이 잠적한 윤시내를 찾아 나서는 로드무비 형식으로 모녀의 관계 회복뿐만 아니라 가슴에 열정을 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는 뭉클한 영화다. 엉뚱한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코미디, 분위기를 쥐락펴락하는 윤시내의 명곡들, 예측할 수 없는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져 독특한 리듬을 만든다. 올해 열린 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서 배우상을 수상한 엄마 역의 오민애를 비롯해 작품마다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는 이주영, 새로운 배우의 발견이라 할 만한 노재원, 그리고 윤시내까지 배우들의 연기가 불꽃 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