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맥스

마침내! 베이맥스가 돌아온다. 디즈니 플러스 독점 콘텐츠 <베이맥스!>는 제목처럼 <빅 히어로>의 주연이자 마스코트 베이맥스가 주역으로 등장하는 시리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베이맥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3D로 돌아올 예정이기에 그의 귀여운(!) 일상을 한껏 엿볼 수 있겠다. 6 29일 공개할 <베이맥스!>를 위해 아직 <빅 히어로> 시리즈를 모르는 이들을 위한 가이드를 준비했다.


사실 본진은 마블 캐릭터

마블 코믹스의 「빅 히어로 6」는 ‘일뽕’에 ‘양키 센스’를 섞은 듯한 기묘한 작품
이것을 디즈니는 그럴싸한 SF 히어로 디자인으로 각색했다

<빅 히어로> 2014년 공개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다(한국은 2015년 개봉). 디즈니 애니메이션 하면 떠오르는 프린세스, 판타지, 뮤지컬과 거리가 먼 작품인데, 근미래를 그린 SF이자 히어로 영화이기 때문. 디즈니의 히어로 영화라, 신기할 수도 있지만 그 원류를 따라가면 의외로 근본 있는 가문 출신임을 알 수 있다. <빅 히어로>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마블 코믹스를 인수하고 제작한 콜라보레이션 세계이기 때문. 원작 「빅 히어로 6」는 실버 사무라이, 선파이어, 고고 토마고, 허니 레몬, 히로 타카치로, 베이맥스 등 다양한 캐릭터가 활약하는 팀 업 히어로를 그린다. 디즈니는 이 원작 코믹스를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디즈니스럽게 각색했고, 그 결과 베이맥스와 히로 아르마다(원작의 히로 타카치로) 중심의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했다.

히로 아르마다-테디 아르마다 형제

영화로 각색한 <빅 히어로>는 많은 부분이 변경됐다. 히로에게 원작에는 없는 형을 만들어준 것이 첫 발판이었다. 히로가 아닌 테디가 베이맥스를 만든 것으로 변경해 형제애와 히로가 히어로가 되기 위해 성장하는 과정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무엇보다 가장 많이 변한 건 베이맥스의 캐릭터였다. 베이맥스는 외형부터 탄생 배경까지 전부 새롭게 바뀌어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걸맞은 캐릭터 겸 히어로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빅 히어로>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천재적인 지능을 가진 히로는 형 테디 아르마다가 재학 중인 샌프란소쿄 공대에 입학하기 위해 발표회에 참석한다. 발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찰나, 발표회장에 화재가 발생하고 형 테디는 사망한다. 실의에 빠진 히로는 테디가 마지막으로 남긴 치료용 로봇 베이맥스를 발견하는데, 그때 자신이 발표회에서 회수하지 못한 마이크로봇을 조종하는 '스푸키맨'을 만나게 된다. 스푸키맨이 화재의 원인이라고 판단한 히로는 죽은 형의 복수를 하기 위해 베이맥스를 개조한다.

테디가 남긴 건강 도우미 베이맥스

디즈니 영화지만 히어로 영화답게 스토리가 다소 무거운 느낌이 있다. 다만 이 무거운 분위기를 디즈니스럽게 환기하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있다. 앞서 말한 베이맥스는 의료용 로봇으로선 거의 완벽하지만 어린아이나 다름없는 순진함으로 관객들을 미소 짓게 한다. 코믹스에서의 거친 모습 대신 '공돌이'스러운 개성을 가진 고고, 허니레몬, 와사비, 프레드 등이 초짜 히어로들의 팀 업을 코미디와 액션 쾌감으로 채워준다. 그리고 마블 코믹스와의 콜라보인 만큼 숨겨진 이스터에그를 찾는 재미도 쏠쏠한 편이다.


그들의 뒷이야기 <빅 히어로 시리즈>

<빅 히어로>(위)와 달리 TV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 시리즈>는 2D로 제작됐다

<빅 히어로>는 딱 한 편만 개봉했지만, 이후 그들의 후일담을 들을 수 있는 <빅 히어로 시리즈>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방영됐다. 3D CG 대신 셀 애니메이션 느낌의 디지털 애니메이션으로 시즌 3에 거쳐 팬들을 만났다. TV 시리즈로 제작돼 많은 내용을 다룰 수 있었던 만큼 극장판에서 미처 구현하지 못한 캐릭터나 설정들이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공개됐다.
 
아무래도 작화가 아예 달라서 기존 극장판에 익숙한 팬이라면 다소 이질감을 느낄 수 있다. 동글동글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3D 버전과 비교하면 두터운 펜선과 캐릭터들의 각진 모습이 (굳이 비교하자면) 극장 애니메이션보다 코믹스 느낌에 가깝다. 그러나 그런 우려와 달리 <빅 히어로 시리즈>는 시즌 3까지 지속되며 디즈니 채널의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만큼 캐릭터들의 개성이나 <빅 히어로>의 연장선으로서 팬들을 사로잡을 이야기가 팬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는 의미다.

빅 히어로

감독 돈 홀, 크리스 윌리엄스

출연 마야 루돌프, T.J. 밀러, 알란 터딕, 다니엘 헤니, 라이언 포터, 스콧 애짓, 제이미 정, 제네시스 로드리게스, 데이몬 웨이언스 주니어

개봉 201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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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디즈니표 돌아온 <베이맥스!>

<베이맥스!> 포스터

그리고 이제 공개할 <베이맥스!> 2020년 말 디즈니가 제작을 발표했다. 그리고 2년이 조금 안돼 20226월에 공개를 약속했다. <베이맥스!>는 엄밀히 말하면 <빅 히어로>의 속편이 아닌 스핀오프. 그래서인지 예고편에는 히로 아르마다와 그의 이모 캐스 아르마다 외에 처음 보는 신규 캐릭터들이 각 에피소드의 주역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베이맥스가 히어로로서 활동하는 모습보다 샌프란소쿄의 건강 도우미로 겪는 일들이 주된 내용이 될 것이라고 한다.

<베이맥스!>는 건강 도우미로 동분서주하는 베이맥스를 보여준다

극장판의 스타일이 다시 돌아온 만큼 원조 제작진이 참여했다. <빅 히어로>를 연출한 돈 홀 감독, 제작자 로이 코닐이 시리즈에 직접 참여했다. <주토피아> <엔칸토: 마법의 세계> 제작자 브래드 시몬슨이 제작을, 시로코 던랩이 각본을 맡았다. 6개의 에피소드로 돼 있으며 지금까지 쭉 베이맥스의 목소리를 맡은 스콧 애짓과 히로 아르마다 역의 라이언 존포터, 캐스 아르마다를 연기한 마야 루돌프 모두 복귀한다. 특히 이번 스핀오프는 디즈니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에서 전담한 <빅 히어로 시리즈>와 달리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본사에서 제작하기에 보다 더 좋은 퀄리티를 기대할 수 있다.


<베이맥스!>

<베이맥스!>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팬들의 마음을 더 잡아둘 수 있을지는 물론 미지수다. 하지만 그동안 <빅 히어로>가 그리웠던 팬이라면 베이맥스의 귀환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히어로로서의 베이맥스 이상으로 순수하고 다정한 건강 도우미로서의 베이맥스가 팬들이 기다렸던 모습일지도 모른다.
 
<빅 히어로>는 영화가 개봉하고 얼마 되지 않아 속편의 가능성이 계속 점쳐졌다. 히어로 영화 붐을 애니메이션으로 확장하는 수단이 되기에 충분했고, 디즈니식 뮤지컬의 매너리즘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기에도 적당해 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속편은 지금까지 가능성만 제시될 뿐, 실제로 제작에 착수하지는 못했다. 그런 시점에서 디즈니가 꺼내든 <베이맥스!>는 잊고 있던 베이맥스라는 캐릭터의 존재감을 재확인하기 딱일 것이다. 6 29일 공개할 <베이맥스!>가 팬들, 혹은 <빅 히어로>를 아직 접하지 못한 신규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어필할까, 그 결과가 궁금하다.


나우무비 에디터 비트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