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여행갈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바로 맛집이다. 음식에 진심인 민족답게 식도락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여름 휴가가 코앞에 다가온 요즘, 어디론가 훌쩍 떠나 먹고 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이들도 많을 테다. 일에 치여, 현실에 치여 결국엔 TV 앞으로 집결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넷플릭스로 떠나는 식도락 여행이다. 오늘은 국내외 맛있는 음식을 보여주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 기가 막힌 영상미와 재미는 넷플릭스가 보증하니 믿고 따라오길!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국의 대표 음식을 즐기는 푸드 트립 다큐멘터리로,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를 연상케 한다. 한마디로 글로벌 먹방이랄까. 그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사랑하는 호스트가 세상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음식을 먹으며 문화를 소개해 준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은 다큐멘터리지만 예능처럼 게스트를 초빙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주인공 필립 로즌솔의 익살스러운 입담으로 웃음꽃을 피우기도 한다. 덕분에 미국 에미상 최우수 리얼리티 프로그램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음식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대개 음식의 기원과 만들어지는 과정에 집중하지만,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은 그보다 ‘여행’에 포커스를 맞춘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식도락 여행이다. 음식에 얽힌 그 나라의 이국적인 면모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춰 시청자로 하여금 진짜 여행하는 느낌이 들도록 만든다. ‘서울’편도 있으니 필과 함께 서울 나들이 한 번 떠나보는 건 어떨까. 


<길 위의 셰프들>

현지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추천하는 다큐멘터리, <길 위의 셰프들>이다. <길 위의 셰프들>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러 나라의 시장과 골목을 찾아가 길거리 음식 문화에 대해 담아낸 다큐멘터리로, 조금 더 ‘길거리’ ‘음식’에 집중되어 있다. 그 나라 사람에게 길거리 음식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알려주면서 요리 과정을 보여준다. 길거리 셰프들의 진솔한 삶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다큐멘터리는 시즌 3 합쳐서 총 21화로 구성되어 있다. 한 화당 30분 내외로 길지 않은 호흡이라 밥 먹으면서 보기에 제격이다. 아시아 편이 먼저 인기를 끌어, 그 다음엔 라틴아메리카 편과 미국 편도 공개되었다. 그 나라의 진짜 문화가 궁금하다면 골목길에 들어가 보라고 하지 않나. 관광지에는 없는, 진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극심하게 배가 고파지는 건 감수해야 할 몫. 


<풍미 원산지>

<풍미 원산지>

혹시 마라탕 좋아하는 사람? 산초 듬뿍 넣은 마라탕을 좋아하고, 훠궈는 없어서 못먹고, 짜장면 파는 중국집보다 동파육 파는 중국집이 더 좋은 사람을 위해 소개한다. <풍미 원산지>는 중국 각지의 전통 음식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차오산, 원난, 간쑤 성의 음식들을 소개한다. 영상을 정말 잘 만들어서 음식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한 편당 러닝 타임도 15분 남짓이라 짧은 시간 중국 여행을 다녀오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콘텐츠. 

<풍미 원산지>는 낯선 중국 음식들을 감각적인 화면으로 소개해 입맛을 돋군다. 잘 알려진 베이징 덕 같은 요리가 아닌 중국 전통 음식들을 소개하기 때문에 ‘저게 무슨 맛일까’ 궁금해지기도. 익숙한 재료와 낯선 요리법으로 중국 음식에 대한 기분 좋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데이비드 장의 맛있는 하루>

<데이비드 장의 맛있는 하루>

<데이비드 장의 맛있는 하루>는 요리계의 아카데미상, 제임스 비어드를 수상한 셰프 데이비드 장이 스타와 함께 미식 여행하는 다큐멘터리다. 말이 다큐멘터리지, 예능에 좀 더 가깝다.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을 즐겁게 본 이라면 이것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터. 좀 더 유머러스한 감성이 들어가 있어 가볍게 볼 수 있다. 

네 명의 할리우드 셀럽과 네 개의 도시를 여행하는 콘셉트로, 각 화마다 등장하는 셀럽과의 쿵짝이 보는 맛을 더한다. 출연진에는 코미디언 세스 로건, 모델 크리시 타이겐, 배우 리나 웨이스와 케이트 맥키넌이 있다. 각 화마다 다른 사람과 여행하며 서로의 대화 합을 맞춰나가는 과정을 보면 어느샌가 마음 잘맞는 친구와 먹부림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혼자 떠나는 여행도 즐겁지만, 티키타카가 잘맞는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도 즐겁지 않은가. 맛있는 걸 먹으며 호들갑을 떨 수도 있고, 그 지역이 고향이었던 친구라면 현지 투어까지 가능하니까.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미드나잇 아시아>

<미드나잇 아시아>

여행지의 밤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낮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가진 도시를 보며, 깨어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풍경을 만끽하는 시간. 코로나19로 오랜 시간 밤의 도시를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다시 밖으로 나오는 요즘, 아시아의 밤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로 그때의 감각을 되살려보는 건 어떨까. 

<미드나잇 아시아>는 위에서 추천한 미식과 여행이라는 키워드와는 궤를 달리한다. 진짜 아시아의 밤을 조명하며 현지인만이 알 수 있는 숨은 명소와 비밀 요리 등을 찾아나선다. 총 6회차로 구성된 <미드나잇 아시아>는 일본, 한국, 인도, 태국, 대만, 필리핀의 밤문화를 차례로 소개한다. 가까우면서도 멀었던 아시아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작품. 외국인의 시선으로 작품이 연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로변만을 걷지 않는다. 골목골목 숨겨진 아시아의 밤문화를 샅샅이 살펴보는 심도 있는 다큐멘터리다. 


씨네플레이 객원기자 김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