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ing star-공민정 배우전 포스터

최근 들어 자꾸 눈에 맴도는 배우가 한 명 있다. 지난 10월 종영한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서 기자 장마리 역을 연기하고, 11월 종영한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에서 검사 나예진 역을 연기한 배우 공민정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21년 방영한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 표미선 역을 맡아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공민정은 당시 시청자들에게 '도대체 저 배우는 누군데 연기를 저렇게 잘하지?'라는 궁금증을 일으키며 얼굴을 각인시켰다. 불쑥 우리 앞에 나타난 것처럼 느껴져 신인 배우로 오해받곤 하지만 사실 공민정은 2013년 영화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로 데뷔한 10년 차 배우이다. 

공민정은 주로 독립영화에서 다양한 조연과 주연 캐릭터를 소화하며 이미 영화계에서는 유명한 씬 스틸러 배우로 인정받고 있던 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풀잎들>, <82년생 김지영>, <이장>, <아이들은 즐겁다>, <연애 빠진 로맨스>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 2020년에는 부산 영화의 전당 인디플러스 관에서 'Rising star-공민정 배우전'이 따로 열렸을 정도다. 또한 그는 영화 출연에만 그치지 않고 드라마 <야식남녀>, <사랑의 온도>, <아는 와이프> 등에서 열연을 펼친 바 있다.


배우 공민정 프로필 (사진: HB엔터테이먼트)

공민정의 어렸을 적 꿈은 코미디언이었다고 한다. 어릴 땐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는데 8살 터울의 동생이 태어나면서 성격이 조금씩 변했다고. 우연히 반장선거에서 한 연설이 친구들을 웃겨 '내가 웃길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그는 그 순간부터 코미디언을 꿈꾸다가 중학교 3학년 시절 연극 <지하철 1호선>을 보고 ‘저 자리에 나도 서야겠다’ 생각했다고. 

한 인터뷰에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은 공민정은 “기분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김혜자 선배님처럼 따뜻하고 마음이 보이는 배우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연기엔 그 배우가 살아온 삶의 궤적이 나타난다. 저 역시 그런 연기를 좋아한다. 물론 아주 건강하고 따뜻하게 잘 살아야겠지만. 그렇게 제 삶의 궤적이 보이는 배우로 살고 싶다"라고 답하며 연기에 대한 신념을 드러냈다. 앞으로 얼마나 더 활발한 활동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차오르는 배우 공민정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려 한다.


갯마을 차차차

<갯마을 차차차>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는 현실주의 치과의사 윤혜진(신민아)과 만능 백수 홍반장(김선호)이 짠 내, 사람 내음 가득한 바닷가 마을 '공진'에서 벌이는 힐링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공민정은 치과의사 윤혜진의 단짝 친구인 치위생사 표미선 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로 우리 주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인물을 표현해냈다.

공민정에게 <갯마을 차차차>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작품이자 처음으로 감독에게 역할을 제안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그는 한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책(대본)을 받고 역할을 제안받은 귀한 작품이다. 감독님과 미팅하기 전까지 믿지 못했던 것 같다. 감독님과 미팅 후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을 듣고 그때 실감이 났다. 이 따뜻한 작품을 함께 하는구나. 정말 감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갯마을 차차차

연출 유제원, 권영일

출연 신민아, 김선호, 조한철, 인교진, 이봉련, 강형석, 이상이, 이석형, 공민정, 김영옥, 차청화, 이용이, 신신애, 백승, 김주연, 홍지희, 김성범, 서상원, 우미화, 박예영, 김민서, 기은유, 고도연, 성태

방송 2021,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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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작은 아씨들>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각자의 방식으로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은 아씨들>은 공개되기 전부터 김고은, 남지현, 박지후, 위하준, 엄지원, 엄기준 등 출연진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다.

해당 작품에서 공민정은 둘째 오인경(남지현)과 대립하는 선배 기자 장마리 역을 연기했다. 장마리는 단순 일차원적인 악역이 아닌 스스로 신념이 확고한 인물이다. 장마리가 오인경에게 “너에게는 너의 진실이 있겠지만 나에게는 나의 진실이 있어. 너의 진실과 내 진실이 맞붙어서 오늘은 내 진실이 이긴 거고"라고 말할 땐 잠시나마 누가 선하고 악한지 헷갈릴 정도로 인물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작은 아씨들

연출 김희원

출연 김고은, 남지현, 박지후, 위하준, 엄지원, 엄기준, 김미숙, 강훈, 전채은, 공민정, 조승연, 박보경, 이도엽

방송 2022,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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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82년생 김지영>

2019년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딸이자 아내이며 어머니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여성 김지영(정유미)이 갑작스레 이상 증세를 겪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6년 출간된 원작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화제를 불러온 것과 더불어 영화도 개봉 당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공민정은 김지영의 언니이자 밉지 않게 바른말을 하고 티 나지 않게 가족들을 챙기는 삼 남매의 첫째인 김은영 역을 맡았다. 그는 오디션 과정에서부터 김은영이란 인물을 연기하고 싶었다고. 이후 공민정은 "감독님이 은영 말고 다른 역할도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내 대답은 주저할 것도 없이 '저는 은영이 하고 싶어요'였다"고 밝혀 역할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했다. 이에 김도영 감독은 "다른 배우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민정 배우가 오디션 때 너무너무 잘했다"고 화답하기도. 

82년생 김지영

감독 김도영

출연 정유미, 공유

개봉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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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

<이장>

2020년에 개봉한 독립영화 <이장>은 아버지의 묘를 이장하기 위해 흩어져 지낸 오 남매가 오랜만에 모이며 세기말적 가부장제와 작별을 고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장>은 오랫동안 집안에 뿌리박힌 차별을 깨부수는 과정을 위트 있고 날카롭게 담아냈다는 호평을 들었다.

공민정은 오 남매 중 셋째 금희 역을 맡았다. 금희는 조카와도 스스럼없이 어울릴 만큼 친화력이 좋고 다툼을 꺼리는 평화주의자이다. 공민정은 금희란 인물에 대해 "금희는 가장 중간에 낀 인물이다. 위로도, 아래로도 눈치를 보고 살았던 것 같다. 중재자의 역할을 해왔다"라며 "워낙 심각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싫어해서 유머나 장난으로 넘어가고 싶어 하는, 가장 평화주의자인 인물이기도 하다. 다른 남매들과 가장 많은 소통을 하는 유일한 사람이고, 아버지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장

감독 정승오

출연 장리우, 이선희, 공민정, 윤금선아, 곽민규

개봉 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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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수

<희수>

독립영화 <희수>는 고등학교 중퇴 후 줄곧 염색 공단에서 일해온 희수가 생애 첫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로 2021년 ‘제21회 전북독립영화제’ 옹골진상(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또한 같은 해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와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

주인공 희수는 말이 거의 없고 마음을 극적으로 표출하지 않는 인물이다. 때문에 그가 왜 이동하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짐작하려면 공민정의 미세한 표정 변화 연기를 잘 지켜봐야 한다. 한 인터뷰에서 공민정은 "희수란 인물을 연구하는 과정이 다른 작품과 좀 달랐다"라고 말하며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면 기본적으로 캐릭터와 나의 접점을 찾고, 나의 어떤 모습을 올리고 내릴지 고민하지 않나. 그런데 희수를 연기하면서는 애쓰지 않았다. 크게 노력한 게 사실상 없다. 왜냐하면 희수는 곧 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기하기 위해 연구하기보다 감독님 그리고 나 자신과 많은 대화를 했다. 그랬기 때문인지 희수의 대사는 적지만 영화를 찍으며 마음속으로 수많은 얘기를 했다. 머리가 아닌 마음을 온전히 다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밝히며 <희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희수

감독 감정원

출연 공민정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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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김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