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사이에 친구가 가능할까? 명확한 해답을 내릴 수 없는 이 명제에, 여기 오늘 소개할 할리우드의 커플들은 '없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서로의 곁에서 우정을 쌓던 친구에서 한 걸음 나아가 연인으로 사랑을 키우기 시작한 할리우드 커플들을 모아봤다.


톰 홀랜드 ♥ 젠데이아

현 할리우드에서 제일 핫한 '아기 거미 커플' 톰 홀랜드와 젠데이아다. 두 사람은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피터 파커와 미쉘 역으로 출연하며 처음 만났다. 어린 시절 디즈니 채널을 통해 일찍이 스타 자리에 오른 젠데이아가 하루아침에 마블 히어로로 할리우드 스타가 된 톰 홀랜드에게 여러 조언을 해주면서 가까워졌다고. 실제로 깨발랄한 성격까지 잘 맞는 두 사람은 휴일을 서로의 집에서 보내거나 옷을 공유하는 등 막역한 사이로 지내왔다. 한 번은 톰 홀랜드가 밸런타인데이에 액세서리 전문점에서 목걸이를 산 목격담이 올라온 이후, 젠데이아가 착용한 영상이 젠데이아의 SNS에 업로드되며 열애 의혹이 불거졌으나 젠데이아가 다른 배우와 열애 중인 파파라치 샷이 뜨면서 의혹은 사그라들었다. 

열애설과 보도된 파파라치 샷.

이어 <스파이더맨>의 두 번째 시리즈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연인이 된 두 사람. 영화의 영향을 받아서였을까. 2021년 여름, 두 사람이 차에서 키스하는 파파라치 샷이 공개되며 다시금 열애설에 불이 붙었다. 열애설이 보도된 이후 두 사람은 공개적으로 데이트를 하며 공식적으로 연인 사이임을 인정했다. SNS를 통해 달콤한 멘트와 함께 서로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등 대중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스파이더맨> 캐스팅 당시, 프로듀서였던 제이미 파스칼은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들이 실제로 연인 관계로 발전했기에 촬영 전 두 사람에게 "연애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충고를 해줬으나 그 누구도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커플인 만큼 약혼설, 임신설, 동거설 등 다양한 루머들이 보도되고 있으나 낚시성 정보인 클릭베이트였을 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 

서로의 생일을 축하하며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 속 모습들. 출처 / (왼쪽부터) 톰 홀랜드 인스타그램, 젠데이아 인스타그램
데이트하는 톰 홀랜드와 젠데이아

벤 애플렉 ♥ 제니퍼 로페즈

'할리우드답게 쿨한' 연애를 한 커플이 있다. 벤 애플렉과 제니퍼 로페즈다. 2002년 마틴 브레스트 감독이 연출한 <갱스터 러버>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 영화는 비록 흥행에 실패했지만 벤 애플렉과 제니퍼 로페즈가 연인으로 발전하면서 두 사람은 나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베니퍼'로 불리며 대중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이 커플은 2003년 약혼을 발표했으나 '언론의 지나친 관심'을 이유로 결혼식을 미루더니 끝내 파혼하고 말았다. 이후 벤 애플렉은 2005년 제니퍼 가너와 결혼해 13년간의 결혼 생활 끝에 이혼했으며, 제니퍼 로페즈는 마크 앤서니를 3번째 남편으로 맞아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총 10년의 결혼생활 끝에 이혼했다. 

(왼쪽부터) 영화 <갱스터 러버>, 현재 벤 애플렉과 제니퍼 로페즈 파파라치샷

그렇게 두 사람 모두 각자 끊임없이 연애하며 연인들을 만나던 중, 2021년 파파라치 샷이 공개되며 17년 만에 재결합설이 돌았다. 그리고 2022년, 두 사람이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에서 혼인 증명서를 발급받아 법적으로 부부가 된 사실이 보도됐다. 제니퍼 로페즈는 자신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우리는 결혼했다"라며 벤 애플렉과 부부가 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제니퍼 로페즈는 "사랑은 아름답고 다정하다. 또한, 알고 보니 사랑은 인내다. 우리는 20년 인내의 결과로 맺어졌다"라고 고백했다. 결국 돌고 돌아 맺어진 두 사람. 이 커플을 지켜봐 온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은 항상 친구 관계였으며, 오랜 세월 동안 서로를 봐왔다"라고 전했다. 

과거 연애시절 벤 애플렉과 제니퍼 로페즈

애쉬튼 커쳐 ♥ 밀라 쿠니스

4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고 했던가. 90년대 방영된 코미디 시트콤 <요절복통 70쇼>(That 70s Show)를 통해 14살, 18살의 나이에 처음 만났던 밀라 쿠니스와 애쉬튼 커쳐. 극 중 달달한 커플 연기를 선보였던 두 사람은 어느덧 시간이 흘러 현실 부부가 됐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엔 그저 친구 사이였지만, 성인이 되고 우연히 재회하게 된 자리에서 두 사람은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게 됐다고. 밀라 쿠니스는 "애쉬튼 커쳐는 그저 촬영장에서 내 화학 숙제를 해주던 친구였다. 그 후 수년 동안 연락을 해온 친구였을 뿐", "성인이 되고 만난 시상식에서 우연히 본 그에게 반했다. 처음에는 '키가 정말 크다'고만 생각 했는데, 그가 돌아서서 나에게 다가온 순간 영화에서 본 것처럼 심장이 멎는 느낌이었다"라며 사랑에 빠진 계기를 고백했다.

(왼쪽부터) <요절복통 70쇼>, 데이트 파파라치 샷

물론 그들의 연애도 순탄치는 않았다. 커쳐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갖게 된 밀라 쿠니스는 그에게 "나는 너를 굉장히 아끼고 우리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다"라며 감정이 깊어지기 전 떠나겠다는 헤어짐을 고했다. 그녀의 결별 통보에 커쳐는 알겠다고 수긍했으나 다음날 밀라 쿠니스의 집에 앞에 찾아와 "함께 살자"며 동거를 제안했다고. 그렇게 드라마처럼 연인이 된 두 사람은 2015년 결혼해 이제는 슬하에 1남 1녀를 둔 부부가 됐다. 여담으로, 밀라 쿠니스의 첫 키스 상대 역시 애쉬튼 커쳐라고 한다(<요절복통 70쇼> 시즌 1에서 한 키스가 밀라 쿠니스에겐 첫 키스였다고). 

애쉬튼 커쳐 - 밀라 쿠니스 가족

코트니 B. 밴슨 ♥ 안젤라 바셋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에서 채드윅 보스만의 부재를 카리스마로 채우며 흔들린 영화의 중심을 다잡는데 기여한 라몬다 역의 안젤라 바셋. 그는 미국의 배우 코트니 B. 밴슨과 26년째 결혼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두 사람은 1980년대 예일 드라마 스쿨 재학 중 처음 만났다. 물론 첫 만남부터 로맨틱한 접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 밴슨에게는 아름다운 여자 친구가 있었고, 밴슨은 안젤라 바셋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몇 년 동안 친구로 지냈으나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낭만적인 관계로 발전하지 못했다고. 14년이 흘러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 각자 솔로로 지내고 있던 급격히 두 사람은 가까워질 수 있었고, 연기에 대한 코트니 B. 밴슨의 일관적인 태도와 열정적인 모습에 반해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1997년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은 대리모를 통해 쌍둥이 자녀 슬레이터 밴스, 브론윈 밴스를 얻어 가정을 꾸렸다.

(왼쪽부터) 과거 안젤라 바셋과 코트니 B. 밴슨, 부부와 아이들

마커스 멈포드 ♥ 캐리 멀리건

영화 속에서만 봐오던 펜팔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스타가 있다? <언 애듀케이션>, <드라이브>, <위대한 개츠비>의 캐리 멀리건이다. 캐리 멀리건은 2012년 영국의 포크밴드 '멈포드 앤 선즈'의 마커스 멈포드와 결혼했다. 두 사람의 인연의 시작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2살, 같은 기독교 여름 캠프에 참석한 캐리 멀리건과 마커스 멈포드는 그 이후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몇 년간 펜팔 친구로 연락해왔다. 성인이 되며 자연스럽게 편지를 보내는 횟수가 줄었고, 그렇게 연락이 끊겼지만 2011년 테네시 주 내슈빌에서 열린 멈포드 앤 선즈 파티서 재회하게 됐다. 과거의 인연 덕분에 단숨에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연애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동거를 시작했으며, 교제 5개월 만에 약혼했다. 2012년 4월엔 만난 지 약 1년 만에 영국의 서머셋에 위치한 시골의 헛간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현재 두 사람은 슬하에 딸 에블린 그레이스와 아들 윌프레드를 두고 있다. 

SNL에 출연한 캐리 멀리건과 마커스 멈포드
데이트 하는 캐리 멀리건과 마커스 멈포드

마고 로비와 톰 애커리

톰 애커리 ♥ 마고 로비

하숙 메이트에서 부부가 된 커플도 있다. '할리퀸' 역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할리우드 스타 마고 로비다. 영화 <스윗 프랑세즈>를 찍으며 스텝들과 가까워진 마고 로비는 조감독이었던 톰 애커리를 포함해 다섯 명의 친구와 함께 살기로 결심한다. 단순히 함께 살면 재밌을 거 같다는 충동적인 생각에서 동거가 결정됐다고. 단 3일 만에 런던의 교외 지역에서 방 다섯 개짜리 집을 구해 공동생활을 시작한 마고 로비는 남몰래 톰을 마음에 품으며 감정을 키웠다. 친구들과의 상황을 고려해 고백하지 않고 마음을 정리하려 했으나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톰에게 마음을 전했고, 마고와 같은 마음이었던 톰은 그녀의 고백을 받아들이며 연인으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2016년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려 부부가 됐으며, 마고 로비는 자신의 SNS를 통해 결혼반지 사진을 올림으로써 결혼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현재 두 사람은 2014년 설립한 제작사 'LuckyChap'에서 작품성 있는 독립 영화들을 제작하는 등 각자의 영역에서 왕성한 활동들을 통해 영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마고 로비 SNS에 올라온 사진들
데이트하는 두 사람

씨네플레이 객원기자 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