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조나단 메이저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양자역학 가족의 어드벤처
★★★
‘앤트맨’ 스캇 랭의 딸 캐시 랭도 수트를 입고 양자역학의 세계에 뛰어든다. 행크와 재닛, 스캇과 호프 그리고 캐시까지 3대에 걸친 ‘가족 어드벤처’인데, 미지의 세계에서 ‘캉’이라는 독재자와 만나 싸운다. 빌런이 조금 약한 면이 있지만, 시리즈 특유의 활기찬 톤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확률 폭풍’ 신처럼 흥미로운 컨셉의 비주얼도 기억에 남을 만한 스펙터클이다. 하지만 최근 이렇다 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마블 시리즈에 희망이 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멀티버스의 번복이 주는 피로감
★★☆
멀티버스 세계관이 등장한 이후 MCU 안에서 각각의 작품이 내걸었던 개성의 경계는 희미해졌다. 이 때문에 앤트맨이든, 토르든, 무슨 시리즈라 한들 이렇다 할 특색이 분명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될 만하다. 개별 장면들의 재치와 국소적인 황홀경은 있지만 그것만으로 집중력을 붙들기에는 엔딩까지 가는 길이 짧지 않다. 영화 스스로가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에 비해 그 깊이와 무게가 와닿지 않는 빌런 역시 이후를 기대하게 만들기에 역부족이다. 타노스가 튕겼던 손가락에 사라졌던 존재들은 진즉 다시 돌아왔고, 이전 상황들은 계속해서 뒤집힌다. 모든 것이 번복되는 멀티버스의 피로감은 아직 끝이 안 보인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스타워즈>의 그림자에 묻힌 <앤트맨>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 페이즈 5의 문을 연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이하 <앤트맨>)는 새로운 장의 시작이라기엔 너무도 익숙하다. 계속 반복되어온 MCU의 플롯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전 우주와 멀티버스에 악영향을 끼칠 빌런이 등장하고 어벤져스가 그 위기를 해결한다. 모든 게 끝난 줄만 알았던 그때 실은 더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떡밥으로 던지고 끝이 난다. 이 공식은 <앤트맨>에서도 되풀이되는데 문제는 이야기의 뼈대를 치장한 외형마저 <앤트맨>만의 것은 부족하다는 점이다. <앤트맨>이 그리는 양자의 세계는 우주와 다를 바 없고 그 모습마저 유구한 스페이스 오페라의 이미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많은 관객들이 <스타워즈> 시리즈를 떠올릴 테고, 그렇다면 <앤트맨>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은 무엇인지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애증의 마블
★★☆
‘애정의 마블’에서 점점 ‘애증의 마블’이 돼 가는 듯하다. 세대교체라는 목표도, 어벤져스의 구심점 역할을 할 캐릭터 찾기도, 재미도, 만듦새도, 신선함도… 뭐 하나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막을 내린 페이즈4를 그나마 지탱하게 했던 건 1기 어벤져스들이 10년간 쌓은 추억이었다. 그러나 과거의 영광에도 유효기간이 있는 법. 이젠 진짜 뭔가를 보여줘야 해, 마블! 페이즈5의 문을 여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이 기대를 배반한다. 양자 영역을 적극 끌어안아 세계관 확장을 꾀하지만, 이것이 아기자기함으로 승부해 온 앤트맨 특유의 개성을 경감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양자 영역 세계 구현에 투입된 상상력도 별것 없다. <스타워즈>부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에서 봐 온 그림인걸? 앤트맨 존재감을 누르면서까지 빌런 캉 소개에 힘을 쏟는데, 그마저도 신통찮다. 캉으로 타노스의 빈자리를 메꾸겠다는데, 걱정이 앞선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시리즈 명맥도, 페이즈 5의 기대도 저버리고만
★★★
5년 만에 돌아온 <앤트맨> 3편은 규모를 키운 만큼 시리즈 고유의 개성을 한껏 펼치지 못한다. 마블 페이즈 5를 여는 중책 역할을 맡았지만, 익숙한 슈퍼히어로 패밀리 무비에 그치고 만다. 타노스를 능가하는 새로운 최강 빌런 ‘정복자 캉’을 소개하는 데 주력한 나머지 주객이 전도되고, 빌런의 활약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시리즈의 핵심인 양자 영역 세계를 기시감 넘치는 비주얼로 구현한 실책은 큰 마이너스다. ‘앤트맨’만이 할 수 있고 보여줄 수 있는 장면들이 있지만, 작품 개별의 완성도를 높이지 못하고 여전히 다음을 예고하는 데 치중하는 현 마블 작품의 한계를 돌파하기엔 역부족이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미셸 파이퍼, 마이클 더글라스, 조나단 메이저스, 캐서린 뉴튼

개봉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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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본 칸트
감독 프랑소와 오종
출연 드니 메노셰, 이자벨 아자니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파스빈더를 아시나요
★★★☆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의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1972)을 50년 만에 프랑수아 오종 감독이 다시 만들었다. 영화 사상 천재 중 한 명이며 손꼽히는 기인이자 37세에 요절한 파스빈더. 여기서 오종은 원래 여성이었던 주인공을 남성으로, 패션 디자이너였던 주인공의 직업은 영화감독으로 바뀐다. 그리고 파스빈더와 흡사한 외모를 지닌 배우를 캐스팅하고, 영화의 배경을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이 나온 1972년으로 설정한다. 그 결과 <피터 본 칸트>는 파스빈더 영화의 리메이크보다는 파스빈더에 대한 전기영화처럼 보인다. 흥미로운 방식의 리메이크 혹은 오마주 영화. 영화 속 대사처럼 “위대한 감독이자 인간쓰레기”였던 한 인간의 불안한 영혼을 만날 수 있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거장에게 바치는 거장의 영화 
★★★☆
‘뉴 저먼 시네마’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1972년작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을 프랑소와 오종 감독이 리메이크했다. 거장에게 바치는 오마주 영화이자 퀴어 영화, 멜로 영화, 실내극으로 예술가의 뮤즈의 관계를 파고들어 다각적인 해석을 유도하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등장인물의 성별 전환, 파스빈더 감독과 닮은꼴을 한 주인공, 원작의 주연 배우 한나 쉬굴라의 출연 등 리메이크와 오마주를 넘나들며 파스빈더의 세계를 계승하는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연출은 여전히 파격적이고 강렬한 매력을 안긴다. 

피터 본 칸트

감독 프랑소와 오종

출연 드니 메노셰, 이자벨 아자니

개봉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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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프랑스에서도
감독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출연 로망 뒤리스, 베레니스 베조, 그레고리 가데부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매끈한 리메이크
★★★
2017년에 나온 우에다 신이치로의 원작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를 접한 사람이라면 다소 김빠질 수 있겠지만, 미셀 하자나비시우스의 리메이크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재밌는 영화다. 원본을 충실하게 ‘현지화’시키면서 몇몇 설정에선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에 오마주를 바치기도 한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2017년의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가 좀 더 거칠고 절박한 느낌이 난다는 것 정도? 하지만 미친 듯이 달려가는 좌충우돌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으며, 그 반전 모멘트를 알고 보는데도 몰입하게 된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원작과 또 다른 재미와 의미  
★★★☆
독특한 형식의 기발한 좀비 코미디로 영화 팬들과 전 세계 영화계를 자극한 일본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2018)의 행보는 멈추지 않는다. 1편의 성공으로 제작된 속편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2019)과 단편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리모트 대작전!>(2020)에 이어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이 프랑스판 리메이크작을 선보인다. 원작의 형식을 고스란히 따르고 동일 역할의 일본 배우가 그대로 출연해 시리즈성을 띠면서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적극 활용한다. 프랑스 대표 배우 로맹 뒤리스와 베레니스 베조가 출연해 영화 촬영 현장의 고충은 어디든 같다는 것을 증명하듯 유쾌한 연기를 펼친다. 이쯤 되면 이 시리즈가 국가별로 리메이크 되어도 흥미로운 프로젝트로 이어질 듯하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프랑스에서도

감독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출연 로망 뒤리스, 베레니스 베조, 그레고리 가데부아, 피네건 올드필드, 마틸다 안나 잉그리드 루츠, 리에스 살렘, 샤를리에 뒤퐁, 장-파스칼 자디

개봉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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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모리스
감독 토비 젠켈
출연 휴 로리, 에밀리아 클라크, 데이빗 듈리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모험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높이다
★★★☆
고양이 캐릭터가 돋보이는 애니메이션 리스트에 이 작품을 추가해도 좋겠다. 국내 유명 문고판에도 포함된 테리 프래쳇의 소설 <놀라운 모리스와 똑똑한 쥐 일당>이 원작으로 피리 부는 소년과 말하는 고양이, 쥐들의 모험을 흥미롭게 그렸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전설을 다시 쓴 이야기와 액자 구성, 풍자와 유머까지 더해져 모험극 이상으로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어메이징 모리스

감독 토비 젠켈

출연 휴 로리, 에밀리아 클라크, 데이빗 듈리스, 히메쉬 파텔, 젬마 아터튼

개봉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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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다다쿵: 후후섬의 비밀
감독 최병선, 김지윤
출연 이영아, 장경희, 엄상현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토끼해에 만나는 두다의 대모험
★★★☆
국내 TV 애니메이션들의 극장판 진출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EBS 인기 애니메이션 <두다다쿵>도 첫 번째 극장판을 선보인다. 엄마를 찾아 후후섬으로 향하는 두더지 두다와 친구들의 모험을 그렸다. 극장판다운 규모를 보여주는 가족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으로 보물찾기와 전설을 엮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새롭게 등장한 눈토끼와 용 캐릭터뿐만 아니라 배경에도 심혈을 기울여 만듦새가 탄탄하다. 토끼 분장을 한 두다와 눈토끼숲 마을은 2023년 토끼해에 만나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두다다쿵: 후후섬의 비밀

감독 최병선, 김지윤

출연 이영아, 장경희, 엄상현, 이소영, 이은정, 김서영, 여민정, 신용우

개봉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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