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세상에서 가장 작은 히어로 앤트맨이 시리즈 세 번째 작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로 돌아왔다.  히어로 파트너로 거듭난 스캇(폴 러드)과 호프(에반젤린 릴리), 양자 영역에서 돌아온 재닛(미셸 파이퍼)까지 앤트맨 가족이 된 이들이 스캇의 딸 캐시(캐서린 뉴튼)의 실수로 다 함께 양자 영역에  갇히게 되며 일어나는 일들을 그렸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MCU 페이즈 5의 첫 포문을 여는 작품으로, 페이즈 4~6을 어우르는 멀티버스 사가의 최종 빌런 '정복자 캉'이 메인 빌런으로 활약한다. 스파이더맨처럼 소시민 히어로나 다름없었던 앤트맨의 소박한 스케일과 가벼운 B급 코미디 요소는 덜어내고 멀티버스를 소재로 스케일을 확장하며 히어로로서의 면모에 무게감을 더 실었다는 점에서 전작과 차별점을 두었다. 스캇 가족이 떨어지게 되는 양자 영역은 무한한 축소 끝에 시공간을 초월하는 세계로, 원작에선 멀티버스 중 하나인 '마이크로버스'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렇듯 다양한 세계관을 통해 무한한 스토리를 직조해낼 수 있는 멀티버스는 최근 다양한 영화들에 주요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추세다. 마블 영화와 더불어 멀티버스를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를 간단하게 모아봤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조나단 메이저스, 캐서린 뉴튼, 미셸 파이퍼, 마이클 더글라스

개봉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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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MCU ‘인피니티 사가’가 막을 내리고 새롭게 시작된 ‘멀티버스 사가’. 마블은 전작들, 특히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슬쩍 보여주었던 멀티버스의 가능성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전면적으로 내세우며 본격적인 멀티버스 사가의 서막을 알렸다. 멀티버스와 전혀 관련이 없을 것만 같았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다중우주로의 거시적 확장을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설득하기 위해 선택한 마블의 선택은 전 히어로와 빌런을 불러 모으는 것이었다. 절대 이루어질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전대 스파이더맨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의 등장으로 전 세계가 환호했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멀티버스 사가의 초석으로서 자연스럽게 마블의 새 세계관을 관객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평행 우주에 살고 있던 동일한 존재들을 어떻게 한 시공간에 불러 모을 수 있었냐고?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조력자 ‘닥터 스트레인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닥터 스트레인지 두 번째 시리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그렇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궤를 같이 한다. 영화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멀티버스의 문을 열다 못해 다중 우주의 시공간을 뒤엉키게 만들어 현실을 훼손한 닥터 스트레인지와 멀티버스 여행이 가능한 아메리칸 차베즈의 모험 아닌 모험을 그렸다. 전작에서도 미러 디멘션, 다크 디멘션과 같은 다른 차원의 세계를 보여준 바 있었던 닥터 스트레인지였기에 다른 대체 차원의 등장이 크게 위화감이 있지 않은 편이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마찬가지로 반가운 인물들의 등장도 있다. 다만, B급 공포 장르에 특화된 샘 레이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서일까.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과 완다(엘리자베스 올슨)의 이야기가 적절하게 어우러지지 못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감독 존 왓츠

출연 톰 홀랜드, 젠데이아 콜먼, 베네딕트 컴버배치, 존 파브로, 제이콥 배덜런, 마리사 토메이, 알프리드 몰리나

개봉 20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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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감독 샘 레이미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엘리자베스 올슨

개봉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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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이전, 멀티버스를 다룬 스파이더맨 영화가 있었다? 소니에서 제작되어 놀라움을 안겨 준 바 있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다. 기존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와는 달리 애니메이션 장르를 취하고 있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코믹스 특유의 질감에 말풍선을 살린 효과, CG와 2D를 합성하는 등 다양한 연출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영화는 피터 파커가 아닌 10대 흑인 청소년 마일스 모랄레스를 주인공 스파이더맨으로 내세우며 실사 영화와는 색다른 차별점을 가진다. 스파이더맨뿐만 아니라 평행 세계에 존재하던 스파이더우먼 '스파이더 그웬', '스파이더맨 누아르', '스파이더햄' 등 총 여섯 명의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는 것도 인상 깊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스토리부터 영상미, 힙한 OST까지 탄탄한 작품성으로  2019년 골든글로브, BAFTA(영국 아카데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 상을 휩쓸었다. 올 5월 전작으로부터 5년 만에 개봉하는 시퀄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공개될 예정이며 이번에도 역시 평행우주, 즉 멀티버스가 주요 소재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오스카 아이삭, 다니엘 칼루야 등 새로운 출연진도 합류했다. 과연 전작의 명성을 이어 소니의 대표 시리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감독 밥 퍼시케티, 피터 램지, 로드니 로스맨

출연 샤메익 무어, 헤일리 스테인펠드, 니콜라스 케이지, 제이크 존슨, 리브 슈라이버, 마허샬라 알리,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개봉 201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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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감독 조아킴 도스 샌토스, 켐프 파워, 저스틴 톰슨

출연 샤메익 무어, 헤일리 스테인펠드, 제이크 존슨, 잇사 레이,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로렌 벨레즈, 레이첼 드래취, 오스카 아이삭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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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로키>

<로키>, <왓 이프...?>

사실 마블이 그리는 큰 그림을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선 위의 두 영화보다 관람이 선행되어야 하는 작품이 있다.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로키>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뉴욕 전투 중 얼떨결에 테서렉트를 손에 넣은 로키가 자취를 감추고 난 후의 이야기를 그렸다. 뉴욕에서 단숨에 몽골 사막으로 떨어진 로키. 상황을 파악 중인 로키에게 정체 모를 용병들이 나타나 그를 체포해가고, 로키는 그렇게 시간을 어지럽힌 죄로 TVA(시간 변동 관리국)의 재판을 받게 된다. 

디즈니플러스 <로키>

생각보다 ‘멀티버스 사가’에서 <로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꽤 중요한 편에 속한다. 앞서 말한 두 영화를 비롯해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까지 영향이 걸쳐있기 때문이다. <로키>엔 세 명의 타임 키퍼들이 유지하는 ‘성스러운 시간대’와 변종들의 행동으로 발생하는 ‘넥서스’ 등 마블 멀티버스의 주요한 개념들이 등장해 세계관의 이해를 돕는다. 뿐만아니라 TVA의 속셈을 밝히려는 로키와 실비의 모험, 그 종착역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진정한 빌런의 정체는 멀티버스 사가 전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렇듯 <로키> 시즌 1은 MCU 영화들과 긴밀한 연관성을 띠며 멀티버스로 가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디즈니플러스 시리즈와 영화의 연계는 일부 팬들에게 모든 작품들을 챙겨봐야 한다는 피로감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비판받기도 했다. 여담으로, ‘만약~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기존 MCU 작품과는 다른 설정, 다른 세계관(이 또한 멀티버스에 속한다)의 이야기를 짧은 단편 형식의 옴니버스식으로 선보이는 <왓 이프…?>도 추천한다. 

디즈니플러스 <왓 이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양자경)은 세무당국의 조사에 하루하루 버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어느 날과 마찬가지로 세무조사를 위해 도착한 국세청에서 남편인 웨이먼드(키 호이 콴)가 이상 행동을 하고, 당황해하는 에블린에게 장치를 쥐여주며 지시에 따를 것을 부탁한다. 그렇게 펼쳐지는 멀티버스의 세계. 웨이먼드는 수많은 우주에 혼돈을 퍼트리는 악과 싸워줄 존재가 에블린이라 말하고, 에블린은 혼란에 빠진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단순한 줄거리만 훑어보자면 여타 다른 멀티버스 영화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일지도 모른다. 다중 우주의 무한한 힘과 지식으로 다른 차원에서 넘어와 현실을 위협하는 빌런과 이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 그러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미국 이민자 세대 가족의 이야기와 LGBT 등 다양한 휴머니즘적 탐구를 어우르며 외연을 확장시켜 나간다. 3부작으로 나누어진 영화는 2부에 도달하기까지 다소 조잡스러운 B급 장르 영화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높게만 느껴지는 진입장벽을 견디고 나면 그 모든 것이 귀결되는 3부에서 영화가 진정으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렷해지고, 다중우주는 그저 소재에 불과했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멀티버스를 다룬 영화들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주연을 맡은 양자경과 키 호이 콴은 골든글로브에서 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화제의 수상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총 11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올해 최다 노미네이트 작으로 선정됐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출연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 콴, 제이미 리 커티스

개봉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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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견니>
<상견니>

<상견니>

대만의 메가 히트작 드라마 <상견니>가 영화로 재탄생했다. 드라마가 여주인공이 타임 슬립을 통해 과거에서 죽은 연인과 닮은 사람을 만나게 되며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면, 영화는 타임슬립이 아닌 다른 세계가 공존하는 다중 우주를 소재로 이야기를 꾸렸다. 세 주인공들의 이름부터 노래 '라스트 댄스'가 매개가 된다는 등 기본적인 설정은 어느 정도 유사하지만, 큰 흐름에선 아예 다른 세계관과 이야기를 그린 셈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새로이 직조된 세계관이 관객들을 설득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는 것. 복잡한 타임라인이지만 시간 여행의 비밀이 풀리며 드러나는 촘촘한 개연성이 호평을 받았던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짧은 러닝타임 내에 진행해야 한다는 한계로 인해 우연과 판타지에 기댄 스토리로 납득이 잘되지 않는다는 관객들의 평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허광한, 가가연, 시백우 세 주연 배우들이 영화에 동일 인물로 복귀했다는 점과 드라마에서 쓰였던 중독성 강한 OST들이 영화에도 삽입되는 등, 반가운 요소들이 영화 곳곳에 포진되어 있어 원작 팬들의 관람 열기가 뜨겁게 이어지며 누적 관객 수 32만 명을 돌파했다. 

상견니

감독 황천인

출연 가가연, 허광한, 시백우

개봉 202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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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코드>
<소스 코드>

<소스 코드>

달리는 열차에서 눈을 뜬 콜터(제이크 질렌할). 자신이 왜 기차에 타 있는 건지 당황하고 있던 그때, 맞은편에 앉은 크리스티나(미셸 모나한)가 익숙하게 대화를 걸어온다. 콜터는 자신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헬기를 모는 콜터 스티븐슨 대위라고 말하지만, 크리스티나는 그에게 웃으며 ‘션’이라고 부른다. 혼란스러워하는 그를 크리스티나가 안심 시키며 '다 잘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순간 열차는 굉음을 내며 폭발하고 두 사람은 순식간에 목숨을 잃는다. 정확히는 죽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정신이 든 콜터. 임무를 수행 중이었던 그는 ‘소스 코드’라는 기술로 열차 테러의 희생자였던 숀의 몸에 접속해 단 8분의 시간 안에 열차 폭발을 막아야만 한다. 시간을 돌려 과거로 돌아간다면 미래의 일어날 일들을 인간의 자유 의지대로 제어하고, 또 바꿀 수 있을까? 무한하게 반복되는 타임 루프라 할지라도 변수가 없을 수는 없을 것. 거듭되는 시간들 속에서 <소스 코드>는 단순한 타임 루프물이 아닌 평행 우주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인간과 시간에 대한 고찰을 하게 만든다. 다소 복잡할 수 있는 서사에 몰입감을 불어 넣는 제이크 질렌할의 호연이 인상적이다.

소스 코드

감독 던칸 존스

출연 제이크 질렌할, 미셸 모나한

개봉 201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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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기자 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