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보이 슬립스
감독 앤소니 심
출연 최승윤, 황이든, 황도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컴백 홈
★★★
북미권 이민 세대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미나리>(2021)를 연상시키지만. <라이스보이 슬립스>는 가족 전체보다는 주인공 여성이 겪는 인생역정에 더 초점을 맞춘다. 주인공 소영과 아들 동현이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 현실적 모습과 함께, 1990년대 이민 세대의 삶을 리얼하게 포착한 감독의 시선이 인상적인 작품. 신파적 요소가 갑자기 개입하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디아스포라 서사로서 지니는 미덕이 그 아쉬움을 상쇄한다. 무용가 출신인 최승윤의 연기는 꾸밈없는 담백함을 지녔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기억, 장소, 환대
★★★☆
좁고 어두웠던 곳에서 넓고 환한 장소로, 두려웠던 과거와 기억에서 단단한 현재로, 그리하여 서로를 환대하는 가족으로. 특정 장면들의 구체적인 기억보다 정서적 덩어리로 남는 힘이 강한 영화다. 이민자의 삶을 살아본 적 없더라도, 자신이 있어야 할 곳과 뿌리를 더듬고 갈망해 본 사람이라면 익숙하게 감지할 노스탤지어. 집이 특정한 장소가 아닌 서로의 곁이었던 모든 이들을 향한 애수 어린 자장가.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
한국계 캐나다인 앤소니 심 감독은 자신의 경험에서 건져 올린 기둥에 이민자들이 경계인으로서 느낀 감정과 한국으로부터 수혈되고 있는 향수를 더해 유려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이민자 가족 이야기는 새로울 게 없지만, 고려장 우화를 유의미하게 엮어낸 이미지, 캐나다와 한국에서 작용하는 ‘쌀’이 지니는 의미의 대비, 16mm 필름 특유의 질감, 모자를 바라보는 근심 어린 카메라 시점 등이 더해진 영화는 그만의 목소리를 품고 있다. “집에 가자”가 그토록 울컥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말인 줄 미처 몰랐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
★★★☆
한국계 감독 중에서 기억해야 할 이름이 추가됐다. 한국계 캐나다인 앤소니 심 감독.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두 번째 장편 영화로, 1990년대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애틋하고 아련한 감성으로 담아냈다. 낯선 땅에서 이방인이 겪는 차별의 역사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정체성과 뿌리를 찾아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까지 확장해 살아가는 힘을 얻는 원천을 들여다본다. 주연배우 최승윤의 강인한 연기는 끝내 눈물을 훔치게 만든다. 인물들의 내면을 세밀하게 파고드는 카메라 워크도 인상적. 주제 의식과 예술적 성취가 뛰어난 가족 영화다. 

라이스보이 슬립스

감독 안소니 심

출연 최승윤, 이든 황, 도현 노엘 황, 안소니 심, 강인성

개봉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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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필드
감독 크리스 맥케이
출연 니콜라스 홀트, 니콜라스 케이지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웃음, 액션 터뜨리는 고어 코미디 
★★★
이것은 고어 액션인가, 오피스 코미디인가. 어느 쪽을 택하든 영화의 흐름에 기꺼이 몸을 맡겨도 좋다. 고전 뱀파이어 무비 패러디로 시작해 드라큘라와 주인공 렌필드의 관계를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류처럼 빗대다가 버디 캅 무비로 선회한다. 피와 살이 난무하는 와중에 훈훈한 온정까지 놓치지 않으니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이다. 과장된 뱀파이어 캐릭터에 혼신의 연기를 쏟아붓는 니콜라스 케이지, 창백한 뱀파이어 비서와 액션 영웅을 오가는 니콜라스 홀트, 연기도 액션도 박력 있는 아콰피나까지 배우들의 개성이 흥건히 묻어난다. 

렌필드

감독 크리스 맥케이

출연 니콜라스 홀트, 니콜라스 케이지, 아콰피나

개봉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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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감독 미이케 다카시
출연 이시바시 료, 시이나 에이히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끼리끼리끼리끼리
★★★★
23년 만에 지각 개봉하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오디션>은, 세월 탓에 지금 보면 다소 거칠고 투박한 느낌이지만, 여전히 관객을 압도한다.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아들을 키우는 중년남 아오야마의 새로운 연애에 대한 로맨스 영화처럼 시작한 영화는, 매력적이면서 미스터리로 가득 찬 여성 아사미가 등장하고 그들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어떤 심연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지옥 같은 공포 영화로 변해간다. 신체 훼손이 동반된 하드고어 호러지만, 자극적인 비주얼보다는 묘한 긴장감이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면서 이끌고 간다. “끼리끼리끼리끼리…” 하는 소리는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사운드가 될 것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옴짝달싹 못 하는 공포의 진수
★★★☆
2000년 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23년 만에 정식 개봉하는 J-호러의 고전이자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대표작. 일본 현대 문학의 거장 무라카미 류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재혼 상대를 찾기 위해 영화 주연배우 오디션을 개최한 중년 남자가 겪는 끔찍한 응징극을 그렸다. 주인공이 오디션에서 이상형의 여성을 만난 후부터 펼쳐지는 긴장전은 익히 알려진 대로 후반 10분에 집약된 시청각적 공포로 관객에게 소스라치는 지옥 체험을 선사한다. 눈앞에 펼쳐지는 참혹한 광경에 아연실색하다가 이내 밀려드는 서글픈 정서에 휩싸인다. 

오디션

감독 미이케 다카시

출연 이시바시 료, 시이나 에이히

개봉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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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공장
감독 조은성
출연 심희섭, 전혜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악전고투 로맨스
★★★
제목엔 ‘낭만적’이라는 표현이 들어가지만, <낭만적 공장>은 전쟁 같은 로맨스를 다룬다. 공장 경비로 취직한 복서(심희섭)와 공장 노동자인 복희(전혜진). 진흙탕 같은 현실을 돌파하고 ‘낭만적’ 관계를 맺기까지, 그들의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된다. 투박하게 직진하는 영화. 심희섭과 전혜진, 두 배우의 조합이 좋다.

낭만적 공장

감독 조은성

출연 심희섭, 전혜진, 한승도, 박수영

개봉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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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감독 스콧 벡, 브라이언 우즈
출연 아담 드라이버, 아리아나 그린블랫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기발한 소재, 아쉬운 가공력
★★☆
<쥬라기 공원> 시리즈가 유전자 기술을 통해 중생대의 공룡들을 현재로 불러왔다면, <65>는 다른 문명의 존재들이 인류가 출현하기 전인 6,500만 년 전의 지구에 불시착해 공룡과 맞닥트린다는 설정이다. 안타까운 건 뛰어난 상상력의 소재를 영화로 만들어낸 솜씨가 아쉽다는 것. 까마득한 과거의 지구와 그 시기 생명체들을 재현한 스펙터클은 괜찮은 편이었지만,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좀처럼 텐션이 생기지 않고 비슷한 상황의 반복처럼 느껴진다. 아담 드라이버는 분투한다.

65

감독 브라이언 우즈, 스콧 벡

출연 아담 드라이버, 아리나 그린블랫, 클로에 콜맨

개봉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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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이면
감독 히라카와 유이치로
출연 세이노 나나, 마츠자카 토리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시지쿠와 세이지의 10년 후를 그리다
★★★
콘도 요시후미 감독의 1995년작으로 지브리 대표작으로 꼽히며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첫사랑 애니메이션이 실사 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원작의 배경이었던 1988년에서 10년 후인 1998년의 이야기를 덧붙여 주인공 시즈쿠와 세이지의 꿈과 사랑을 진행형으로 전개한다. 중학생 시절은 원작의 향수를, 20대가 된 주인공들의 사연은 팬들의 기대와 호기심을 자극한다. 원작과 비교보다 원작의 후일담 격으로 본다면 무난한 로맨스 영화. 

귀를 기울이면

감독 히라카와 유이치로

출연 마츠자카 토리, 세이노 나나, 야마다 유키, 우치다 리오

개봉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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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머드 사우루스: 기계공룡제국의 침략
감독 강대일
출연 김서진, 지수, 이세온, 문소희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국산 VFX 애니메이션의 스크린 등판
★★★
시즌 2까지 제작된 VFX 애니메이션 <아머드 사우르스> 첫 번째 극장판. 극장판을 위한 오리지널 스토리가 아닌 TV 시리즈 에피소드를 모은 내용으로 티렉스, 트리케라톱스, 프테라노돈, 랩터 등 인기 공룡들과 로봇의 합체 장면을 큰 스크린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박진감 넘친다. 아머드 사우르스와 기계공룡제국의 최강 빌런 플라우투스가 벌이는 전투 장면이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국내 VFX 기술로 만든 야심찬 다이노버스터의 진가를 극장에서 확인해 보시길. 

아머드 사우루스: 기계공룡제국의 침략

감독 강대일

출연

개봉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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