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영화 제작·배급사 워너브라더스가 올해로 창사 100주년을 맞았다. 1923년 4월 워너 형제가 설립하여 미국 영화 산업의 선두 주자로 자리 잡은 워너브라더스는 100년에 걸쳐 수많은 걸작을 제작, 배급해 왔다. 100주년을 맞아 국내외로 다양한 창립 기념행사들이 열리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CGV가 100주년 기념 워너브라더스 사의 SF 영화 4편을 재상영하는 특별전을 열기도 했다. 그렇다면 100년의 역사를 이끌어 온 워너브라더스의 최대 히트작은 무엇일까.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영화 10편을 순위별로 정리해 봤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
<호빗: 다섯 군대 전투>

10위 <호빗: 다섯 군대 전투>

영광의 TOP10 안에 들게 된 첫 번째 작품으론 <호빗> 트릴로지의 마지막 작 <호빗: 다섯 군대 전투>가 차지했다. J.R.R 톨킨의 1937년 소설 「호빗」을 바탕으로 영화화된 이 작품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스핀오프다. 유종의 미를 거둘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었으나 아쉽게도 전 세계 박스오피스 9억 5천만 달러로 10억 불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제작비는 총 2억 5천만 불이 들었는데, 북미 박스오피스가 제작비와 유사한 금액을 기록하며 집계가 마감됐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 기준 2014년 2번째로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에 이름을 올리며 흥행 레이스를 마무리했다(1위는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가 차지했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

감독 피터 잭슨

출연 마틴 프리먼, 이안 맥켈런, 리처드 아미티지

개봉 2014.12.17. / 2021.12.02.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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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9위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호빗: 다섯 군대 전투>에 이어 2편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가 나란히 9,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는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긍정적인 호평을 들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로튼토마토 지수가 74%로,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수치에 속한다(1편은 64%, 3편은 59%를 받았다). 찬사 속에 영화는 북미에서만 2억 5,840만 달러를, 기타 국가에선 7억 60만 달러를 벌어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기준 총 9억 5,900만 달러를 회수할 수 있었다. 북미 외 가장 큰 수익을 거둔 국가는 중국으로, 총 3,3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호빗: 뜻밖의 여정>의 성공으로 트릴로지의 제작비를 모두 거두었기에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는 마케팅비 등 기타 금액을 제외하곤 모두 순수익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감독 피터 잭슨

출연 휴고 위빙, 마틴 프리먼, 루크 에반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이안 맥켈런, 리처드 아미티지, 케이트 블란쳇, 올랜도 블룸, 앤디 서키스, 크리스토퍼 리, 에반젤린 릴리

개봉 2013.12.12. / 2021.11.24.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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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1부>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1부>

8위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1부>

<해리 포터> 시리즈를 마무리할 첫 번째 파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1부>. 본격적으로 볼드모트의 호크룩스를 찾아 파괴하기 위해 떠난 해리포터 3인방의 이야기를 그렸다. 시리즈의 마지막 여정에 다다른 만큼 팬들의 기대도 더욱 컸을 터.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1부>은 북미에서만 개봉일에 6,17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총 9억 6천만 불을 기록하며 8위에 랭크됐다. 개봉 당시 북미를 제외한 해외 수익 총액에선 높은 성적을 거두며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다음으로 해외에서 높은 수익을 올린 해리포터 영화가 됐다. 총 제작비는 파트 2까지 합쳐 2억 5천만 달러로, 파트 1에서 제작비를 회수하게 됐다. 한국 관객 수는 총 280만 명. 시리즈의 이름값 치고는 크게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편에 속한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1부

감독 데이빗 예이츠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개봉 201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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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7위 <다크 나이트>

7위는 2008년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 감독의 배트맨 트릴로지 중 두 번째 작품, <다크 나이트>가 차지했다. 놀란 형제의 치밀한 각본과 리얼리티를 살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연출, 히스 레저가 빌런 '조커' 역을 맡아 희대의 연기를 선보이는 등 여러 면에서 극찬 받으며 지금까지도 '슈퍼히어로물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개봉 이후 여러 흥행 기록을 경신한 건 당연지사. 당시 10억 불을 돌파해 2008년 최고의 수익을 올린 영화에 등극했을 뿐만 아니라, 슈퍼히어로 영화 최초로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10억 달러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북미에서만 총 5억 3천만 불의 수익을 거뒀는데, 이는 지금까지도 북미에서 워너 브라더스에 가장 많은 수익을 가져다준 영화로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다크 나이트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크리스찬 베일, 히스 레저, 아론 에크하트

개봉 2008.08.06. / 2020.07.01.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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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뜻밖의 여정>
<호빗: 뜻밖의 여정>

6위 <호빗: 뜻밖의 여정> 

<호빗: 뜻밖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으로부터 60년 전 중간계를 배경으로 빌보 배긴스의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호빗>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첫 번째 작품으로,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이후 9년 만에 제작됐다. 평단의 찬사가 이어졌던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와는 달리 무난하면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최종 흥행 수익이 10억 1,7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시리즈 중 유일하게 10억 달러를 넘긴 작품으로 남았다. 1편의 제작비는 약 2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트릴로지 전체의 총 제작비 5억 달러를 1편에서 거뜬하게 넘기며 순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한편, 앞서 소개한 <호빗> 트릴로지와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의 박스오피스 성적들을 비교해 보았을 때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흥행 수익이 비례하게 올라간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달리 <호빗>은 성적이 점차 떨어지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시리즈의 완성도 및 흥행성, 어쩌면 대중의 관심까지 점차 떨어졌음을 시사하는 방증이라 할 수 있겠다.  

호빗 : 뜻밖의 여정

감독 피터 잭슨

출연 마틴 프리먼, 이안 맥켈런, 리처드 아미티지

개봉 2012.12.13. / 2021.11.18.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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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5위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마법 판타지, 그 전설의 시작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2001년 개봉해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며 마법 세계의 서막을 열었다. 총 제작비는 1억 2,500만 달러로, 당시 9억 7,4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2001년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작품이 됐다. 북미에서만 3억 달러를 돌파하며 약 1/3의 이익을 거둔 셈. 이후 세계적으로 꾸준히 재개봉을 하다가 2020년 중국에서 4K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하며 10억 달러를 돌파, 총 10억 1,700만의 수익을 기록했다. 개봉한 지 19년 만이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 중에서는 두 번째로 10억 달러 클럽에 가입한 작품이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감독 크리스 콜럼버스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엠마 왓슨

개봉 2001.12.14. / 2021.09.15.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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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조커>

4위 <조커> 

히어로 영화 속 빌런을 단독 주연으로 세운 영화 중에서도 <조커>가 차지하는 위치는 꽤 남다르다. 일반적인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닌 범죄 드라마에 가까운 이 영화는 조커의 잔혹성을 표현하기 위해 (흥행에 도움이 안되는) R 등급이라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DC로선 이례적인 결단이었다. 거기에 제작비는 5~7천만 달러로, 배트맨 등 다수의 코믹스 실사 영화 제작비의 1/3밖에 되지 않는 저예산이었다. 개봉 전 낙점된 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이미 연기파 배우로 정평이 나있었는데도 잭 니콜슨, 히스 레저의 조커를 넘을 수 있을지 관건이었다. 메가폰을 잡은 감독은 토드 필립스였는데, 주로 코미디 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낸 감독이었기에 <조커>의 탄생엔 기대와 우려가 함께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초연된 <조커>는 코믹스 원작 영화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반전을 꾀했다. 정식 개봉 이후엔 승승장구였다. 북미에서만 3억 3천 불을 기록했으며 국내에선 입소문을 타고 총 520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최종 기록은 10억 7,400만 달러. R 등급 영화로선 최초이자 최고였다. <데드풀> 시리즈가 갖고 있던 7억 8천만 달러라는 기록을 훌쩍 뛰어넘으며 경신한 것. 제작비, 마케팅비 등을 제외하고 거둔 <조커>가 순수익은 약 4억 4천만 달러다. 

조커

감독 토드 필립스

출연 호아킨 피닉스

개봉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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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라이즈>
<다크 나이트 라이즈>
<다크 나이트 라이즈>

3위 <다크 나이트 라이즈> 

대망의 TOP 3는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의 마지막 작품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차지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 중 최고 수익을 기록한 영화로,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총 10억 8,100만 달러를 벌었다. 워너브라더스가 배급한 영화 중 세 번째로 10억 불을 돌파한 작품이자 영화 역사상 10억 달러를 돌파한 13번째 작품이 됐다. 제작비는 전작보다 많은 2억 5천만 달러가 투입했는데, 북미에서만 최종적으로 4억 4천만 불을 기록하는 등 워너브라더스 사 작품 중 역대 북미 수입 2위에 랭크되는 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서도 <다크 나이트>의 흥행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작 <인셉션>의 성공에 힘입어 640만 관객을 동원했다. 메인 빌런 베인 역에 톰 하디가 출연해 압도적인 중압감을 선사하였으며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 한스 짐머의 탁월한 음악이 어우러져 비평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들었다. IMAX를 선호하는 놀란 감독답게 첫 오프닝부터 경이로울 정도의 IMAX 신을 선사하며 남다른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덕분에 <아바타>에 이어 전 세계 IMAX 수익 1억 불을 돌파한 두 번째 영화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크리스찬 베일, 조셉 고든 레빗, 게리 올드만, 앤 해서웨이, 톰 하디, 마리옹 꼬띠아르, 마이클 케인, 모건 프리먼

개봉 2012.07.19. / 2020.07.08.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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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맨>
<아쿠아맨>
<아쿠아맨>

2위 <아쿠아맨>

<저스티스 리그>의 혹평 속에 마침내 출격한 DCEU의 여섯 번째 주자 <아쿠아맨>.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가운데, <아쿠아맨>의 첫 솔로 무비 데뷔는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제작비와 기술력 등의 문제로 쉽게 제작이 어려웠던 해양 판타지 장르 영화의 한계를 넘어서며 DC 특유의 압도적인 CG 비주얼과 제임스 완 감독의 연출력이 더해져 연출 면에서 흠잡을 틈이 없었다. 북미에선 크리스마스를 약 5일 앞두고 12월 21일 개봉해 크리스마스와 새해 극장가를 노려 관객 몰이에 성공했다. <아쿠아맨>은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11억 4,800만 달러를 벌어들여 워너의 다섯 번째 10억 달러 돌파 작품이 됐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꺾고 DC 코믹스 원작 영화 중 최고 흥행작의 자리에 앉게 된 건 당연한 결과였다. <아쿠아맨>엔 제작비와 마케팅비를 포함해 총 3억 달러의 금액이 투자되었으니, 순수익으로 최소 5억 이상에 달하는 금액을 번 셈이다. <아쿠아맨>의 흥행은 후속작 제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즉각적으로 2편 제작이 확정할 수 있었다(2편보다 리부트가 먼저 된 건 아무도 생각 못 했지만). 2편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전작에 이어 제임스 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오는 12월 20일 북미에서 개봉한다.

아쿠아맨

감독 제임스 완

출연 앰버 허드, 제이슨 모모아, 윌렘 대포, 패트릭 윌슨, 니콜 키드먼, 돌프 룬드그렌

개봉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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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

1위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 

장대한 마법 판타지 서사의 피날레. 워너브라더스 사의 이름을 빛낸 영광의 1위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가 차지했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는 최종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13억 4,2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유종의 미를 아름답게 거뒀다. <해리 포터> 시리즈 중 최고의 성적이자 2011년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 시리즈 중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는 비평가들의 예측이 정확하게 들어맞은 셈이다. 북미에서만 총 3억 8,140만 달러를, 외국 시장에서는 9억 6,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개봉 당시 전 세계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12년간 마블을 포함한 수많은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기록을 세운 탓에 현재는 16위에 랭크되어 있다. 국내에선 440만 명을 넘으며 시리즈 중 가장 많은 국내 관객 수를 기록했다(1부 관객수는 280만 명이었다). 

해리 포터 삼총사

+) 여담으로, 순위권에 들지 못한 11위부터 14위까지 모두 <해리 포터> 시리즈가 랭크되었다. 11위는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12위는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가, 13위는 <해리 포터와 불의 잔>, 14위는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이 차지했다.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19위다.


씨네플레이 객원기자 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