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감독 이상용
출연 마동석, 이준혁, 아오키 무네타카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반가운 (그런데 이제 힘이 아주 센) 동창 만나듯 
★★★
확실하게 ‘아는 즐거움’으로 승부한다. “나쁜 놈은 그냥 잡는” 단순하고 속 시원한 일갈이 시리즈를 관통하는 여전한 통쾌함이다. 웬만해선 안위가 걱정되지 않는 주먹, 한 끗 모자란 언어 감각의 소유자인 마 형사를 다시 만나는 반가움은 아직 확실하다. 악당을 두 명으로 내세웠지만 파괴력은 오히려 덜한 편. 잔혹한 묘사는 이미 충분한 것으로 봐서 캐릭터 설계 차원에서의 아쉬움으로 지적할 만하다. 비슷한 템플릿 안에서 사건과 몇 가지 디테일을 변주하는 반복성, 유머와 개그 사이의 중심 잡기가 앞으로의 과제로 보인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이 주먹 어디까지 세지는 거예요?
★★☆
이제 마동석의 마석도는 형사라기보다는 슈퍼히어로다. 시리즈를 거듭하며 파워를 더해간 주먹은 마음 졸이지 않고 액션을 즐길 수 있게 한다. 결국 악당들은 마형사에게 무참히 맞을 것이며 정의는 그의 근육으로 실현될 거니까. 세 편의 영화에서 동일하게 반복된 악당의 등장과 범죄의 심화, 마석도의 응징은 이 프랜차이즈의 색깔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너무나 쉽게 예측 가능하다. 이번에는 빌런을 둘로 쪼개는 변주를 줬지만 큰 틀은 동일하다. 반복되는 시리즈의 피로를 마동석 개인의 매력으로 돌파하는 것은 여전하나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기대 속 선방, 풀어야 할 숙제
★★★
마석도(마동석) 등장과 함께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걸 보면서 관객들이 이 영화에 웃을 준비를 하고 왔음을, 마동석이라는 배우를 매우 좋아한다는 걸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범죄도시>가 쌓은 브랜드 힘이고, 마동석과 마석도가 빚어낸 시너지일 것이다. <범죄도시3>는 관객의 기대 포인트에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석도 특유의 원펀치 괴력은 여전하고, 예상 못 한 지점을 파고드는 유머도 유효하다. 비슷한 차림새임에도, 몇몇 변주를 통해 식상한 느낌을 최소한 것이 특기할 만. 1편의 빌런들이 워낙 개성 충만했었던지라 빌런 만족도에 대한 허들이 높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인데, 그런 면에서 이준혁이 연기한 ‘빌런 직업’은 다소 의외이긴 하다. 한국 범죄물에서 너무 흔하게 사용돼 온 악인 직업인지라, 경우의 수가 다 읽힌달까. 마석도의 매력은 다시 한번 확인 사살했으니, 시리즈 장기 연장의 꿈을 위해선 빌런 캐릭터 빌드업에 각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흥행 시리즈의 뒷걸음질 
★★★
2편의 천만 흥행으로 코로나 시대에 한국 영화의 구원투수가 된 <범죄도시>는 시리즈 제작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성급히 서두른 탓인지 3편의 만듦새는 전편만 못하다. 금천서를 떠난 마석도 형사가 광역수사대로 무대를 넓혀 새로운 팀원들과 활동하는 설정으로 변화를 꾀하지만, 결과는 신통찮다. 나쁜 놈은 맞아야 한다는 마석도의 통쾌한 응징 액션과 새 캐릭터들이 꾸리는 웃음 타율 정도에 만족해야 한다. 이를 제외하곤 한국형 범죄 액션 영화 공식에 짜 맞춘 모양새에 헐거운 구석까지 심심찮게 드러난다. 이 시리즈를 추동하는 기획력에 주춤 신호가 감지된다. 아오키 무네타카, 쿠니무라 준 등 야심 차게 기용한 일본 배우들과 새로 합류한 좋은 배우들의 활용에도 아쉬움이 든다. 이준혁은 악역의 한계와 상관없이 연기 폭이 넓은 배우임을 입증한다. 

범죄도시3

감독 이상용

출연 마동석, 이준혁, 아오키 무네타카, 이범수, 김민재, 이지훈, 전석호, 고규필

개봉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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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팰리스
감독 가성문
출연 김선영, 이윤지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돈이 만든 전쟁의 풍경
★★★☆
갈등의 원인을 만든 진짜 주체가 무책임한 뒷짐지기를 택한 사이 벌어지는 생활 전쟁의 풍경. 수면에 던져진 돌보다 그로 인한 파장을 꾸준하고 깊게 들여다보는 영화다. 거기에 비친 것은 돈의 천박성이 얼마나 교묘한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사람이 어떻게 인간성으로부터 미끄러질 수 있는지다. 흩어진 듯 보이는 여러 사회 부조리를 한 곳에 응축시키는 글과 연출이 꼼꼼하게 만든 바탕 위에서 욕망과 절망, 수오지심과 뻔뻔함 사이의 낙차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힘이 어마어마하다. 이 영화의 김선영과 이윤지는 한순간도 느슨해지지 않고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 같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꿈이 무너지는 곳
★★★☆
한국 사회의 난제인 주거 문제를 심도 있게 풀어낸 영화. 산업재해로 남편을 잃은 여성이 미분양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겪는 일들은 현실에서 벌어지는 각종 부동산 문제뿐 아니라 노동문제까지 날카롭게 포착한다. 어렵게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었던 주인공의 선택이 연쇄 파국을 몰고 오는 상황은 생존을 위협받는 현실의 노동자, 소시민을 떠올리게 한다. 극 중 평범한 인물들의 아우성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결코 우리와 무관할 수 없는 사회 이슈를 신중하게 다룬 가성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드림팰리스

감독 가성문

출연 김선영, 이윤지, 최민영, 김용준

개봉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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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는 소녀
감독 콤 바이레드
출연 캐서린 클린치, 캐리 크로울리, 앤드류 베넷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소녀의 세계
★★★☆
클레어 키건의 소설 「맡겨진 소녀」를 영화화한 작품. 아일랜드의 어느 가난한 집 소녀 코오트(캐서린 클린치)가 여름 방학 동안 먼 친척 집에 맡겨지면서 겪는 일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이렇다 할 극적 사건이 일어나진 않지만, 코오트의 내면 속에선 거대한 감정의 요동 파도가 일어난다. 영화는 이러한 ‘정중동’의 톤을 탄탄한 영상미로 관객의 마음에 전달한다. 코오트 역을 맡은 아역 배우의 성숙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비어있음’이 침묵으로 채워지는 기적
★★★☆
“모든 문장이 문체와 감정을 어떻게 완벽하게 배치하는지에 대한 가르침”. 원작 소설 「맡겨진 소녀」에 붙은 찬사다. 그렇다면 장점으로 평가받은 문체를 영상은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는가. 이것 너무 어려운 미션 아닌가. 그러나 콤 바이레드 감독은 소녀의 시점에서 쓰인 소설 속 언어를 스크린으로 이주시키면서 내레이션 도움 하나 받지 않고, ‘불행의 침묵’이 ‘위로의 침묵’으로 전이되는 순간들을 먹먹하고도 정교하게 포착한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소녀(캐서린 클린치)가 먼 친척인 에이블린(캐리 크로울리)과 션(앤드루 베넷) 부부 집에서 여름 한 시절을 머물며 난생처음 느끼는 감각, 거대한 슬픔을 ‘침묵할 기회를 놓쳐 버린’ 이웃으로 인해 들켜버린 션 아저씨의 마음, 끝내 터져 나온 눈물을 틀어막는 에이블린의 손길이 애틋하고도 뭉클하다. 서로의 ‘비어있음’이 침묵으로 채워지는 놀라운 기적이 이 영화에 있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탄탄한 문학성에 사로잡히는 시간 
★★★☆
유년 시절의 여름 한 철은 이전의 나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특별한 경험과 성장의 시간이기도 하다. 아일랜드 작가 클레어 키건의 주옥같은 단편 소설 「맡겨진 소녀」(2009)를 영상으로 옮긴 영화는 친척 집에 ‘맡겨진’ 어린 소녀가 가족의 보살핌과 관심을 처음 경험하며 겪는 감정들을 세심한 손길로 다룬다. 원작이 지닌 단편의 정수가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까닭이다. 마지막 장면이야말로 영화의 최대 승부처인데, 군더더기 없는 연출과 연기가 원작의 감동을 되살린다. 

말없는 소녀

감독 콤 바이레드

출연 캐서린 클린치, 캐리 크로울리, 앤드류 베넷

개봉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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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당신에게
감독 델핀 르에리시
출연 프랑수아 베를레앙, 라 리보트, 캐이시 모테 클레인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춤추고 애도하고 사랑하라 
★★★☆
남편은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내를 대신해 춤을 추기로 결심한다. 이렇게 75세의 주인공이 현대무용에 도전하는 이야기가 가족, 코미디, 드라마, 춤 영화를 흥겹게 넘나든다. 무엇보다 영화에 흐르는 로맨스 정서가 여러 장르를 하나의 몸짓으로 아름답게 포갠다. 마지막 공연 장면은 예상보다 훨씬 더 독특한 감흥을 선사한다. 영화를 보면 국내 제목으로 쓰인 ‘사랑하는 당신에게’라는 대사가 유독 애틋하게 와닿을 것이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감독 델핀 리허리시

출연 프랑수와 벨레앙, 라 리봇, 케이시 모텟 클레인

개봉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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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포켓몬스터DP : 아르세우스 초극의 시공으로
감독 유야마 쿠니히코
출연 유야마 쿠니히코, 오오타니 이쿠에, 우에다 유지, 토요구치 메구미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시공을 초월하는 포켓몬 극장판 
★★★☆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열두 번째 극장판. 지난해 국내 정식 개봉한 <극장판 포켓몬스터 DP: 기라티나와 하늘의 꽃다발 쉐이미>(2008)에 이어 <포켓몬스터 DP> 시리즈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명불허전 작품이다. 포켓몬 세계관의 최강자인 아르세우스와 연관된 시공간을 초월한 모험극으로 세월을 거스른 명작의 위용을 실감한다. 아르세우스의 압도적 강력함과 더불어 전설의 포켓몬 디아루가, 펄기아, 기라티나의 대결은 여전히 포켓몬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극장판 포켓몬스터DP : 아르세우스 초극의 시공으로

감독 유야마 쿠니히코

출연 마츠모토 리카, 오오타니 이쿠에, 우에다 유지, 토요구치 메구미, 코자쿠라 에츠코, 하야시바라 메구미, 미키 신이치로, 이누야마 이누코, 니시무라 치나미, 유키노 사츠키

개봉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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