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함과 순수, 퇴폐와 허무. 이 모든 캐릭터를 한 몸에 품을 수 있는 여배우가 또 있을까? 전도연은 한국영화 정점에 항상 이름을 올렸고, 칸의 선택을 받은 배우가 되었다. TV를 통해 연기를 시작한 그녀는 당시 톱스타였던 심은하, 고소영처럼 화려한 외모는 아니었지만, 각종 드라마에서 얼굴을 알리며 성장하고 있었다. <닥터 봉>(1995), <은행나무 침대>(1996), <초록물고기>(1997), <넘버3>(1997) 등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한석규에 비해 <접속>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그녀는 경력이며 외모며 여러모로 부족해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도연을 캐스팅한 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시나리오를 논리적, 지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해석하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이 있다”는 말로 전도연을 설명한다. 무심한 표정으로 상실의 감정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전도연은 영화 <접속>을 통해 화려하게 스크린에 등장한다. 20년간 한국영화계를 이끌어온 대배우 탄생의 순간이었다.
영화를 더욱 빛낸 음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