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점에서 이소룡 액션의 혁신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쉽게 말해 이소룡은 ‘짜고 치는’ 티가 심하게 나는 기존의 액션을 탈피해, 보다 빠르고 실전적인 액션을 지향하고자 했다. 그의 영화에 상대역으로 동원된 배우들, 예를 들면 <맹룡과강>의 척 노리스와 황인식, <용쟁호투>의 밥 월과 석견(심지어 1913년생으로 이미 환갑이었음에도 선풍각을 찰 정도의 달인었다), <사망적유희>의 지한재와 카림 압둘 자바이 실은 상당기간의 수련을 거친 사람들이었음을 보면 알 수 있다. 자신의 속도와 힘을 받아낼 수 있는 '우께'(기술을 받는 자)들을 부르고 실제 무술인답게 실전 동작을 중심으로 한 가운데, 필요한 선에서의 영화적 과장을 섞음으로써 이전의 양식적인 액션을 대체하고 권격 영화의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