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간다>, <우는 남자>, <더 폰> 등의 영화와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비밀의 문>, <후아유-학교 2015> 등에 출연한 장인섭. 말랐지만 단단한 체격,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얼굴, 체중의 변화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이미지까지, 그는 한 두 가지로 타입화시키기 어려운 배우다. 장현상 감독의 영화 <사돈의 팔촌>이 금기의 영역을 다루는 멜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성장 영화의 싱그러움을 줄 수 있는 이유는 배우 장인섭 덕분이다. <사돈의 팔촌>에서 관객을 미소짓게 만드는 ‘8할’을 담당하고 있는 배우 장인섭은 미숙한 소년의 혈기와 해사한 청년의 온기를 함께 갖고 있는 캐릭터 태익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올해 장인섭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찰청 팀장 천인숙(전혜진)의 동료 형사 민철 역으로 출연한 그는 한재호(설경구), 조현수(임시완)와 극한의 대립을 펼친 바 있다. 선한 인상으로 속내를 짐작할 수 없는 미소를 짓던 민철은 또 한 명의 ‘불한당’이었다. 이야기 속에서 평범함이라는 무기로 비범한 순간을 만들어 내는 일은 늘 반전 이상의 짜릿함을 선사해준다. 배우 장인섭의 그 무기가 위험하지 않게 반짝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