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올리기만 해도 추운 기운이 느껴지는 남극은 그 어떤 동물도, 심지어 감기 바이러스조차 살 수 없는 장소입니다. 이곳에 모인 여덟 명은 대기학자 하라, 통신담당 료, 의사 후쿠다, 기상학자 히로시, 차량 담당 켄, 설빙학자 모토와 그의 팀원인 니이얀, 그리고 요리사 니시무라 준입니다.
가족들과 떨어져 외로운 기러기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유일한 낙이 있다면 니시무라의 요리를 먹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면 이들이 남극을 탐사하러 간 건지 음식을 먹기 위해 간 건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니시무라를 제외하면 모두 요리를 먹을 줄만 알지 할 줄은 모르는 남자들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습니다.
한 예로 ‘오늘의 요리’가 최대의 관심사인 대원들은 우연히 재료 창고에 있는 새우를 발견하고 니시무라에게 ‘에비 후라이(새우튀김)’를 해달라고 보챕니다. 하지만 이 새우는 ‘이세에비’라고 불리는 종으로 생선만한 크기라 회라면 모를까 튀김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니시무라가 아무리 얘기를 해도 대원들의 마음은 이미 ‘에비 후라이’로 대동단결한 터! 결국 대원들의 뜻에 따라 튀김을 만든 그날, 대왕새우의 크기를 보고 놀란 대원들은 멍한 표정으로 역시 큰 새우는 회가 좋을 뻔했다고 말하며 힘겹게 튀김을 먹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1박2일’ 등을 보면 남자들끼리 모여 엉뚱한 실수를 늘어놓는 게 너무 재미있는데요, 이 영화도 그런 비슷한 코드로 웃음을 유발하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