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번째 부산국제영화제가 열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끝이 났습니다. 지난해 영화제는 부산시의 외압에 반발한 영화인들의 보이콧과 급작스레 시행된 김영란법, 해운대를 강타한 태풍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상당히 침체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올해는 작년보다 많은 국내외 영화인들과 관객들이 방문해 응원의 말을 전하며 영화제를 빛내주었습니다. 지난 10월 12일부터 21일까지의 영화제 기간 중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화제의 순간들,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수상작과 영화인들을 모아보았습니다.


개막식 주인공은 나야, 나!

첫날 개막식 사회를 본 장동건과 윤아부터 손예진, 문근영, 이병헌, 아오이 유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등 수많은 국내외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지만, 올해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우는 서신애였습니다. 아역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한 그녀는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큰 화제가 되었죠.


부산에서 만난 첫 현직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영화제에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는데요. 대통령은 “세계 5대 영화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가 3년간 침체된 게 가슴이 아파서 힘내라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하며 영화제에 큰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또한 영화 <다이빙벨> 상영으로 영화제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지원금이 줄어든 일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키면 부산영화제가 되살아날 거라고 믿는다”는 말을 덧붙였죠. 그 어떤 말보다도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장 필요하고 가장 힘이 됐던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VR 시네마 in BIFF의 인기

영화의 전당 비프힐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건 VR 시네마 행사장에 길게 줄을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올해 처음 개최된 VR 시네마 in BIFF는 미래형 가상현실 극장으로, 많은 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행사장에서는 초급, 중급, 고급의 콘텐츠 단계별로 전 세계 36편의 중단편 VR 영화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13일부터 20일까지 하루 평균 천 명의 관람객이 VR의 세계를 체험하며, 평소 접하기 힘든 VR이라는 기술에 친숙하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를 추모하며

이번 영화제 곳곳에서는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출장 중 세상을 떠난 故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부 집행위원장 겸 수석 프로그래머를 추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22년간 부산국제영화제 창립과 아시아 영화인 발굴을 주도한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지석상’이 신설되었구요. 영화제의 모든 상영작에는 그를 추모하는 “In Loving Memory of KIM Jiseok”(김지석을 추모하며) 문구가 들어갔습니다. 지난 15일 저녁에는 그를 기리는 추모 행사 ‘김지석의 밤’이 열렸는데요. 그의 영결식에 참석하지 못한 국내외 영화인들을 위해 특별히 영화제 기간 중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픽
<죄 많은 소녀>
<폐색>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故 스즈키 세이준 감독
한국영화 공로상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집행위원장 크리스토프 테레히테
뉴커런츠상 <죄 많은 소녀> <폐색>
지석상 <마릴라: 이별의 꽃> <금구모궐>
▶비프 메세나상 <소성리> <센난 석면 피해 배송소송>
선재상 <대자보> <마돈나>
올해의 배우상 박종환(<밤치기>), 전여빈(<죄 많은 소녀>)
KNN 관객상 <여름의 끝>
시민평론가상 <얼굴들>
비전감독상 <이월> 김중현 감독, <밤치기> 정가영 감독
CGV 아트하우스상 <소공녀>
부산시네필상 <자유인>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 <이월>
국제영화평론가협회(FIPRESCI)상 <살아남은 아이>


씨네플레이 에디터 박지민
사진 씨네21 BIFF 데일리 사진팀
 
재밌으셨나요? 아래 배너를 눌러 네이버 영화를 설정하면 영화 이야기, 시사회 이벤트 등이 가득한 손바닥 영화 매거진을 구독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