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드>, <은교>의 정지우 감독이 신작 <침묵>으로 돌아왔다. 10 24일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침묵>(11 2일 개봉)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의 이야기다. <해피엔드> 이후 18년 만에 조우한 정지우 감독과 배우 최민식이 함께 만들어 낸 영화 <침묵>의 언론시사 반응들을 모아봤다.

침묵

감독 정지우

출연 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조한철, 이수경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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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법정 스릴러?

정지우 감독은 뻔할 것 같은 이야기를 결코 뻔한 이야기로 내놓지 않는다. 아내의 불륜을 소재로 한 치정극 <해피엔드>, 열일곱 학원생과 서른살 학원강사의 사랑을 그린 <사랑니>, 열일곱 소녀 앞에서 흔들리는 노시인의 모습을 담은 <은교>처럼 파격적인 소재들도 그의 손을 거치면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드라마가 된다. 법정 스릴러의 공식을 그대로 답습한 원작 <침묵의 목격자>(2013)가 정지우 감독의 손을 거치며 어떤 이야기로 재탄생했을까?

<침묵>, 1시간 30여분까지 기득권 혐오 이상의 무엇이 없어 보이는 뻔한 작품이 정말 정지우 감독의 것인가 의아했지만 남은 30여분 동안 법정스릴러의 화장기를 지워내고 멜로의 민낯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앞선 오해를 끌어다 속죄하고 싶은 마음마저. 진심을 발음하는 영화는 많지만 관객마저 속이는 진심을 담아낸 영화는 드물고, 게다가 그것이 자신의 원죄를 깨닫고 책임지는 남성성의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시대에 어울리는 울림을 남긴다는 점에서 <침묵>은 사려 깊은 내면을 지닌 영화다.

<에스콰이어> 민용준 에디터 (@kharismania )
쫄깃한 법정물로 시작해 관객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다가 눈물을 쏙 빼놓고는 한남자의 진심으로 귀결된다. 정지우 감독 대단하다.

<겟잇케이> 한지희 기자 (@hanfilm)
<침묵>은 치밀하게 사건의 진위를 파헤치는 영화의 옷을 입었다. 그러나 속내는 다르다. 이상하도록 얼기설기하게 구성돼 의심스럽게 '침묵'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펑'하고 터진다. 이 폭발의 주인공은 바로 최민식이다.

<일간스포츠> 박정선 기자
곽부성이 주연을 맡은 <침묵의 목격자>(2013)를 리메이크한 <침묵>. <표적>, <럭키>를 내놓은 용필름의 재해석 능력과 정지우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에 최민식의 소름 돋는 연기가 더해지며 원작을 넘어선 판본, 또는 다른 의미의 <해피엔드>가 태어났다.

이학후 영화 칼럼니스트 (@hakus97)

장르가 최민식?

“<침묵>은 장르가 최민식인 영화다.” 정지우 감독의 배우 최민식에 대한 신뢰는 이 한마디로 족하다. 매번 새로운 시도와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하는 모습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 최민식이 부와 명예, 권력과 사랑까지 가졌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고군분투하는 임태산을 연기한다.

몇 차례의 반전 끝에 드러난 진실이 관객의 뒤통수를 친다. 최민식의 표정 하나, 동작 하나에 속수무책으로 감정이 요동친다. 뒷모습으로도 관객을 울린다.

<TV리포트> 김수정 기자
정지우 감독의 연출력의 방점을 찍어주는 건 역시 배우 최민식이다. <해피엔드> 이후 18년만에 정지우 감독과 의기투합한 명실상부 '연기 귀신' 최민식은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은 남자 임태산 역을 맡아 성공을 거둔 남자의 견고함부터 사건의 실체를 마주하는 과정의 미묘한 균열과 흔들림을 치밀한 감정선으로 표현했다. 최민식 특유의 폭발력 넘치는 에너지를 쏟아내다가도 가슴을 저릿하게 하는 세심한 감정 연기는 '역시 최민식'이라는 찬사를 쏟아내게 만든다.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임태산 역을 맡은 최민식은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는 인물을 맡아 ‘역시 최민식이다’라는 감탄사를 이끌어낼 연기력을 보여줬다. 상황에 따른 그의 감정 변화가 이 영화의 최대 관전 포인트이다.

<OSEN> 이대선 기자
이 영화는 최민식의 연기에 상당 부분 기댄다. 최민식은 좀처럼 속내를 알 수 없으면서도 복잡다단한 감정을 지닌 임태산을 능숙하게 연기한다. 딸에게 불리한 증거도 돈이 된다면 가차 없이 이용하는 냉혈한으로 그려지지만, 그의 진심은 나중에야 드러난다. 마지막 그의 서늘한 눈빛에서는 오랜 시간 다져진 연기 내공이 저절로 느껴진다.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갖는 것 역시 최민식의 힘이다.

<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이야기를 받쳐주는 든든한 조력자들

영화 대부분을 지배하는 것은 물론 최민식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눈여겨볼 것은 최민식을 둘러싼 인물들과의 복잡한 관계들이다. 최민식은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해 극 중 대사인 이 세상 절대 혼자 못산다를 인용하며 똑똑하고 영리하고 매력적인 아우들과의 호흡은 굉장히 큰 덕이었다고 털어놨다. 정지우 감독이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들이라 극찬한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정승길, 이수경의 연기가 어땠는지 들어보자.

최민식에 결코 뒤지지 않는 후배 배우들의 존재감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박신혜는 변호사 최희정 역을 맡아 확신이 의심이 되며 겪는 심리적 불안감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류준열은 짧은 출연 분량에도 이전과는 전혀 색다른 연기를 펼치며 시선을 압도한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김동명 역으로 무거운 극에 웃음 포인트를 제공한다.

<텐아시아> 현지민 기자
디테일한 연기 디렉션으로 유명한 정지우 감독인 만큼, 배우들의 연기도 돋보인다. 브라운관에서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박신혜는 그간 TV드라마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다채로운 표정을 드러냈고, 박해준은 매장면 진심의 연기로 설득력을 높인다. 류준열은 <소셜포비아> 등에서 보여줬던 똘기 충만한 캐릭터로 돌아왔다. 이수경과 이하늬의 연기도 탁월했다. 두 배우가 화장실에서 욕설을 내뱉으며 치열하게 맞붙는 장면은 섬뜩할 정도다.

<TV리포트> 김수정 기자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도 좋은 편이다. 그중에서도 임태산의 약혼녀를 연기한 이하늬는 짧은 분량이지만 자신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준다. 직접 재즈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눈길을 뗄 수 없을 정도다.

<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씨네플레이 에디터 심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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