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는 고릴라 링링(<미스터 고>(2013))과
집채만 한 배를 집어삼킬 기세였던 고래(<해적 : 바다로 간 산적>(2014))가 기억나실 겁니다.
김용화 감독이 설립한 시각 특수효과(VFX) 전문 업체 덱스터 스튜디오(이하 덱스터)가
컴퓨터로 탄생시킨 캐릭터였죠.
진짜인지, 컴퓨터 그래픽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어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덱스터는 한•중 합작영화 <미스터 고>를 제작한 뒤 중국 현지법인인 덱스터 차이나를 설립해 <몽키킹 : 손오공의 탄생> <구층요탑> <타이거 마운틴> <적인걸2 : 신도해왕의 비밀> 등 많은 중국 대작 영화의 시각 특수효과를 맡았어요.
그중 <타이거 마운틴>(감독 서극)은 지난해 금마장영화제에서 <몬스터 헌트>를 제치고
최우수 시각효과상을 거머쥐기도 했어요.
덱스터의 기술력은 한국에서나 대륙에서나 알아준다는 얘기입니다.
덱스터 스튜디오와 중국 알파 픽처스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다
대륙이 그런 덱스터를 가만둘 리가 없죠.
중국 완다그룹과 레전드홀딩스그룹이 지난해 덱스터에 각각 1천만 달러를 투자했어요,
지난 연말 덱스터가 코스닥에 상장되기 직전, 김용화 감독은 에디터와의 <씨네21> 인터뷰에서 "자세하게 밝힐 순 없지만, 내년(2016년)에 중국의 한 회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는데요.
김용화 감독이 초대한 이 자리에서 그 회사가 공개됐습니다.
지난 7월 11일, 서울 상암동 덱스터 스튜디오 신사옥에서
'덱스터 스튜디오와 중국 알파 픽처스의 업무협약 체결식(MOU)'이 열렸어요.
알파 픽처스는 중국에서 가장 큰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인 알파 그룹(한화 시가총액 6.5조, 2016년 7월 기준)의 자회사입니다.
최근 할리우드의 뉴 레전시(New Regency)와 함께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투자와 배급을 맡았어요.
올해 9천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중국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갈아치웠던 <미인어>(감독 주성치)와
동명의 비디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어쌔신 크리드>(감독 저스틴 커젤, 출연 마이클 파스빈더, 마리옹 꼬띠아르)의 투자와 배급을 진행하기도 했고요.
중국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중국 회사입니다.
파트너로서 두 회사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원천 소스(IP, 소설, 영화, 웹툰 같은 영화화를 목적으로 확보한 판권)를 공동으로 기획하고,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한•중 콘텐츠 펀드를 결성하고,
공동의 투자•배급•제작•마케팅을 위한 전략적인 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잘 나가는 두 회사가 손을 잡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꾸는 김용화 감독의 덱스터는 알파 픽처스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게 됐어요. 혼자의 힘으로 도전한다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알파 픽처스 또한 덱스터가 가진 기술력과 제작 경험에 기대
완성도가 더 높은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게 됐어요.
결과를 두고 봐야 알 수 있겠지만,
두 회사는 한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게 됐어요.
두 회사가 당장 함께 하기로 한 작품은 현재 촬영하고 있는 김용화 감독의 신작 <신과 함께>예요.
얼마 전, <무한도전>에 출연한 주호민 작가가 그린 동명의 웹툰이 원작입니다.
잘 알려진 대로 저승에서 49일 동안 펼쳐지는 7번의 재판 과정에서 저승차사들이
어쩔 수 없이 인간사에 동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출연진이 화려합니다. 이정재가 저승을 다스리는 염라대왕을, 김하늘이 배신 지옥의 대왕을, 김해숙이 나태 지옥의 대왕을, 장광이 폭력 지옥의 대왕을, 정해균이 살인 지옥의 대왕을 연기합니다. 오달수와 임원희는 재판의 진행을 돕는 판관을 맡았어요.
강림 역의 하정우, 해원맥 역의 주지훈, 덕춘 역의 김향기로 구성된 저승차사 트리오는 차태현, 김동욱, 마동석, 도경수를 차례로 만난다고 합니다.
알파 픽쳐스 첸 드롱 대표는 “<신과 함께>를 시작으로 알파 그룹과 덱스터가 더 큰 범위의 합작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좋은 웹툰 IP(영화로 만들 수 있는 판권 혹은 지적 재산권-편집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역시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 함께> 같은 합작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어요. 또, 그는 “알파 그룹은 덱스터와 함께 영화나 드라마 속 캐릭터를 활용한 완구, 소비재 등 부가사업도 진행할 생각”이라고 덧붙였어요.
김용화 감독의 생각도 첸 드롱 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는 “알파그룹이 <신과 함께>를 함께 만들 만한 최적의 파트너”라며 “영화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 파트너를 만날 수밖에 없고, 그 점에서 알파 그룹은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기업”이라고 얘기했어요.
총상금 1억 원이 걸린
제1회 덱스터스튜디오
SF 판타지 시나리오 공모대전 개최
덱스터스튜디오가 SF·판타지 시나리오 공모전을 연다고 합니다.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 호러, 드라마에 비해 SF와 판타지는
충무로에서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한 장르였어요.
김용화 대표는 "어린 시절 <스타워즈>를 보고 머리가 뒤집히는 충격을 받았다.
<미스터 고>와 같은 작품을 시도했던 것도 새로운 장르에 대한 호기심이 컸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도 VFX 기술이 성장해 그동안 도전하지 못 했던 SF, 판타지 장르를
확대할 수 있는 토대가 갖춰졌다고 본다"며
"기성, 신진 작가들의 새로운 장르에 대한 아이디어와 패기를 진심으로 지원해주고 싶다.
공모전에 선정된 작품은 덱스터 스튜디오의 기획, 개발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술력과 자본을 갖췄으니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얘기죠.
총상금 1억 원이 걸린 이번 공모전은 기성과 신인 작가 모두 참여 가능합니다.
개인과 팀의 제한 없이 공모할 수 있어요.
2016년 9월 19일부터 2016년 10월 7일까지
이메일(pictures@dexterstudios.com)를 통해서만 접수 가능하고요.
공모 부문은 극영화 및 애니메이션용 SF, 판타지, 어드벤처 장르의 시나리오, 시놉시스, 트리트먼트입니다.
수상작은 심사를 통해 시나리오 부분 총 3편(대상 1편, 우수상 2편),
시놉시스/트리트먼트 부분 총 5편(대상 1편, 우수상 4편)이 선정됩니다.
수상작은 12월 개별 연락 및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발표됩니다.
자세한 공모 요강은 덱스터스튜디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펩시•사진제공 덱스터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