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씩 일본 영화가 땡길 때가 있습니다. 특히 일본 영화만이 가진 독특한 영상미가 눈에 띄는 작품들이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에디터가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들 중 일본 특유의 색감과 분위기가 돋보이는 작품 5편을 골라보았습니다. 아래 소개할 영화들은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니 기회 놓치지 마시길!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출연 나카타니 미키
제작연도 2006년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들 속 주인공은 늘 멋진 이웃나라 왕자님과 사랑에 빠져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죠. 영화 속 마츠코(나카타니 미키) 또한 그렇게 살고 싶었습니다. 사랑하고 사랑받길 원한 그녀의 인생 목표는 오직 사랑 하나였죠.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해피엔딩을 꿈꾸던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주변의 이웃들에게 '혐오스런 마츠코'로 불리다 공원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지만, 무겁고 어두운 소설과 다르게 경쾌한 노래와 발랄한 영상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영화의 미술감독인 쿠와지와 토와코는 마츠코가 만나는 남자들에 각각 색을 정했고 그에 맞춰서 세트를 제작했습니다. 덕분에 마츠코가 새로운 남자를 만날 때마다 영화의 색감이 바뀌며 눈호강 그뤠잇! 또한 화려하게 피다 진 마츠코의 인생을 꽃으로 비유하며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이 꽃으로 채워져있습니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출연 나카타니 미키

개봉 2006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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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코바야시 사토미, 이치카와 미카코
제작연도 2007년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세상 가장 조용한 바닷가의 한 마을. 이곳에 타에코(고바야시 사토미)가 여행을 옵니다. 하지만 이 마을 사람들 왠지 조금 이상한데요. 아침마다 모래사장에서 요상한 체조를 하고, 낚시를 하고, 빙수를 먹고, 가만히 앉아 사색을 합니다. 결국 타에코는 민박집을 바꿔 다른 곳으로 가지만, 이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고 마는데요.

영화의 이야기는 이게 전부입니다. 초반에는 타에코의 시선으로 바라본 마을 사람들의 기이한 행동들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새 눈이 시린 파란 바다에 한번, 특이한 마을 사람들에 또 한 번 빠지게 됩니다. 저런 곳에 가서 며칠쯤 머물러보고 싶다는 생각도 문득 들고요.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맞춰 더욱 빠르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중요한 건 조급해 하지 않는 것'이라고 심심한 위로를 건네는 영화입니다.

안경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고바야시 사토미, 이치카와 미카코, 카세 료

개봉 2007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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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이치카와 미카코
제작연도 2012년

<안경>에 이어 또 한 번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입니다. 본격 고양이 힐링 무비라고나 할까요. 결혼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사요코(이치카와 미카코)의 곁에 남자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리 봐도 고양이, 저리 봐도 고양이, 온통 고양이들뿐이죠. 고양이가 잘 따르는 특기를 살려 그녀는 외로운 사람들에게 고양이 렌탈을 하며 생계를 유지합니다. 고양이를 빌려 간 사람들은 그녀 덕분에 마음속의 외로운 구멍을 채우며 살아가죠.

존재만으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사랑스러운 고양이들, 그리고 그들과 소통하는 사요코와 외로운 사람들. 고양이라면 환장하는 냥덕 에디터에게는 너무나 재밌었던 영화였습니다. 에피소드가 하나 끝날 때마다 떠오르는 고양이 사진들마저 정말 사랑스러웠죠. 한여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내내 따뜻한 색감을 뿜어냅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마음속에 있던 구멍이 따뜻한 노란색으로 채워지는 느낌이랄까요.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이치카와 미카코, 쿠사무라 레이코, 미츠이시 켄

개봉 2012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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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악몽>
감독 미타니 코키
출연 후카츠 에리, 니시다 토시유키, 아베 히로시
제작연도 2011년

전패 기록을 가진 변호사 에미(후카츠 에리)는 어느 날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을 맡게 됩니다. 한 여자가 살해되고, 용의자로 지목된 그녀의 남편은 사건 발생 당시 가위에 눌려 움직일 수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것! 그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유일한 목격자는 그를 가위눌리게 한 무사 유령 로쿠베(니시다 토시유키)뿐입니다. 에미는 로쿠베를 찾아내 우여곡절 끝에 증인으로 소환하지만, 과연 그들은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을까요.

내용은 다소 황당하지만 나름의 개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재 자체가 만화 같은 부분이 있기에 시작부터 만화적 상상력을 살린 연출이 눈에 띄는데요. 원색의 화려한 색감을 사용하고, 풍경과 소품 등 시각적인 부분에 공등 들이며 당시 일본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우수미술상(외 10개 부문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142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늘어짐 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이죠.

멋진 악몽

감독 미타니 코키

출연 후카츠 에리, 니시다 토시유키

개봉 2011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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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마을 다이어리>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
제작연도 2015년

한국인이 사랑하는 일본 감독 중 한 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죠. 영화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합니다. 사치(아야세 하루카), 요시노(나가사와 마사미), 치카(카호) 세 자매는 작은 바닷가 마을 카마쿠라에 살고 있습니다. 15년 전 집을 떠난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으로 향한 셋은 그곳에서 이복동생 스즈(히로세 스즈)를 만납니다. 어쩐지 마음이 쓰이는 자매는 스즈에게 카마쿠라에서 같이 살자고 이야기하죠.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필름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내달리던 벚꽃터널, 반짝이는 여름의 바닷가, 고운 빛깔의 낙엽, 비에 젖은 수국 등 카마쿠라의 사계절을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아냈죠. 특히 네 자매가 마당에서 불꽃놀이를 하던 장면과 바닷가를 거닐던 마지막 장면이 깊이 남았습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

개봉 2015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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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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