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기반인 영화들은 '와, 진짜 영화 같은 얘기다' 하고 감탄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특히 스포츠를 다룬 영화들이 그렇다. 여성 테니스 선수와 남성 테니스 선수가 '스포츠계의 양성평등'을 걸고 대결을 펼치는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도 영화 같은 실화를 담았다. 당시 3만 명의 관중과 전세계 9천만 명의 시청자들이 이들의 경기를 지켜봤다는데, 사실 이 일화는 한국 관객에게 조금 낯설다. 바다 건너 유명한 스포츠계 일화를 담은 영화들, 또 뭐가 있을까?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감독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출연 엠마 스톤, 스티브 카렐

개봉 2017 영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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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은 그 이야기

<쿨 러닝>

감독 존 터틀타웁
출연 리온, 더그 E. 더그, 롤 D. 루이스
상영시간 95분 제작연도 1993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코미디 영화 <쿨 러닝>은 자메이카 최초의 봅슬레이 팀의 1988년 캐나다 캘거리 동계올림픽 여정기를 다룬다. 코미디를 위해 많은 부분이 각색됐지만, 열대 섬나라의 젊은이들이 냉대와 무시 속에서 올림픽에 출전하는 과정은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안겨주는 모범적인 결과물로 남았다. 지금도 코미디와 스포츠 조합의 영화를 언급할 때면 한 번쯤은 등장한다. 국내에선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영화 <국가대표>와 관련해 언급된 적이 있다. 주제가로 쓰인 지미 클리프의 레게 곡 'I Can See Clearly Now'도 큰 사랑을 받았다.

쿨 러닝

감독 존 터틀타웁

출연 리온, 더그 E. 더그, 롤 D. 루이스, 마릭 요바, 레이몬드 J. 배리

개봉 199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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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감독 브라이런 헬겔랜드
출연 채드윅 보스만, 해리슨 포드, 존 C. 맥긴리
상영시간 128분 제작연도 2013

전 세계 야구 팬들이 선망의 눈으로 보는 메이저리그. <42>는 메이저리그에 최초로 등록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재키 로빈슨을 소개한다. 수많은 인종차별에 부딪히고도 끝내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던 그는 등번호 42번이 지금까지도 영구결번으로 남았을 정도로 상징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재키 로빈슨 역은 이제 마블의 히어로 '블랙 팬서'로 등극한 채드윅 보스만이 맡았고, 해리슨 포드는 재키 로빈슨을 메이저리그에 데뷔시킨 브랜치 릭키 역으로 묵직한 연기를 보여준다.

42

감독 브라이언 헬겔랜드

출연 해리슨 포드, 존 C. 맥긴리, 채드윅 보스만

개봉 201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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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에디>

감독 덱스터 플레처
출연런 에저튼, 휴 잭맨, 크리스토퍼 월켄
상영시간 106분 제작연도 2016

영국인 최초의 올림픽 스키점프 국가대표 마이클 '에디' 에드워즈를 그린 영화 <독수리 에디>는 공교롭게도 서양에서 제작한 최초의 스키점프 영화다. 에디는 경기 때도 안경을 써야만 했던 근시에다 스키점프에 적합하지 않은 82kg의 무거운 체중 등 핸디캡이 많았다. 연습량도 많지 않아 성적 또한 좋지 않았는데, 그래서 오히려 출전만으로도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킹스맨>의 '에그시' 태런 에저튼이 마이클 에드워즈를 연기했고, '울버린' 휴 잭맨이 그의 코치 브론슨을 맡았다. 

독수리 에디

감독 덱스터 플레처

출연 태런 에저튼, 휴 잭맨, 크리스토퍼 월켄

개봉 2016 영국, 미국,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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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

감독 베넷 밀러
출연 브래드 피트, 조나 힐,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
상영시간 133분 제작연도 2011

지금은 당연한 뭔가가 처음 등장했던 당시의 혼란은 최고의 소재 중 하나다. <머니볼>이 그렇다. 메이저리그 만년 꼴찌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데이터와 통계를 바탕으로 새롭게 팀을 꾸려 마침내 메이저리그 최초 20연승에 도달하는 극적인 과정을 그린다. 할리우드에서도 손꼽히는 시나리오 작가 애론 소킨이 쓰고 <카포티>로 섬뜩한 무게감을 담았던 베넷 밀러가 메가폰을 잡았다. 거기에 새로운 방식을 과감하게 수용한 오클랜드의 단장 빌리 빈은 브래드 피트가, 데이터 분석과 통계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피터 브랜드는 조나 힐이 연기했다. 단언컨대 야구 팬에게 영화를 추천해야 한다면 반드시 넣어야 할 영화다.

머니볼

감독 베넷 밀러

출연 브래드 피트

개봉 201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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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서퍼>

감독 숀 맥나마라
출연 안나소피아 롭, 헬렌 헌트, 로레인 니콜슨
상영시간 106분 제작연도 2011

베서니 해밀턴은 세계 최초를 넘어 세계 유일의 선수다. 13살 때 상어의 습격으로 왼팔을 잃은, 외팔이 서퍼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주목 받은 건 그 이상으로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 2014년 'SURF N SEA PIPELINE PRO'에서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소울 서퍼>는 베서니 해밀턴이 팔을 잃고 다시 서퍼로 바다에 서기까지 과정을 그린다. 사실 지나칠 정도로 모범적인 전개나 전형적인 갈등 해소 등 영화적으론 아쉬운 지점도 있지만, 실화가 가진 힘이 압도하는 순간을 만나게 한다.

소울 서퍼

감독 숀 맥나마라

출연 안나소피아 롭, 헬렌 헌트, 로레인 니콜슨, 캐리 언더우드, 데니스 퀘이드

개봉 201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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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하면 역시 라이벌

<러시: 더 라이벌>

감독 론 하워드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다니엘 브륄, 올리비아 와일드
상영시간 123분 제작연도 2013

그야말로 목숨을 건 스포츠, 포뮬러 원(F1). 국내에선 접하기 힘들지만 아일톤 세나, 미하엘 슈마허, 알랭 프로스트 등의 불세출 스타들을 낳은 스포츠다. <러시: 더 라이벌>은 그 중에서도 1970년대 세기의 라이벌로 불리던 제임스 헌트와 니키 라우다의 관계를 그린다. F1 레이싱 장면을 생동감 있게 담은 것은 물론, 전혀 다른 두 인물이 '레이싱' 하나로 대립하고 때로는 힘을 합치는 과정을 재밌게 풀어낸다. 두 주인공을 맡은 크리스 헴스워스와 다니엘 브륄의 호연이 영화를 풍부하게 만든다.

러시 : 더 라이벌

감독 론 하워드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올리비아 와일드, 다니엘 브륄, 알렉산드라 마리아 라라

개봉 201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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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전차>

감독 휴 허드슨
출연 벤 크로스, 이안 찰슨, 니콜라스 파렐
상영시간 123분 제작연도 1981

1981년에 제작된 <불의 전차>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건 그 유명한 OST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불의 전차>는 1921년 파리 올림픽에 영국 대표로 참가한 해럴드 아브라함과 에릭 리델의 관계를 통해 맞수이자 협력자인 '라이벌'의 관계를 복합적으로 그렸다. 종교와 관련된 내용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세계 영화사에 이름을 남긴 작품답게 아름다운 영상과 스포츠가 주는 '순간의 미학'을 잘 포착했다. 무엇보다 미국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반젤리스의 음악이 영화의 품격을 높여줬다. 

불의 전차

감독 휴 허드슨

출연 벤 크로스, 이안 찰슨, 니콜라스 파렐, 나이젤 하버스, 다니엘 제롤

개봉 1981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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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로 기억될 이들

<우리가 바라는 기적: 인빅터스>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모건 프리먼, 맷 데이먼
상영시간 133분 제작연도 2009

스포츠와 정치의 만남은 썩 좋은 관계로 보이지 않는다(특히 우리나라에선 더욱).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기적: 인빅터스>는 올바른 정치적 신념이 스포츠와 만났을 때, 그 시너지로 세상을 바꿨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모습을 전한다. 모건 프리먼이 넬슨 만델라를(외모만으론 서양인들도 헷갈려 한다는 두 사람이 만났다), 맷 데이먼이 남아공 럭비팀의 주장 프랑소와 피에나르를 맡았다. 흑인과 백인의 벽이 높기만 했던 시절, 스포츠로 국민들의 마음을 통합시킨 만델라의 선구안에 감탄할 만하다. 또 '명품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감독으로서의 역량 또한 만만치 않단 걸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모건 프리먼, 맷 데이먼

개봉 2009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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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타이탄>

감독 보아즈 아킨
출연 덴젤 워싱턴, 윌 패튼, 도널드 페이슨
상영시간 133분 제작연도 2009

<리멤버 타이탄>은 좀 더 소규모 사회의 인종 차별과 통합을 집중한다. 1971년, 교육청령에 따라 흑인 고등학교와 백인 고등학교가 통합되자 허만 분(덴젤 워싱턴)이 미식축구부 헤드코치로 발탁된다. 인종차별 문제마저도 봉합하는 리더십을 가진 허먼 코치는 다소 이상적이기도 하지만 실존했던 인물이라 더욱 감동적이다. 노력하면 성과를 얻는다는 고리타분한 주제가 사회를 향한 통찰을 만났을 때, 새로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증명했다.

리멤버 타이탄

감독 보아즈 야킨

출연 덴젤 워싱턴

개봉 200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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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비스킷>

감독 게리 로스
출연 토비 맥과이어, 제프 브리지스, 크리스 쿠퍼
상영시간 134분 제작연도 2003

누군가 장애를 이겨내는 순간, 지켜보는 이들도 희열에 빠진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동물이 스크린에 등장하면 쉽게 마음이 동한다. 이 두 가지를 결합한 <씨비스킷>은 관객들의 마음을 완전히 흔든다. 경주를 하기에 작고 볼품없던 말 씨비스킷이 각기 삶의 의욕을 잃어가던 마주, 조련사, 기수를 만나 미국 최고의 말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기수를 영입해 경주 장면을 탄탄하게 만든 것은 물론, 1930년대 배경에 맞춘 복고적인 연출도 인상적이다. 

씨비스킷

감독 게리 로스

출연 토비 맥과이어, 제프 브리지스, 크리스 쿠퍼

개봉 200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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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디 이야기>

감독 데이빗 앤스포
출연 숀 애스틴, 네드 비티, 찰스 S. 듀튼
상영시간 116분 제작연도 1993

적어도 미국에선, 미식축구야말로 위대한 스포츠 중 하나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신체 조건, 능력을 가진 청년들이 미식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루디 이야기>는 신장 170cm로(2013년 기준 NFL 선수 평균 신장은 185cm다) 그런 미식축구계에 도전한, 노트르담 대학 미식축구 선수 다니엘 E. 루티거의 이야기다. 실제로 키가 170cm인(그리고 훗날 더 작은 호빗 샘 역을 맡게 된) 숀 애스틴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키도 작고 가정 형편도 시원찮은 루디가 명문대이자 미식축구 명가인 노트르담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과정은 뻔하지만 정석적인 스포츠 영화의 힘을 전한다.

루디 이야기

감독 데이빗 앤스포

출연 숀 애스틴, 네드 비티, 찰스 듀튼, 제이슨 밀러, 릴리 테일러, 로버트 프로스키

개봉 199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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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비극적인 순간

<폭스캐처>

감독 베넷 밀러
출연 채닝 테이텀, 스티브 카렐, 마크 러팔로
상영시간 134분 제작연도 2014

국내에선 영화 인지도도 낮고, 실화도 유명한 편이 아니지만 당시 미국 사회를 흔들었던 일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명문가의 일원인 존 E. 듀폰이 미국 레슬링의 영웅이었던 슐츠 형제와 엮인 일이다. 실화라는 걸 알고 봤던 에디터도 그 결말까지는 몰랐기에 보면서 굉장한 충격을 받았었다. <머니볼>에 이어 스포츠 실화에 도전한 베넷 밀러 감독은 밀도 높은 긴장감을 조성하며 이 일화의 무게감을 각인시켰다. 물론 이 영화 한 편으로 연기력을 재평가받은 채닝 테이텀과 스티브 카렐, 적은 분량에서도 존재감으로 증명한 마크 러팔로의 앙상블만으로도 명작이다.

폭스캐처

감독 베넷 밀러

출연 스티브 카렐, 채닝 테이텀, 마크 러팔로

개봉 201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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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매치>

감독 에드워드 즈윅
출연 토비 맥과이어, 리브 슈나이더, 피터 사스가드
상영시간 115분 제작연도 2014

15살, 최연소 그랜드 마스터 칭호를 획득한 체스 천재 바비 피셔는 세계 챔피언 보리스 스파스키와의 대결을 앞두고 종적을 감췄다. <세기의 매치>는 바비 피셔의 과거부터 밟아가며 이 천재가 왜 경기를 앞두고 사라졌는지 조명한다. 체스밖에 모르던 선수가 미국-소련 냉전시대의 자존심 대결에 따른 거센 압박을 받으며 무너지는 모습은 'Pawn Sacrifice(졸의 희생)'이란 원제를 각인시킨다. 바비 피셔를 연기한 토비 맥과이어는 여느 때처럼 소년 같은 외모로 강박증에 시달리는 천재를 소화하는데, 이중적인 천재의 이미지를 그럴싸하게 구현했다.

세기의 매치

감독 에드워드 즈윅

출연 토비 맥과이어, 릴리 레이브, 피터 사스가드, 소피 넬리스, 리브 슈라이버, 마이클 스털버그, 로빈 웨이거트

개봉 201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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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타운의 제왕들>

감독 캐서린 하드윅
출연 에밀 허쉬, 빅터 라숙, 존 로빈슨, 히스 레저
상영시간 107분 제작연도 2005

히스 레저의 타계 이후 다시 주목받은 영화 중 하나인 <독타운의 제왕들>은 보드를 개량하고 서핑 기술을 접목해 스케이트보드 세계에 파란을 일으킨 Z보이스를 다룬다. 서핑의 갈증을 채우기 위해 탄생한 스케이트보드가 변화의 상징이 되고, Z보이스 멤버들이 제각기 스타가 될 때 비로소 영화는 이들의 열정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 드러낸다. 순수했던 열망은 주목받고 싶은 욕망이 되고, 팀은 분열된다. 영화는 이들의 분열이나 Z보이스의 피날레를 그저 지켜볼 뿐이다. 해가 뜨고 지는 자연스러움처럼 스타가 탄생하고 다음 세대의 스타에게 밀려나는 스포츠계의 흐름은, 그래서 잔잔한 비극처럼 보인다.

독타운의 제왕들

감독 캐서린 하드윅

출연 에밀 허쉬, 빅터 라숙, 존 로빈슨, 마이클 안가라노, 니키 리드, 레베카 드 모네이, 히스 레저, 조니 녹스빌, 빈센트 라레스카

개봉 2005 미국,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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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성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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