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궁합 영화사 월광과 사나이픽쳐스가 만드는
코믹 수사극
사무실 앞 긴 복도는 스태프, 배우, 매니지먼트사 직원, 투자사 직원들 때문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 <군도 : 민란의 시대>(2014)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설립한 영화사 월광과 사나이픽쳐스가 공동 제작하는 영화 <보안관>(배급 롯데엔터테민먼트)의 고사에 참석한 사람들이다. 집을 지을 때 상량식을 열어 재난이 생기지 않길 기원하는 것처럼 아무런 사고 없이 촬영을 잘 끝내고, 영화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길 기원하는 의식이 영화 고사다. 에디터는 <남자가 사랑할 때>, <군도 : 민란의 시대>, <무뢰한>, <검사외전>, <아수라>(감독 김성수, 2016) 등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쳐스 두 회사가 만든 영화의 고사 대부분 참석했는데, 비가 억수로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얘기를 들은, 무뚝뚝한 사나이픽쳐스 한재덕 대표가 한마디 던지고 간다. “그러게, 영화가 잘 되려는 모양이야.”
영화 고사는 여러 의미가 있다. 스태프들에게는 촬영 전 각오를 단단히 다지는 자리이고, 투자사와 제작사에게는 좋은 작품이 나오길 고대하는 자리이다. 에디터처럼 내빈으로 초대된 손님에게는 출연 배우, 구체적인 영화 줄거리, 주요 스태프 같은 깨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조우진, 김종수, 임현성,
배정남, 김광규 등 연기파 배우 총출동
부산 기장을 배경으로 하는 <보안관>은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토박이 전직 형사가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를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코믹 수사극이다. 기장을 지키는 자칭 보안관 대호는 이성민(<검사외전>, <로봇, 소리>, <빅매치> 등)이 맡았다. 캐릭터 설명만 들으면 동네 ‘허당’ 아저씨 같다.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는 조진웅(<아가씨>, 드라마 <시그널>)이, 대호의 처남이자 해병대 출신인 덕만은 김성균(<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등)이 연기한다. 이밖에도 <내부자들>의 냉혈한 조우진, <터널>과 <아수라>에 출연한 김종수, 드라마 <38사기동대>에 출연하고 있는 임현성, 톱모델 출신인 배정남, <삼시세끼 정선편>, <나 혼자 산다> 같은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은 김광규도 이 영화에 출연한다. 연기 잘하기로 명성이 자자한 배우들은 다 나오는 셈이다.
윤종빈 감독의 중앙대 연극영화과 후배이자
<군도 : 민란의 시대> 조감독 출신인
김형주 감독의 데뷔작
이 많은 배우들을 조율해야 하는 김형주 감독은 이 영화로 입봉하는 신인감독이다. 윤종빈 감독의 중앙대 연극영화과 후배이자 <군도 : 민란의 시대> 조감독 출신으로, 영화사 월광에서 꽤 오랫동안 <보안관> 시나리오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평소 윤종빈 감독을 만나기 위해 영화사 월광에 들르면 사무실의 작은 방에서 항상 시나리오를 썼던 그의 성실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뚝뚝하고, 칭찬에 인색한 경상도 남자 윤종빈 감독이 “정말 웃기는 코미디”라고 얘기할 정도니 기대를 걸어도 좋을 듯하다. 고사가 열리기 전 진행된 대본 리딩에서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서로 능숙한 부산 사투리를 뽐내며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는 게 영화사 월광 손상범 대표의 후문이다.
촬영 이창재, 무술 허명행, 편집 김상범 등
베테랑 스태프진 합류
보통 영화 고사는 제작사 대표, 감독, 투자사 대표, 배우, 스태프, 매니지먼트사 직원, 내빈 순서대로 진행된다.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배우님 차례입니다.” 고사를 진행하는 사회자가 호명하면 참석자는 고사떡, 북어 같은 음식이 차려진 상 앞에 앉아 약주를 올린 뒤 두 번 절한다. 사회자의 호명을 잘 듣지 않으면 자기 순서를 놓치기 일쑤다. 혹여나 놓치기라도 하면 고사장 곳곳에 서 있는 제작부에게 얘기하면 된다. 절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오랜만에 만난 키 스태프들과도 눈인사를 나눴다. <차이나타운>, <굿바이 싱글>을 찍은 이창재 감독이 절을 하고 난 뒤 “<보안관>을 하게 됐다”고 기자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 고사 때 만났던 김상범 편집감독(<군함도>, <아가씨>, <검사외전>, <내부자들> 등)도 <보안관>에 합류했다. 현재 윤종빈 감독의 신작 <공작>을 준비하고 있는 국수란 프로듀서와도 오랜만에 인사를 나눴다. <공작>은 현재 프리 프로덕션 중이다. 이 영화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할 기회가 조만간 있을 것이다.
“경험 많은 배우들과 실력 좋은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하니 영화가 잘 될 것 같다”고 제작자인 윤종빈 감독에게 덕담을 건네자 윤 감독도 “(좋은 사람들이 모였으니) 재미있게 만들면 잘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처럼 에디터 또한 촬영을 무사히 잘 마쳐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가 나오기를 바라면서 절을 했다. <보안관>은 7월9일 촬영을 시작해 3개월 동안 부산, 거제도 등지에서 찍을 계획이다.
<보안관>
감독 김형주
프로듀서 강현
출연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제작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쳐스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촬영 이창재
조명 박주석
미술 김현옥
의상 고희정
무술 허명행, 최봉록
편집 김상범
개봉 2017년
씨네플레이 에디터 펩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