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세 번째 살인>이 개봉했습니다. 승리밖에 모르는 변호사 '시게모리'(후쿠야마 마사히로)가 자신을 해고한 공장 사장을 살해하여 사형이 확실시되고 있는 '미스미'(야쿠쇼 코지)의 변호를 맡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늘 소박한 이야기로 깊은 울림을 전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법정 스릴러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이죠. 이번 작품에서도 '가족' 코드가 꽤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신작과 함께 보면 좋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명작 다섯 편을 모았습니다.

* 아래 소개하는 작품들은 12월 16일부터 22일까지, 네이버 N스토어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무도 모른다
誰も知らない

출연 야기라 유아, 키타우라 아유,
키무라 히에이, 시미즈 모모코
러닝타임 140분
제작연도 2004

도쿄의 한 아파트로 젊은 엄마와 네 남매가 이사를 옵니다. 직장에 다니고 있는 엄마에게 남자가 생기고, 엄마는 장남 아키라에게 아이들을 맡긴 채 '곧 돌아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집니다. 계절이 몇 번이고 바뀌어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전기와 수도가 끊긴 집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냅니다. <아무도 모른다>는 1988년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던 '스카모 아동 방치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입니다. 모두를 공분에 빠뜨릴 사회고발성 드라마 형식은 뒤로 하고, 그저 하루하루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집중했습니다. 표정으로 모든 말을 담아내는 아역들의 연기는 보는 이의 마음을 헤집습니다. 장남 아키라를 연기한 야기라 유야는 제57회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은 최연소 기록입니다.

아무도 모른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야기라 유야, 키타우라 아유, 키무라 히에이

개봉 2004 일본

상세보기

걸어도 걸어도
歩いても 歩いても

출연 키키 키린, 아베 히로시, 나츠카와 유이
러닝타임 114분
제작연도 2008년

요코야마 집안의 온 가족이 모였습니다. 장남 준페이의 기일을 기리기 위해섭니다. 준페이는 15년 전 물에 빠진 소년 요시오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 년에 한번, 요시오도 이 자리에 함께 초대됩니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은 왁자지껄 서로의 안부를 묻습니다. 여느 가족이 그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는 점점 서먹해집니다. 준페이의 죽음 이후 세세하게 엇갈린 삶을 살고 있던 이들. 그간 꽁꽁 숨겨왔던 무거운 기억들이 가족 구성원 사이에 파문을 만들어냅니다.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정작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을 수는 없는 관계. <걸어도 걸어도>는 가족의 민낯을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작품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필람작 리스트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걸어도 걸어도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아베 히로시, 나츠카와 유이, 키키 키린, 하라다 요시오

개봉 2008 일본

상세보기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奇跡

출연 마에다 코키, 마에다 오시로,
오다기리 죠, 오츠카 네네
러닝타임 128분
제작연도 2011년

코이치는 엄마와 함께 가고시마에 살고 있습니다. 그의 동생 류는 아빠와 함께 후쿠오카에서 지내고 있죠. 코이치의 꿈은 엄마와 아빠의 재결합입니다. 코이치는 가고시마에 있는 화산이 폭발하길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아빠와 류가 있는 곳으로 이사갈 수 있을 테니까요. 그 무렵 후쿠시마와 가고시마를 잇는 큐슈 신칸센이 개통됩니다. 코이치는 고속 열차가 반대편에서 서로 달려오다가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 '기적'이 일어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을 듣게 됩니다. 코이치와 류, 그들의 친구들은 푼돈을 모아 소원을 빌기 위해 신칸센을 타고 여행을 떠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아이들의 투명한 눈망울을 가장 잘 담아내는 감독입니다. 아이들이 주역인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그의 연출작 중 가장 사랑스러운 작품이죠. 스쳐 지나가는 열차를 보며 고래고래 목이 터져라 소원을 빌던 아이들. 그 순간의 벅참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오다기리 죠, 오츠카 네네, 키키 키린, 마에다 코우키, 마에다 오시로

개봉 2011 일본

상세보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そして父になる

출연 후쿠야마 마사하루, 오노 마치코,
니노미야 케이타
러닝타임 121분
제작연도 2013년

성공한 건축가의 삶을 살고 있던 료타와 그의 아내 미도리. 그들은 아이를 낳은 병원으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접합니다. 아이가 바뀌었다는 소식이죠. 6년간 키워온 아들 케이타가 친자가 아니었다니. 료타는 충격에 휩싸이지만, 본인에 비해 너무 승부욕이 없고 어리숙했던 케이타의 지난 모습을 회상하며 알 수 없는 안도감을 느낍니다. 자신의 피가 섞인 친아들 료세이와 자신이 키운 아들 케이타. 료타는 아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며 고민과 갈등에 빠집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그간 여러 번 다뤄져왔던 소재를 자극적으로 낭비하지 않습니다. 늘 불안해하는 케이타와 미묘한 표정의 료타를 비추며, 진정한 아버지가 되는 과정에 대한 질문을 던질 뿐이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담담한 연출은 관객들에게 더 짙은 여운을 남깁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제66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후쿠야마 마사하루, 릴리 프랭키, 오노 마치코, 마키 요코, 니노미야 케이타

개봉 2013 일본

상세보기

바닷마을 다이어리
海街diary

출연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
러닝타임 128분
제작연도 2015년

사치, 요시노, 치카. 세 자매는 작은 바닷마을 카마쿠라에 살고 있습니다. 그들의 집으로 15년 전 집을 떠난 아버지의 부고 소식이 날아들죠. 세 자매는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스즈라는 이복동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홀로 남은 이복동생이 눈에 밟힌 장녀 사치. 그녀는 스즈에게 함께 살자고 제안하고, 그렇게 바닷마을 네 자매가 탄생합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따뜻하고 착한 영화입니다. 저마다의 불안과 고민을 안고 있던 사치, 요시노, 치카, 스즈. 그들은 함께 밥을 먹고, 연애 고민을 늘어놓고, 투닥거리기도 하며 하나의 가족으로 성장합니다. 거창한 갈등 없이도 마음에 큰 울림을 전달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만의 특기가 잘 살아난 작품입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

개봉 2015 일본

상세보기

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

재밌으셨나요? 아래 배너를 눌러 네이버 영화를 설정하면 영화 이야기, 시사회 이벤트 등이 가득한 손바닥 영화 매거진을 구독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