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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산 고흥행, 가성비 호러 속편들은 어디까지 왔을까

성찬얼기자

전 세계 영화계가 불황이다. 큰 영화일수록 수익을 내기 점점 어려워지는 이 시점에, 속편 제작에 박차를 가하는 영화들이 있으니 저예산 호러다. 연말 개봉을 앞두고 슬슬 홍보 중인 <스마일 2>를 비롯해 관객들에게 적잖게 주목받고 소기의 성과를 올린 호러들은 낮은 제작비에 흥행에 성공하며 '가성비'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스마일 2> 말고도 어떤 영화들이 속편으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올지 살짝 정리했다.

 


<스마일 2>

웃는 얼굴이라 침은 못 뱉고 비명만 지르게 됨

 

〈스마일〉

 

웃는 상이 호감상이긴 하지만, 때때로 웃는 얼굴은 공포의 대상이 된다. 우리가 익히 아는 조커나 광대 캐릭터들은 과하게 웃는 얼굴에서 오는 기괴함을 토대로 한다. 2022년 개봉한 <스마일>은 그 미소에서의 이질감을 최대한 끌어올린 호러다. 심리상담가 로즈는 자신의 환자 로라가 갑자기 공포에 질리더니 환한 미소를 지으며 목숨을 끊는 모습을 목격한다. 이후 그 또한 환한 미소를 띤 환각을 보면서 점점 정신적으로 고립돼간다.

 

〈스마일〉 바이럴 영상

 

파커 핀 감독이 자신의 단편에서 착안해 장편으로 다시 태어난 <스마일>은 예고편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더니, 제작비 1700만 달러 대비 12배에 달하는 2억 2천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했다. 영화가 무시무시한 것도 있지만, 성공적인 바이럴 마케팅으로 개봉 전 엄청나게 화제를 모은 것이 한몫했다. 야구장 곳곳에서 형광색 옷을 입은 여성들이 무시무시한 미소를 짓고 있는 영상들은 숏폼 플랫폼으로 삽시간에 퍼져나가며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영화는 북미에서 특히 높은 성적을 거뒀다.

 

〈스마일 2〉 ​주연 나오미 스콧

 

〈스마일 2〉
〈스마일 2〉

 

흥행에 힘입어 <스마일> 제작진은 2023년 속편을 발표했다. 2편은 1편과 느슨하게 이어진 속편으로 새로운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1편의 조연이 주연급으로 다시 얼굴을 비춘다. <알라딘> 자스민 공주로 유명한 나오미 스콧이 슈퍼스타 퀸 파슨스로 변신했다. 1편에서 조엘을 연기한 카일 갈너도 이번 영화에서 함께 한다. 원작자이자 1편의 각본 겸 연출 파커 핀 감독과 촬영감독 찰리 새로프도 다시 돌아온다. 북미 기준 <조커: 폴리 아 되> 개봉 2주 후 이 영화가 개봉하게 돼, 북미에선 두 영화의 격돌도 적잖게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 플랫폼 2>

둘둘 수감된 수직감옥 사이로 밥상이 떠다닙니다

 

〈더 플랫폼〉
〈더 플랫폼〉

 

보통 국가마다 대표 장르가 있다. 스페인의 대표 장르라면 스릴러와 호러, 그 중간이 아닐까 싶다. 2019년 영화 <더 플랫폼>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확장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수많은 층으로 이뤄진 수직감옥을 배경으로 한 <더 플랫폼>은 오직 감옥 중앙의 승강장으로만 음식이 제공되는 상황에서 빚어지는 수감자들의 갈등을 묘사한다. 수직감옥에서만 벌어지는 일이기에 상대적으로 소박하지만, 그 앞에서 드러나는 인간 군상이 스페인식 호러 특유의 불쾌함을 남긴다.

<더 플랫폼>은 자국 스페인을 제외하면 한국과 홍콩에서만 개봉했다. 나머지 국가에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그래서 전 세계 흥행 기록은 약 100만 달러로 굉장히 소박하다. 하지만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모았고, 무엇보다 '코로나19 시국'에 걸맞은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는 롯데시네마 독점 개봉이었음에도 입소문을 타며 6만 명을 동원했다.

 

〈더 플랫폼 2〉
〈더 플랫폼 2〉

 

하나의 장소에서 벌어지는 자극적인 풍경, 이 꿀단지를 넷플릭스가 놓을 리 없다. 1편의 성공 이후 속편 제작이 확정됐고, 2023년 5월경 촬영을 진행했다. 이번 작품도 1편과 같은 수직감옥이 배경이지만, 새로운 룰이 추가된다고 한다. 1편과 곧바로 이어지는 속편은 아니지만, 1편의 몇몇 인물들이 다시 나온다는 귀띔이 있었으니 같은 감옥의 이후 시간대를 다루는 시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편의 감독 가더 가츠테루-우루샤와 각본가 페드로 리베로&데이비드 데솔라가 그대로 돌아오니 1편의 매운맛과 메시지가 이번에도 유효할지 궁금하다.

 


<컨저링 4>

영화가 끝나도 드라마가 남았다니 완전 럭키비키잔앙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
〈컨저링〉 본가의 주역 워렌 부부
〈컨저링〉 본가의 주역 워렌 부부

 

이 분야에서 가장 메이저(?)라고 할 수 있는 <컨저링> 시리즈도 신작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컨저링 4>(혹은 <컨저링: 라스트 라이트>)는 악령 퇴치 전문가 로레인 워렌(베라 파미가), 에드 워렌(에드 워렌) 부부의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스토리가 담길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단순히 퇴마만이 아니라 '법'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와도 결부한 3편처럼 색다른 지점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컨저링> 시리즈는 본가 시리즈만 따져도 8억 달러를 돌파한 효자 호러 시리즈다. 그만큼 제작비도 호러치고는 규모가 점점 커졌지만, 그럼에도 매번 손익분기점은 가뿐히 넘었다. 제임스 완 감독의 효자상품이다보니 4편이 영화 마지막 편이지만, 이후 시리즈는 OTT 오리지널 콘텐츠 드라마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다만 최초 발표시 2024년 공개라고 했던 것과 달리 상반기가 다 가도록 별다른 소식이 없는걸 보면 2025년 개봉으로 연기된 듯. 3편에 이어 마이클 차베즈가 연출하며, 제임스 완은 원안 및 제작으로 참여했다.

 


<톡 투 미> 프리퀄 & 시퀄

흥행 내 손을 잡아

〈톡 투 미〉
〈톡 투 미〉
〈톡 투 미〉
〈톡 투 미〉

 

2023년을 뜨겁게 달군 <톡 투 미>는 두 가지 방향으로 속편을 진행하고 있다. 1편의 오프닝에 해당하는, 그러니까 1편보다 앞선 시간대를 다룬 프리퀄과 1편에서 이어지는 시퀄, 이렇게 투 트랙 전략으로 시리즈화를 꿈꾸고 있다. 친구들과 강령술을 하다가 죽은 엄마를 만나게 된 미아의 이야기를 그리는 <톡 투 미>는 유튜버 RackaRacka로 활동하던 대니 필리포우, 미하엘 필리포우 형제의 장편 데뷔작이다.

2023 7월 북미 현지에서 개봉 당시 영화는 예상외의 성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명품 배급사'로 소문난 A24에서 흥행 신기록을 썼기 때문. 기적에 가까웠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성적을 제외하고, A24 최고의 흥행 실적을 경신했다. (현재는 2024년 개봉작 <시빌 워>에 자리를 내줬다) 월드 와이드 성적 9200만 달러에서 절반이 넘는 4800만 달러가 북미 지역에서 발생했고, 그래서 <톡 투 미> 속편들은 다른 국가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개봉 당시 18만 명을 동원했다. 필리포우 형제에 따르면 프리퀄은 이미 촬영을 모두 마친 상태고, 시퀄은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에 있다. 1편과 달리 파운드 푸티지 스타일로 제작됐다는 프리퀄(감독들은 <서치> 시리즈를 예시로 들었다)은 현재 배급사를 찾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