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추위가 선명해서 여전히 작년인 것만 같은데, 2018년도 벌써 2월로 접어들었다. 다만 아쉬워 말자. 아직 시간은 11개월이나 남았고, 우리가 사랑하는 배우들의 신작들이 그득그득 대기 중에 있다. 에디터의 취향으로 선정한 배우들의 신작을 쭉 정리해봤다. 다이어리 준비하시라.


와킨 피닉스

Don't Worry, He Won't Get Far on Foot
(5월 11일 북미 개봉)

돈 워리, 히 원트 겟 파 온 풋

한동안 작품 활동이 뜸했던 피닉스는 작년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차기작 거스 반 산트의 <돈 워리, 히 원트 겟 파 온 풋>에서는 2010년을 세상을 떠난 만화가 존 캘러핸을 연기했다. 조나 힐, 루니 마라, 잭 블랙 등도 함께했다. 성경을 토대로 한 <마리아 막달레나>에선 예수 역을 맡고, 프랑스의 젊은 거장 자끄 오디아르의 신작 <더 시스터스 브라더스>에선 존 C. 라일리와 같이 형제 암살자로 분한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JT Leroy
(개봉일 미정)

JT 르로이

해를 거듭할수록 일취월장의 연기를 보여주는 크리스틴 스튜어트 역시 2018년 3편의 신작에서 만날 수 있다. 얼마 전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된, 리지 보든 도끼 살인사건을 토대로 한 시대극 <리지>에선 클로이 셰비니와 로맨스를 선보였다. <JT 르로이>는 로라 알버트(로라 던)의 제안으로 6년간 JT 르로이라는 작가를 행세했던 사반나 누프를 연기했다. 해저 연구원으로 분한 <언더워터>도 올해 중 공개 예정.


미셸 윌리엄스

Janis
(개봉일 미정)

재니스 조플린 / 미셸 윌리엄스

미셸 윌리엄스는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2011), 곧 개봉하는 <올 더 머니>에 이어 또 한번 실존인물을 연기한다. 60년대 말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추앙받았던 재니스 조플린의 전기영화 <재니스>에 출연한다. 근작 <위대한 쇼맨>에서도 훌륭한 노래 실력을 선보인 바 있어, 윌리엄스가 부르는 조플린의 노래에 기대가 쏠릴 수밖에. 에이미 슈머와 출연한 코미디 <아이 필 프리티>가 6월 29일, '스파이더맨'의 스핀오프 <베놈>이 10월 5일 북미 개봉예정으로, <재니스>보다 더 먼저 공개될 전망이다.


엠마 스톤

The Favourite
(개봉일 미정)

작년 <라라랜드>로 오스카를 거머쥔 엠마 스톤은 천천히 필모그래피를 더하고 있다.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이후 시대극 <더 페이보릿>의 촬영을 마쳤다. <송곳니>(2009), <더 랍스터>(2015)의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신작으로, 18세기 초 영국 왕실을 둘러싼 암투를 그린다. 앤 여왕의 총애를 받던 실존인물 아브가일 마셤을 연기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의 악당 크루엘라 드 빌에 초점을 맞춘 실사영화 <크루엘라>에선 크루엘라로 캐스팅된 상태다.


로라 던

The Tale
(1월 20일 선댄스영화제 최초 공개)

더 테일

TV 시리즈 <빅 리틀 라이즈>와 <트윈 픽스 3>, 영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등으로 화려한 2017년을 보낸 로라 던은, 최근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된 신작 <더 테일>로 또 한번 갈채 세례를 받았다. 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당한 중년 여성이 과거를 마주하게 된다는 이야기라고. 앞서 언급한 <JT 르로이>와 더불어, 노르웨이 영화 <사라짐의 순서>의 리메이크작 <하드 파우더>에 리암 니슨, 에미 로섬 등과 출연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Untitled Quentin Tarantino/1969 Project
(2019년 8월 9일 북미 개봉)

2016년 오스카 수상 당시

디카프리오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은 지 2년이 지난 현재 여태 신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마틴 스콜세지의 두 신작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과 <루스벨트>, 스테판 탈티의 소설 <더 블랙 핸드>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리긴 하지만 아직 프리프로덕션 단계다. 그나마 구체적인 그림이 나온 게 쿠엔틴 타란티노의 아홉 번째 영화로 알려진 '1969 프로젝트'다. 희대의 살인마 찰스 맨슨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 샤론 테이트를 살해했던 1969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 이어 마고 로비와 다시 만날 예정이다.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도 물망에 올라 있는 걸로 알려져, 최고의 캐스팅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로버트 패틴슨

High Life
(개봉일 미정)

청춘스타에서 걸출한 연기력의 배우로 자리잡은 로버트 패틴슨은 근래 <잃어버린 도시 Z>(2016), <굿타임>(2017) 등으로 필모그래피를 더 탄탄히 다졌다. 미아 와시코프스카와 연인으로 나온 <댐즐>에 이어 출연한 작품은 프랑스의 거장 끌레르 드니의 SF <하이 라이프>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베르너 헤어조크, 제임스 그레이 등 거장들의 러브콜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한 셈. 우주에서 대체 에너지를 찾는 범죄자와 그의 딸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고. 패틴슨과 더불어 미아 고스, 줄리엣 비노쉬, 앙드레 3000 등이 촬영을 마쳤다. 본래 주인공 몬테 역엔 빈센트 갈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등이 물망에 오른 바 있다.


제니퍼 로렌스

Red Sparrow
(3월 중 한국 개봉)

레드 스패로

제니퍼 로렌스는 '헝거게임' 시리즈로 함께했던 프랜시스 로렌스(성이 같네!) 감독과 스파이물 <레드 스패로>로 다시 손잡았다. CIA 요원 내더니얼(조엘 에저튼)에 의해 이중첩자로 거듭난 발레리나 도미니카 에고로바 역을 맡는다. 예고편만 봐도 로렌스의 팜므파탈적인 매력을 흠뻑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
에선 제니퍼 로렌스의 마지막 미스틱을 만날 수 있다. 피 몇 방울로 수많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거짓 기술로 세상을 속였던 실존 인물 엘리자베스 홈즈로 분한 <배드 블러드>에도 캐스팅됐다.


라이언 고슬링

First Man
(10월 12일 북미 개봉)

<퍼스트 맨> 촬영 현장

라이언 고슬링과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라라랜드>에 이어 <퍼스트 맨>으로 다시 만난다. <위플래쉬>, <라라랜드> 같은 음악영화는 아니다.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실화를 다룬다. 물론, 고슬링이 닐 암스트롱을 연기한다. 작년 10월에 촬영을 시작해 오는 2월에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루니 마라

Mary Magdalene
(3월 30일 북미 개봉 예정)

마리아 막달레나

루니 마라의 신작은 두 편이나 연인 와킨 피닉스와 겹친다. 앞서 언급한 <돈 워리, 히 원트 겟 파 온 풋>과 <마리아 막달레나> 모두 마라와 피닉스가 주연이다. <마리아 막달레나>에서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지켜본 증인이자 '참회의 성녀'로 알려진 마리아 막달레나를 연기한다. 마라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에 어떻게 '믿음'이 피어나게 될지. 한편 <마리아 막달레나>를 연출한 가스 데이비스의 차기작 <하우스 인 더 스카이>에도 캐스팅돼 소말리아에 붙잡힌 젊은 기자를 연기할 예정이다.


케이트 블란쳇

Ocean's 8
(6월 8일 북미 개봉)

오션스 8

케이트 블란쳇은 새 영화 둘을 5월, 6월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보이후드>, '비포' 시리즈의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신작 <웨어 유 고, 버나뎃>과 여성판 '오션스' 시리즈 <오션스 8>가 바로 그것. <웨어 유 고, 버나뎃>은 마리아 셈플의 소설이 원작으로 빌리 크루덥, 크리스틴 위그, 주디 그리어 등이 같이 출연한다. 스포트라이트는 확실히 <오션스 8>에 더 많이 쏠릴 것 같다. 여성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요즘, 여성 캐스팅으로 똘똘 뭉친 범죄영화라 개봉 전부터 기대가 대단하다. 케이트 블란쳇의 이름만으로 존재감이 묵직한 마당에 샌드라 불록, 앤 해서웨이, 리아나, 헬레나 본햄 카터 등이 가세했으니 그저 두 팔 벌려 개봉을 고대할 수밖에.


틸다 스윈튼

Suspiria
(개봉 미정)

<서스페리아> 촬영 현장

갑자기 웬 노파가 튀어나오나 놀란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틸다 스윈튼, 맞다. 공포영화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의 걸작 <서스피리아>(1977)를 리메이크한 <서스페리아> 촬영 현장에서의 모습이다. <아이 앰 러브>(2009), <비거 스플래쉬>(2015) 등 스윈튼과 협업을 이어오고 있는 루카 구아다니노가 연출을 맡는다. 스윈튼이 연기하는 블랑 부인은 원작에서 중년 여성인데, 현장의 스윈튼이 왜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진 바 없다. <서스페리아>보단 목소리 연기로 참여한 웨스 앤더슨의 애니메이션 <개의 섬>(3월 23일 북미 개봉)을 더 일찍 만나게 될 것이다.


줄리안 무어

Gloria
(개봉 미정)

글로리아

2017년작 <원더스트럭>, <서버비콘>, <킹스맨: 골든 서클>이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았던 줄리안 무어는 올해에도 3편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을 위해 남아메리카를 방문했다가 인질로 붙잡힌 오페라 가수로 분한 <벨 칸토>, 클럽에서 새로운 사랑을 찾아다니는 여자를 그린 2013년 칠레 영화 <글로리아>의 리메이크, 1960~70년대 페미니스트 운동을 이끌었던 저술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연기하는 <마이 라이프 온 더 로드> 등이다. 기본적인 정보만 들어도 줄리안 무어의 연기가 얼마나 대단할지 기대부터 이는 작품들이다.


제시카 차스테인

The Death and Life of John F. Donovan
(개봉 미정)

데스 앤 라이프 오브 존 F. 도노반

출연이 결정된 것만 6개인 제시카 차스테인의 차기작 중에선 단연 <데스 앤 라이프 오브 존 F. 도노반>이 눈에 띈다. 감독, 배우, 모델 등으로 다양한 재능을 자랑하는 자비에 돌란의 첫 영어 영화다. 키트 해링턴, 나탈리 포트만이 함께 출연하는 영화에서 차스테인은 악역을 맡는다고 알려져 있다. 촬영을 마친 지 꽤 됐는데, 공개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전설적인 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을 연기하는 <세듀싱 잉그리드 버그만>, 드디어 히어로물에 합류한 차스테인을 만날 수 있는 <엑스맨: 다크 피닉스> 역시 눈길이 쏠린다.


나탈리 포트만

Annihilation
(2월 23일 북미 개봉)

어나힐레이션

<데스 앤 라이프 오브 존 F. 도노반>에 출연한 또 다른 배우 나탈리 포트만의 또 다른 신작 <어나힐레이션>은 오는 2월 23일 북미 개봉 예정이다. 제프 밴더미어의 SF소설 <소멸의 땅>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소멸'이라는 제목처럼, 가상의 공간 'X구역'을 둘러싼 기이한 현상을 섬뜩하고 매혹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은 이야기다. 감각적인 비주얼과 진중한 메시지를 한데 담은 SF <엑스 마키나>(2015)의 알렉스 갈란드가 연출을 맡아 기대가 불어난다.


에이미 애덤스

Backseat
(개봉일 미정)

<백시트> 촬영 현장

어딘가 촌스러워 보이는 자주색 의상의 여자. 에이미 애덤스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영락 없이 유세를 위해 마이크를 잡은 정치인이라고 믿을 법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다룬 <빅 쇼트>의 감독 애덤 맥케이의 신작 <백 시트>의 촬영 현장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자랑했던 부통령 딕 체니의 정책이 어떻게 세상을 바꿨는지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애덤스는 딕 체니의 아내 린 역을 맡았다. 크리스찬 베일이 딕 체니, 샘 록웰이 조지 부시에 캐스팅됐다. <마법의 걸린 사랑>(2007)의 속편 <디스인챈티드>에도 출연 예정이다.


제이크 질렌할

Wildlife
(1월 20일 선댄스영화제 공개)

<와일드라이프> 현장의 폴 다노 감독과 제이크 질렌할

미국을 대표하는 영화제인 만큼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들이 이 기획에 자주 등장한다. 제이크 질렌할의 신작 <와일드라이프>도 마찬가지. 배우 폴 다노의 감독 데뷔작인 이 작품에서 질렌할은 캐리 멀리건과 함께 1960년대의 부부를 연기했다.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해 결국 관계가 완전히 갈라지는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다. 와킨 피닉스의 신작으로 소개했던 <더 시스터스 브라더스>에선 암살자 형제를 쫓는 사내 역을 맡았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