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국제영화제는 끝났지만, 올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영화제들은 몇 남아 있다. 오는 10월 25일(금) 개막하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BIAF)이 그중 하나다. BIAF는 올해로 제26회를 맞은 영화제로, 대한민국 최초 아카데미 공식 지정 영화제이자 아시아 유일 아카데미 공인 애니메이션 영화제다. 따라서 BIAF의 단편 대상 수상작은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출품 자격을 얻는다. 현재 BIAF는 장/단편 국제경쟁 부문, 한국 단편 경쟁 부문 등을 운영하고 있다.
BIAF2024는 10월 25일(금)부터 10월 29일(화)까지 5일간 부천시청, 한국만화박물관, CGV부천, 부천아트센터 등지에서 열린다. BIAF2024의 개막을 맞아, 올해 BIAF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개막작은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

BIAF2024의 개막작으로는 한국 애니메이션 장편 <연의 편지>가 선정됐다. BIAF 역사상 순수 한국이 제작한 작품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용환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데뷔작 <연의 편지>는 개막작이자, 국제경쟁 장편 후보작이다. 더불어, <연의 편지> 주인공 소리 역에는 AKMU(악뮤)의 이수현이 목소리 출연했다.
<연의 편지>는 따돌림을 당하던 친구를 돕다 집단 괴롭힘을 당해 시골로 전학을 오게 된 소리가 자신과 같은 자리에 앉았던 호연의 편지를 발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조현아 작가의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하는데, 웹툰 ‘연의 편지’는 2018년 연재 당시 별점 9.98점을 기록하며 웰메이드 작품으로 뜨거운 인기를 구가했다.
안시 대상작 포함! 올해의 화제작은

올해 BIAF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단연 <달팽이의 회고록>이다. <달팽이의 회고록>은 올해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장편영화 부문 대상인 크리스탈상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클레이 애니메이션 <메리와 맥스>(2011)로 주목받은 애덤 앨리엇 감독이 15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달팽이의 회고록>은 <메리와 맥스>와 마찬가지로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는 1970년대 호주 멜버른의 수줍은 달팽이 수집가의 이야기를 그린다. <달팽이의 회고록>은 벌써부터 내년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국제경쟁 장편 <내 이름은 케리아> 역시 이번 BIAF 화제작이다. <내 이름은 케리아>는 <내 이름은 꾸제트>로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노미네이션 된 클로드 바라 감독의 신작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더불어, 일본에서 10월 개봉한 <후레루.> 역시 이번 BIAF의 국제경쟁 장편 부문에 올랐다. <후레루.>는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일명 ‘아노하나’)의 제작진이 다시 한번 협업한 작품으로, 나가이 타츠유키가 감독하고 오카다 마리가 각본을, 타나카 마사요시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다.
카와모리 쇼지 <마크로스> 특별전

이번 BIAF는 공로상 수상자로 만화가 이원복 교수와 카와모리 쇼지를 선정했다. 특히 카와모리 쇼지는 이번 페스티벌 기간에 부천에 방문해 사인회를 진행하고 관객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카와모리 쇼지는 22세에 TV 시리즈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메인 크리에이터 중 한 명으로 참가, 23세에 극장용 작품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사랑, 기억하시나요>에서 이시구로 노보루와의 공동감독으로 감독 데뷔하였으며, 현재도 ‘비전 크리에이터’로서 <마크로스> 시리즈를 비롯한 다양한 SF 애니메이션 작품의 감독 및 메카닉 디자인 등을 담당하고 있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마크로스> 시리즈는 치밀한 SF 설정과 화려한 액션 연출, 미래형 아이돌의 모습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융합시킨 작품이다. BIAF2024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크로스> 특별전을 마련했다. 올해의 특별전 '마크로스 - 노래, 사랑, 메카의 복합예술 Part 2'에서는 프리미엄 리마스터판 <마크로스 제로>, <극장판 마크로스Δ 격정의 왈큐레>, <극장판 마크로스Δ 절대 LIVE!!!!!! + 극장단편 마크로스F ~시간의 미궁~>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프리미엄 리마스터판 <마크로스 제로>는 일본 외의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극장에서 상영한다.
고전 셀 애니메이션을 한자리에, 순수의 시대 SF 특별전

BIAF2024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깊이 있게 사유하는 고전 SF 작품들을 돌아보는 특별전을 마련했다. ‘순수의 시대 : SF 애니메이션’ 특별전에서는 셀 애니메이션의 전성기 시대인 1987년부터 1995년까지, 셀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24 프레임, 애니메이션 본연의 장르에 충실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특별전에서는 전설의 걸작 <왕립우주군-오네아미스의 날개>(1987)부터 오시이 마모루의 역작 <공각기동대>(1995), 역대 <건담> 시리즈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8), 우주세기 <건담>의 세계관과 서사에 변화를 도입한 <기동전사 건담 F91>(1991), 사이버펑크 장르의 대표작인 <아키라>(1988) 등을 상영한다.
OST 콘서트, '하츄핑' 야외상영 등 다 함께 즐기는 특별 이벤트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우선, BIAF2024 개최 기념으로 애니메이션 OST 콘서트가 열린다. ‘BIAF 개최기념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신카이 마코토 애니메이션 OST 콘서트’는 10월 26일(토)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공연에서는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 <날씨의 아이> 등 신카이 마코토 대표 작품의 OST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들을 수 있다.
더불어 10월 26일(토) 저녁 7시 30분에는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사랑의 하츄핑>을 무료로 상영하니, 선선한 가을 날씨를 느끼며 도심 속으로 피크닉을 떠나보기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