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첫 흑인 히어로 영화 <블랙 팬서>에는 여타 MCU 작품들에 비해 낯선 배우들이 중심에 서 있다. 그들의 활약상을 간단하게 정리해봤다.

블랙 팬서

감독 라이언 쿠글러

출연 채드윅 보스만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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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찰라 / 블랙 팬서
채드윅 보스만

영화 속에서 범상치 않은 운동신경을 보여준 채드윅 보스만은 미식축구 영화 <더 익스프레스>(2008)의 단역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오랫동안 여러 TV드라마에서 작은 캐릭터들을 거친 후, 2013년 야구 영화 <42>에서 실존인물 재키 로빈슨을 연기하며 처음으로 주연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듬해 출세작 <겟 온 업>이 개봉됐다. 전설적인 소울 뮤지션 제임스 브라운으로 분해 춤과 노래에도 상당한 재능이 있음을 자랑했다. 2016년 대작 <갓 오브 이집트>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출연한 그는 <마셜>에서 미국 최초의 흑인 대법관 서드굿 마셜 역을 맡았다.

제임스 브라운

에릭 킬몽거
마이클 B. 조던

<블랙 팬서>를 본 관객 중에서 티찰라보다 에릭 킬몽거에게 더 큰 매력을 느낀 경우, 꽤나 많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이클 B. 조던은 <블랙 팬서>의 감독 라이언 쿠글러가 만든 모든 장편영화에 주연을 맡아왔다. 데인 드한과 출연한 기발한 SF <크로니클>(2012)의 스티브로 제대로 얼굴을 알린 조던은, 2013년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로 라이언 쿠글러와 연을 맺기 시작했다. <크로니클>의 감독 조쉬 트랭크가 연출한 마블 영화 <판타스틱 4>(2015)에서 휴먼 토치 역을 맡긴 했지만 완전 외면당한 영화마냥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낸 건 같은 해 개봉한 <크리드>다. '록키'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의 <크리드>에서 록키 발보아의 트레이닝을 받는 권투선수 아도니스 크리드 역으로 라이언 쿠글러와 함께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재능으로 인정받게 됐다.

크리드

나키아
루피타 뇽

멕시코/케냐 출신의 루피타 뇽은 첫 장편 <노예 12년>으로 아카데미를 비롯한 수많은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뇽의 행보는 가히 탄탄대로라 할 만하다. 리암 니슨의 액션 <논스톱>(2014)에 이어 '스타워즈'의 마즈 카나타 역에 캐스팅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시리즈 영화의 일원이 됐다. <블랙 팬서>에서 용맹한 전사이자 티찰라의 연인 나키아로 마블 유니버스에도 합류했는데, 아쉽게도 와칸다가 주요 배경이 될 거라고 알려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는 출연하지 않는다고 한다.

노예 12년

오코예
다나이 구리라

전사로서 매력은 <블랙 팬서> 모든 인물들 가운데 단연 오코예가 가장 출중하다. <비지터>(2007), <레스트리스 시티>(2011) 등 출중한 독립영화에 출연해온 구리라는 TV시리즈 <워킹 데드> 시즌3부터 미숀 역으로 출연해 강인하고 당찬 모습을 충분히 어필시킨 바 있다. 한편 <마더 오브 조지>(2013)와 <올 아이즈 온 미>(2017)에선 각자 다른 엄마의 품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는 4월 개봉하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오코예를 만날 수 있다.

워킹 데드


에버렛 K. 로스
마틴 프리먼

2000년 초반에 데뷔해 크고 작은 역을 맡았던 마틴 프리먼은 2010년 BBC드라마 <셜록>과 2012년 '호빗' 시리즈에 참여하게 되면서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부터 CIA 부국장 에버렛 로스로 출연한 데 이어 이번 <블랙 팬서>에서도 부산에서 티찰라를 만나 그를 적극적으로 돕게 되면서 MCU의 엄연한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

'셜록' / '호빗'

슈리
레티샤 라이트

늘 명랑한 모습으로 와칸다 제국의 과학 기술을 꽉 쥐고 있는 슈리 역의 배우 레티샤 라이트는 한국 대중에겐 다소 낯선 배우일 것이다. 주로 미국 TV시리즈 경력이 많고, 2018년 이전에 내놓은 영화들은 모두 한국에서 개봉되지 못한 작품들이다. 하지만 2018년은 라이트 출연작이 4개나 공개되는 해다. 리암 니슨의 기차 액션 <커뮤터>와 <블랙 팬서>에 이어, 스티븐 스필버그의 SF <레디 플레이어 원>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3월, 4월 잇따라 개봉한다.

도심 속의 찬가

율리시스 클로
앤디 서키스

'반지의 제왕'의 골룸, <킹콩>의 킹콩, '혹성탈출'의 시저 등으로 모션 캡처 연기의 일인자로 군림하고 있는 앤디 서키스. 한창 '호빗'과 '혹성탈출'에 열을 올리던 그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율리시스 클로 역을 맡아 CG 없이도 충분히 훌륭한 배우임을 새삼 증명했다. <에이지 오브 울트론>보다 비중이 더 큰 <블랙 팬서>에서 그 실력이 보다 돋보인 건 물론이다. 

반지의 제왕 / 혹성탈출

와카비
대니얼 칼루야

충신인 듯 다른 꿍꿍이가 있는 듯 애매한 태도를 보여주던 와카비의 얼굴을 보고 "어, 저 사람 <겟 아웃> 배우 아니야?" 하는 눈밝은 관객들이 꽤 있었을 것 같다. 2017년 가장 뜨거운 영화로 손꼽혔던 <겟 아웃>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른 대니얼 칼루야는 <블랙 팬서>에서 비교적 작은 역할인 와카비를 연기했다. 생각난 김에 대니얼 칼루야가 출연한 또 다른 작품이 궁금하다면 <킥 애스 2: 겁 없는 녀석들>(2013)과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를 권한다.

겟 아웃

주리
포레스트 휘태커

포레스트 휘태커가 와칸다의 원로 주리로 등장하는 걸 보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휘태커는 우리 시대에 가장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흑인배우이기 때문이다.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재즈영화 <버드>(1989), 짐 자무쉬의 독보적인 사무라이 영화 <고스트 독>(1999), 2007년 즈음 아카데미를 비롯한 거의 모든 영화상의 남우주연상을 휩쓴 <라스트 킹> 등 휘태커의 진가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은 차고 넘친다. 그는 라이언 쿠글러의 첫 장편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의 제작을 맡기도 했다.

버드 / 라스트 킹

(와칸다의 원로)
이삭 드 방콜

<블랙 팬서> 속 최강의 신스틸러. 이름은커녕 이렇다 할 대사도 없는데 와칸다의 의식이 진행되는 사이 간간이 보이는, 입술 악세사리를 하고 있는 바로 그 캐릭터다. 영화상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하기 때문에 단역배우 중 하나로 넘겨짚을 수 있지만, 그는 프랑스에서는 꽤나 이름난 배우인 이삭 드 방콜이다. 거장 클레르 드니와 짐 자무쉬와 수십 년 간에 걸쳐 협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이애미 바이스>(2006), <007 카지노 로얄>(2006) 등 할리우드 대작에도 참여한 바 있다. 방콜의 원톱 영화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리미츠 오브 컨트롤>(2009)을 힘주어 추천한다.

리미츠 오브 컨트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