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6일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공개되기 전, 수많은 OTT 플랫폼들은 그들이 야심 차게 준비해 온 오리지널 시리즈를 연달아 공개할 계획을 세웠다. 넷플릭스의 <트렁크>, 쿠팡플레이의 <가족계획>, 그리고 디즈니+의 <조명가게>까지, 저마다의 개성으로 무장해 구미를 당기는 시리즈들이 세상에 나올 채비를 마쳤다. 여러분은 어떤 작품을 정주행 하겠는가? <트렁크> <가족계획> <조명가게> 공개 전, 각각의 기대 포인트와 우려 포인트를 짚어봤다.
넷플릭스 <트렁크>
공개 11월 29일(금) 오후 5시
회차 8부작
로그라인 호숫가에 떠오른 트렁크로 인해 밝혀지기 시작한 비밀스러운 결혼 서비스와 그 안에 놓인 두 남녀의 이상한 결혼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멜로
출연 서현진, 공유, 정윤하, 조이건, 김동원
(+) 기대 포인트 |
(-) 우려 포인트 |
·<우리들의 블루스> <괜찮아, 사랑이야>의 김규태 감독 연출 ·공들인 세트, 미장센, 음악 ·드라마 히트작을 다수 보유한 서현진과 공유의 조합 |
·원작 소설의 묘사가 성공적으로 영상화될 수 있을까? ·여백이 많고 모호한 이야기 |

서현진과 공유가 기간제 부부가 된다. 넷플릭스 <트렁크>는 미스터리 멜로 시리즈로, 「완득이」「우아한 거짓말」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트렁크> 제작발표회에서 김규태 감독은 원작과는 아예 다른 톤으로 작품을 각색했다고 밝혔는데, 소설만이 지닌 특징을 어떻게 새롭게 비틀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제작발표회에서 김 감독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우선 신선한 느낌에 끌렸고, 쉽게 간파되지 않는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에 점차 묘한 공감대가 쌓이며 호기심이 생겼다”라고 <트렁크>를 연출하게 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서현진은 “여백이 많은 <트렁크>의 대본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라고, 공유는 “곱씹게 되는 대사가 많다”라고 전하기도 했는데, 제작진과 출연진의 말을 종합해보면 <트렁크>는 속 시원하다기보다는 여운이 짙게 남고 해석의 여지를 시청자들에게 남기는 작품임이 분명해 보인다.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작품이 될 수도, 혹자에게는 ‘N차 정주행’을 부르는 작품이 될 터.

지난여름 마찬가지로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미스터리 스릴러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가 뛰어난 연출, 미장센 등으로는 호평을 받았지만, 작품의 이야기 자체는 영상보다는 소설이라는 매체에 더욱 걸맞다는 인상이 진했다. 물론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원작이 있는 작품은 아니었으나, <트렁크>의 미스터리는 어떻게 영상매체의 문법에 걸맞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쿠팡플레이 <가족계획>
공개 11월 29일(금) 저녁 8시
회차 6부작
로그라인 기억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엄마가 가족들과 합심하여 악당들에게 지옥을 선사하는 이야기
출연 배두나, 류승범, 백윤식, 로몬, 이수현
(+) 기대 포인트 |
(-) 우려 포인트 |
·오랜만에 보는 배두나의 장르물 ·드라마 <허쉬> <슈츠> 김정빈 작가의 각본 ·<보이스> 김곡·김선 형제의 연출 |
·숱한 ‘능력자’ 시리즈와의 차별점은? ·기시감 가득한 ‘사이다’ 소재 |

많은 오리지널 시리즈를 공개하기보다는 소수의 대작으로 승부하는 쿠팡플레이가 올 연말 야심 차게 내놓은 작품은 <가족계획>이다. 배두나, 류승범, 백윤식 등, 출연진에도 힘을 줬다. 최근 <레벨 문> 등 할리우드 작품을 제외하고는 <다음 소희> <브로커> 등의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에서 활약한 배두나는 <가족계획>을 통해 오랜만에 장르물로 돌아온다. 배두나는 상대의 뇌를 장악해서 기억을 지배하는 브레인 해커 역할로, 감정 없는 인간 병기 영수 역을 맡았다.

<가족계획>은 엄마 영수(배두나)가 가진 브레인 해킹이라는 기술을 중점으로 가족 구성원마다 자신의 능력을 더해 극악무도한 범죄를 함께 처단해 간다는 설정이다. 김정민 작가는 <가족계획>의 제작발표회에서 "피해자에게 가했던 잔혹한 기억을 (가해자에게) 그대로 심어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확실하고 극단적인 처벌이 아닐까 생각했다"라고 밝히며 작품에 대한 힌트를 건넨 바 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가족계획>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시리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악’을 처단하는 ‘사이다’식 콘텐츠가 많아진 지금, <가족계획>은 비슷한 소재의 작품들과 어떻게 다를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디즈니+ <조명가게>
공개일 12월 4일(수) 4개 에피소드 공개, 이후 2주간 매주 2개 에피소드 공개
회차 8부작
로그라인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출연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배성우,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김대명, 신은수, 김선화, 김기해
(+) 기대 포인트 |
(-) 우려 포인트 |
·제2의 <무빙>? 강풀의 웹툰 ‘조명가게’ 원작 ·웹툰 싱크로율 100% ‘조명가게’ 프로덕션 디자인 |
·배우 김희원의 첫 연출작 시청자들에게 익숙지 않은 미스터리 호러 장르 |

<무빙>으로 달콤한 성공을 맛본 디즈니+는 <조명가게>로 ‘강풀 유니버스’를 잇는다. <조명가게>는 강풀 작가의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이자 누적 조회수 1.5억 뷰를 돌파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이번에도 강풀이 직접 각본을 썼다. 강풀 작가는 “볼 때는 호러지만, 깊숙이 들어가면 가장 감정적인 이야기”라고 <조명가게>의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독특한 것은 <무빙>에 출연했던 배우 김희원이 <조명가게>로 첫 연출에 도전한다는 점이다. 물론 훌륭한 배우지만, 그의 첫 연출작이니만큼 많은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모이는 건 어쩔 수 없을 터. 강풀은 김희원에게 직접 연출 제안을 했다고. 김희원은 연출의 꿈을 품고 살던 중, 강풀 작가가 “연기를 잘하니까 (연출을) 해봐라”라고 제안해 <조명가게>의 감독을 맡게 됐다고 한다.
<조명가게>의 예고편이 공개되자 원작 웹툰의 팬들은 ‘내가 웹툰에서 본 그것’이라며 감동을 금치 않았다. 강풀 작가 역시, 세트장에 갔을 때 매우 놀랐다며 “아예 한 동네를 지었더라. (작품의) 배경이 정확히 어느 시절인지를 모르기를 바랐는데, 실제로 구현된 것이 놀라웠다”라며 프로덕션 디자인에 대해 극찬을 건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