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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본질을 논하다…슬라보예 지젝 신간 〈자유〉

철학자 지젝, 왜곡된 자유와 사회적 불평등 비판

데일리뉴스팀
슬라보예 지젝의 [자유] 표지 [현암사 제공]
슬라보예 지젝의 [자유] 표지 [현암사 제공]

"가장 위험한 것은 마치 자유인 것처럼 누리는 비자유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로 불리는 슬라보예 지젝 미국 뉴욕대 석좌교수가 신간 〈자유〉(현암사)에서 자유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독창적인 통찰을 제시했다. 그는 "자유는 치유할 수 없는 질병"이라며 많은 이들이 자신이 자유롭다고 착각하면서도 실상은 절망적인 노예의 삶을 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젝은 오늘날 왜곡된 자유 개념이 범람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자유가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다양한 수식어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간의 자유나 사랑의 자유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권력과 자본의 자유를 앞세워 타인을 억압하는 사례 역시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자유라는 개념이 숭고하고 매혹적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위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해 그는 영화 '매트릭스'를 인용하며 독특한 시각을 제시한다. 그는 "영화 속 주인공 네오처럼 기존의 자아를 버리고 말초적 욕망을 초월해야 진정한 객관적 자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혁명의 논리에서도 이를 확장해 설명하며, 특정 주체가 아닌 모든 개인이 스스로 혁명의 도구가 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슬라보예 지젝 미국 뉴욕대 석좌교수[연합뉴스 자료사진]
슬라보예 지젝 미국 뉴욕대 석좌교수[연합뉴스 자료사진]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논의는 자연스럽게 불평등 문제로 이어진다. 지젝은 "돈이 많을수록 사회가 빈곤해지는 '부의 역설'은 인간이 더 많이 가질수록 더 큰 결핍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부패 권력은 부와 명령력을 확대하여 시민들을 더욱 빈곤하게 만들고 억압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권력이 왜곡된 방식으로 사용하는 '자유'가 결국 사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밝혔다. 특히 정치 민주주의에서는 모든 정치 주체자가 동일한 언어와 규칙으로 선거 결과를 이해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내전 가능성까지 경고하며 현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했다.

노윤기 옮김. 4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