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프로젝트>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올 3월 개봉해 많은 관객들의 사랑과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극장을 나선 후에도 두 영화의 감동을 보다 오래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쇼룸을 운영하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 굿즈를 내놓았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쇼룸
개봉 3주차 7만 관객을 목전에 둔 <플로리다 프로젝트> 쇼룸(3월 31일 토요일까지, 서울 마포구 토정로3길 13)이 오픈했다. 영화 개봉을 기념하는 쇼룸이 문을 연 건 국내 최초. 합정동 '마음 스튜디오'의 공간을 활용해 만든 쇼룸에는,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오브제를 마음 스튜디오가 일러스트로 재해석한 구조물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시선을 잡아끈다. 이미 영화를 본 관객은 물론, 아직 개봉 사실조차 모르고 있던 이들까지 근처를 지나가다 예쁜 이미지에 끌려 방문해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고. 주인공 무니 역의 브루클린 프린스는 자기 인스타그램 계정에 한국 개봉 소식을 알리기 위해 마음 스튜디오의 일러스트를 콕 집어 올린 바 있다.
아담한 공간 곳곳을 채운 오브제들은 <플로리다 프로젝트> 속 배경처럼 배치돼 있다. 무니와 스쿠티가 사는 '매직 캐슬'이 왼쪽, 새 친구 젠시가 이사 온 '퓨처 랜드'가 그 맞은편, 주인공 친구들이 잔돈을 동냥해 아이스크림을 너 한입 나 한입 나눠먹는 가게가 그 가운데에 있다. 따뜻한 도시 플로리다인 만큼 야자수들도 듬성듬성. 예쁜 한편 어딘가 인위적인 분홍색 건물 아래 방들이 켜켜이 모여 있는 두 모텔의 형상을 본따, 매직 캐슬과 퓨처 랜드 섹션은 분홍 배경의 구획들로 이루어져 있다.
매직 캐슬엔 쇼룸을 방문한 이들을 위해 한정적으로 판매하는 아크릴 뱃지 8종(안타깝게도 오픈 초기 품절됐다), 뱃지와 같은 일러스트로 만든 스티커 세트, 무지갯빛 테이프, 포스터를 작게 옮긴 엽서 세트 등이 진열돼 있다. 미혼모 가정을 그린 영화인 만큼, 굿즈 판매 수익금 전액은 미혼모 단체에 기부된다. 와펜으로 커스텀한 분홍색 스니커즈, 무니의 얼굴이 무늬로 박힌 작은 가방, 인증샷 찍기에 좋은 무니-젠시-스쿠티-바비의 마스크 등 오브제들이 퓨처 랜드에 전시돼 있다. 공간 한가운데 테이블엔 단출한 2018년 달력이 비치돼 있는데, 그 옆에 있는 스탬프들을 달력에 쾅쾅 찍어서 <플로리다 프로젝트> 쇼룸 방문 기념용으로 소장할 수 있다. 쇼룸에는 합정동 근처를 누비고 다니는 고양이 '동고'(동네 고양이?)가 바비처럼 지배인 노릇을 하고 있는데, 동고가 테이블에 올라 앞발로 달력을 누르고 있는 모습 또한 단골 인증샷 포인트라고 한다. 공간 안에 놓인 모든 일러스트 굿즈들은 마음 스튜디오의 솜씨다.
꾹꾹이 시킨 것 아님!
<플로리다 프로젝트> 쇼룸은 영화 수입사 '오드'와 마음 스튜디오의 협업으로 기획됐다. 오드는 작년 개봉해 좋은 성적을 거둔 <내 사랑>의 굿즈를 만들며 마음 스튜디오와 연을 맺었고,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먼저 본 마음 스튜디오 측에서 영화를 너무 마음에 들어해 먼저 쇼룸 운영을 제안했다. 마음 스튜디오는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도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고, 영화를 본 사람들은 더욱 영화를 기억하며 간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공간 구석구석을 고민했다. 쇼룸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종이로 만든 플로리다 미니어처 역시 자발적인 결과물이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비롯해 근래 오드가 수입한 거의 모든 영화들의 포스터 디자인을 담당한 스튜디오 '빛나는'도 영화를 너무 좋아해 종이 미니어처를 만든 뒤 그걸 바탕으로 특별판 포스터를 만들었고, 해당 미니어처 원본을 쇼룸 전시용으로 제공했다.
지난 3월 22일 개봉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개봉 전부터 관심도가 심상치 않았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작품이 상영된 기획인 '아카데미 특별전'에 묶인 수많은 화제작들 가운데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인기는 단연 돋보였다. GV 행사가 있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티켓 예매 경쟁이 치열했다. 요즘 영화계에서 가장 핫한 배우로 군림하고 있는 티모시 샬라메의 출세작, 이탈리아 북부의 아름다운 풍경, 첫사랑의 기쁨과 아픔을 끌어안는 로맨스 등 영화깨나 좋아하는 관객, 특히 '다양성영화' 소비층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20대 여성 관객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많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홍보사 '국외자들'은 국내 여러 브랜드들과 협업한 굿즈들을 기획했다. 영화사와 관계가 두터운 디자인 스튜디오가 담당한 프로모션용 이미지들을 재가공해 굿즈로 내놓는 대개의 경우와 달리, 품목마다 다른 브랜드가 영화를 해석한 이미지를 담은 굿즈들을 소개하겠다는 뜻이다. 선정 기준은 명확하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 특히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20대 여성 관객층이 좋아하는 브랜드. '소시민워크'의 와펜과 더스트백, '오롤리데이'의 메모 세트, '커먼키친'의 유리컵, '미스테리 캔들'의 향초, '1064스튜디오'의 목걸이가 이 기획 아래 준비됐다
'소시민워크'의 와펜
'커먼키친'의 유리컵
'소시민워크'는 영화 굿즈 콜렉터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이름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두고는 와펜과 더스트백을 만들었다. 와펜 세트는 두 버전으로, 각각 두 주인공 엘리오와 올리버를 상징하는 3가지 오브제로 구성됐다. 틈날 때마다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하는 엘리오는 피아노와 기타, 한여름 햇볕에 훤칠한 몸매를 자랑하는 올리버는 반팔 셔츠와 반바지, 그리고 둘 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복숭아가 모두 포함됐다. 영화 그 자체와도 같은 대사 "call me by your name and I'll call you by mine"이 찍힌 투명 더스트백도 있다. '커먼키친'은 복숭아를 활용한 컵을 내놓았다. 영화 속 복숭아보다 더 빨갛게 익은 복숭아와 영화 제목이 가운데 턱 찍혀 있다. 390ml 넉넉한 사이즈라 다양한 음료를 담아 마실 수 있다고. 6월까지만 판매한다.
'미스테리 캔들'의 향초
'1064스튜디오'의 목걸이
'오롤리데이'의 메모 세트
생활용품 브랜드 '프레쉬'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한정판 양초를 발매했다. 엘리오와 올리버의 사랑이 피어나는 공간인 엘리오의 방, 수영장 버전을 선택할 수 있다. 향도 다르다. 방 버전은 복숭아(!)를 베이스로 호박, 패츌리, 배, 프리지아 등이 혼합돼 산뜻한 방의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울창한 나무들에 둘러싸인 고요한 수영장을 구현한 향은 베르가못, 레몬, 바질, 앰버 등의 조합으로 만들었다.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 '1064 스튜디오'는 기존에 판매하던 원형 목걸이에 'call me by your name'을 각인하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메모패드, 미니 포스터, 스티커, 볼펜으로 구성된 '오롤리데이'의 메모세트는 벌써 절판됐다. 270매 한정판으로 만들었다가 금세 품절됐고, 재입고 분량도 판매를 마쳤다.
콜라보 굿즈 외에도, 극장 상영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판본의 포스터와 엽서 세트를 증정한다. 영화 스틸과 손은경 작가의 일러스트를 활용한 포스터/엽서는 종류가 아주 많다. 단 하나의 굿즈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마니아라면 발빠르게 증정 이벤트를 확인해 N차 관람 대열에 동참하는 게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