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할리우드의 관심은 토요일(현지시각) 열린 마치 포 아워 라이브스(March for Our Lives) 행사에 쏠렸다. 플로리다 파크랜드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미국 내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만큼 수많은 스타들이 방송과 인터뷰로, 소셜미디어와 참여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칸 영화제가 한 달 반 앞으로 다가오며 올해는 어떤 영화가 주목을 받을지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 외에도 귀담아들을 만한 이야기들이 할리우드 안팎을 흔들었다. 한 주간 주목받았던 발언들을 모아봤다.


내 친구가 바로 이 근처에서
총에 맞아 죽었다.

- 폴 매카트니
존 레넌

토요일 워싱턴 DC, 뉴욕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강력한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모으기 위한 ‘마치 포 아워 라이브스’가 열렸다. 뉴욕 시위에 참여한 폴 매카트니는 그는 “총기 폭력을 끝낼 수 있다”라는 문구의 셔츠를 입고, 총기 폭력을 법률로 막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시민은 ‘행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근처에서 내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총격으로 사망했다”라고 언급했다. 매카트니가 언급한 그 ‘친구’는 바로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이다. 레논은 1980년 2월 뉴욕의 자택 앞에서 마크 채프먼이라는 정신이상자가 쏜 총에 맞아 죽었다. 매카트니 외에도 여러 셀럽들이 행사에 참석해 공연과 발언으로 관심을 모았다. 조지 클루니, 지미 팰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각 도시의 행사에서 무대 공연을 하거나 시민들과 함께 행진했다.


제시카 차스테인 덕분에
‘여성의 시선’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디렉터)
제시카 차스테인

5월 8일 개막을 앞둔 칸 영화제는 지난 한 해 동안 있었던 영화계의 급격한 변화를 어떻게 반영할까? 영화제 디렉터인 티에리 프레모는 올해 칸 영화제의 정책 변화를 설명하면서 영화제에서 ‘평등’을 어떻게 성취할 수 있을지도 언급했다. 그는 작년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제시카 차스테인이 여성 스토리텔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차스테인은 작년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여성을 정확하게 그리는 영화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성 스토리텔러를 더 많이 포함하면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여성들을 영화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프레모는 올해 칸 영화제는 직원과 선정 위원의 남녀 비율을 동등하게 구성할 것이라 밝혔다. 이 변화가 과연 올해 영화 선정에 어떻게 반영될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캐릭터 60명에 다른 영화감독들과 소통하는 것도 힘든데, TV 제작자들까지 합세하면 말할 것도 없다.

- 조 루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감독)

마블의 ‘어벤져스’와 ‘디펜더스’가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넷플릭스와 마블이 <데어데블>을 시작으로 ‘디펜더스’ 유니버스를 구상하면서 꾸준히 제기된 질문이다. 이에 대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조 루소 감독은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당장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미 각기 다른 영화에서 온 캐릭터가 60명을 모두 포함한 영화를 만들고 개별 영화를 만든 감독들과 의견을 나누는 것도 충분히 힘들다고 말했다. 여기에 TV 제작자들까지 모두 합류하면 그 어려움은 더 커질 텐데, 당장은 회사도 다르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마블 ‘영화’는 디즈니 산하 ‘마블 스튜디오’에서 직접 제작하는 반면, 디펜더스가 포함된 TV 시리즈는 마블코믹스 산하 ‘마블 TV 스튜디오’에서 만들고 있다. 어벤져스에 디펜더스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하려면 내부 협의가 선행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많이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브래들리 쿠퍼, 빈 디젤, 조슈 브롤린, 엘리자베스 올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제레미 레너, 스칼렛 요한슨, 톰 홀랜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크리스 에반스, 폴 러드, 마크 러팔로, 안소니 마키, 톰 히들스턴, 기네스 팰트로, 폴 베타니, 돈 치들, 카렌 길런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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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다른 배우의 출연료를 모른다.

- 레프트 뱅크 프로덕션 (넷플
릭스 <더 크라운> 제작사)
더 크라운

넷플릭스 <더 크라운>의 주연배우 클레어 포이와 맷 스미스의 임금 격차가 꽤 많은 논란을 낳았다. 지난주 예루살렘 INTV 컨퍼런스에서 해당 사실이 공개된 후 인터넷에는 스미스에게 포이와의 임금 차이만큼 기부하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이 또한 제작사의 결정을 배우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청원이 시작된 지 하루 만에 2만 5천 명이 서명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레프트 뱅크는 공식적으로 포이와 스미스에게 사과했다. 회사는 “자신의 잘못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미디어의 주목을 받게 한 점”을 사과하며, “예산과 출연료는 제작사의 책임이며, 배우들은 서로의 출연료를 모르며, 그에 대한 책임을 져서는 안 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는 여론이 다소 사그라들었으나 이후 어떤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더 크라운

감독

출연 클레어 포이, 맷 스미스, 존 리스고, 빅토리아 해밀턴, 자레드 해리스, 바네사 커비, 에일린 앗킨스

개봉 2016 미국,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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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가 쓴 대사는
영국 억양에는 자연스럽지 않아요.

- 존 보예가

존 보예가는 <스타워즈> 시리즈에 이어 지난주 개봉한 <퍼시픽 림: 업라이징>에서 주연을 맡으며 또 다른 블록버스터 시리즈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지난주 LA에서 열린 프리미어 행사 인터뷰에서 영국인으로 설정된 자신의 캐릭터를 잡기 위해 직접 대사 수정 작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작가가 쓴 대사는 영국 억양에 자연스럽지 않고, 영국인이 잘 쓰지 않는 ‘awesome(끝내주는)’이라는 말도 자주 쓴다고 말하며, 좀 더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꽤 많은 부분을 바꿨다고 말했다.

보예가는 <퍼시픽 림: 업라이징>의 주연뿐 아니라 제작자로도 참여했다. 그는 <스타워즈>에서 받은 출연료로 차린 제작사 어퍼룸 프로덕션은 이 영화로 대형 블록버스터에 투자를 시작했다. 보예가의 위험한 투자는 어느 정도 보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개봉 첫 주 중국에서 6천5백만 달러를 비롯해 전 세계 1억 4580만 달러 성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퍼시픽 림: 업라이징

감독 스티븐 S. 드나이트

출연 존 보예가, 스콧 이스트우드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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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 더 이상 애정이 없다.

- 숀 펜
밀크

숀 펜은 1973년 13살의 나이에 데뷔한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 칸 영화제 등 세계 5대 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모두 탄 시대의 명 배우다. 그런 그가 최근 CBS 선데이 모닝 인터뷰에서 ‘연기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펜은 “좋은 배우, 감독과 함께 작업한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게 평생 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있겠지만 본능적으로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펜은 이미 영화 작가와 감독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최근 <밥 허니 후 저스트 두 스터프>라는 첫 소설을 내며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이제는 스크린 위의 배우가 아닌 다른 곳에서 커리어를 개척한 숀 펜을 만나게 될 듯하다.


겨울달 / 에그테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