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화된 수어사이드 스쿼드 멤버들. (왼쪽부터) 슬립낫(아담 비치), 캡틴부메랑(제이 코트니), 인챈트리스(카라 델레바인), 키타나(카렌 후쿠하라), 릭 플래그(조엘 킨너만), 할리퀸(마고 로비), 데드샷(윌 스미스), 킬로크록(아데웰 아킨누오예 아바제), 엘디아블로(제이 헤르난데즈) 사진제공: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뭔가요?

번역하면 '자살특공대' 쯤 될까? 수어사이드 스쿼드란, DC코믹스의 슈퍼히어로 빌런(악당) 캐릭터로 이뤄진 팀으로 아만다 월러라는 정부 요원에 의해 만들어진 비밀기관을 말한다. 이들은 임무 성공 확률이 희박하면서도 사회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많은 위험한 임무에 주로 투입된다. 임무에 실패할 경우에는 정부가 팀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범죄자나 슈퍼빌런들로 팀을 구성한 것. 아만다 월러는 임무 성공만을 최우선의 목표로 하며, 요원들을 그저 소모품 취급한다.


DC코믹스의 악당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왜 영화화됐나

2013, 영화업계에서 입지를 점점 확고히 해 가던 마블은 만화책을 꽤 좋아하는 사람들도 생전 처음 보는 캐릭터들로만 구성된 영화를 기획 중이라고 발표했다. 개봉일은 2014 7. 당시엔 이 영화가 마블과 디즈니에 새로운 유전과 같은 돈줄기를 탄생시킬지, 아니면 별로 관심을 못 받고 <인크레더블 헐크> 때처럼 잊힌 영화가 될지가 관심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블의 과거 행보를 봤을 때 그들은 허투르게 영화를 만들 사람들이 아니었고, 분명히 흥행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 조사를 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큰 모험이지만, 뭔가 자신이 있고 성공하리라는 확신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큰 성공을 거뒀다.

뒤늦게 부랴부랴 마블의 뒤를 쫓아 자사의 지적재산을 본격적으로 영화화하는 형국이 된 DC와 워너는 <배트맨> 프랜차이즈 외에는 특별히 내세울 만한 작품이 없었고, 시작부터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조급해서였을까? 이번에 DC는 자사의 캐릭터들을 한꺼번에 소개하는 노선을 택했다.

사진제공: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수어사이드스쿼드>는 정말 훌륭한 기획이다. 마블에서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아이디어다. 그동안 착한 선생님 같은 히어로들에 따분함을 느낄만할 관객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선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단, 영화의 완성도가 높다는 가정 하에 말이다.

<수어사이드스쿼드>처럼 마이너 캐릭터들이 나오는 영화의 장점은, 원작 만화에서 허술하게 다뤄지던 인물들이 환골탈태해 눈부시게 멋진 자태를 뽐내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원작 만화에서 비중이 작을수록 그 효과는 더 크다. 그래서 간단하게 원작 설정을 바탕으로 영화에 등장하게 될 주요 캐릭터를 소개한다. 워낙 잘 알려지지 않은 캐릭터도 많고, 원작 속 설정을 적당히 알고 가야 영화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할리퀸
사진제공: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사진제공: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마블에 데드풀이 있다면 DC에는 할리 퀸이 있다! 현재 두 캐릭터의 인기는 새롭게 절정에 올랐다고 할 수 있을 정도. 코믹스에서 할리퀸은 정신병원 아캄 어사일럼에서 조커의 정신과 의사로 등장했다가 오히려 조커의 애인이 되어버린 캐릭터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설정은 아니었다. 할리 퀸의 첫 등장은 의외로 지면이 아닌 TV 방영용 만화였다. 1990년대 명작 <배트맨: 애니메이티드 시리즈>에서 첫 등장했는데, 희곡에서 자주 등장하는 할리퀸(Harlequin)을 모티프로 삼고 있다. 당시 만화에서는 현재의 인기가 무색할 정도로 짧은 단역으로 등장했다. 등장 시간이 채 몇 분도 안 되는 일회용 엑스트라 수준이었던 것. (거대한 케이크 안에서 뛰쳐나오는 역할이었다.)

할리퀸이 코믹스 지면에 첫 등장한 <배트맨 어드벤쳐스>12호 표지

그런데 할리퀸을 그 정도로 쓰고 버리기는 아까웠는지 <배트맨 어드벤쳐스>12호에서 다시 한 번 등장시킨다. 이것이 첫 지면의 등장이었다. 위의 표지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코믹북은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만든 시리즈이기 때문에 발매 부수도 많지 않고 본사에서도 기대가 별로 높지 않던 책이었다. 또한 이 시리즈 자체가 DC 유니버스의 메인 스토리와는 동떨어져 있는 외전 격 스토리였다. 하지만 할리퀸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이 책의 인기도 급상승했다.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 그런지 그림체가 귀여운 애니메이션 감독 브루스 팀의 그림체를 많이 따르고 있다.) 이 캐릭터가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될지는 당시 작가들도 몰랐다고 한다.

할리퀸은 마블코믹스의 데드풀과 위상과 콘셉트 면에서 많이 비교되는 캐릭터다. 1970년대처럼 마블/DC 합작이 원활히 이루어진다면 <데드풀 대 할리 퀸>도 언젠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유머러스한 캐릭터가 유난히 별로 없는 DC 유니버스에서 할리퀸마저 없었더라면 마블의 데드풀에 대항할 수 있는 캐릭터가 전혀 없었을 것이다. 인기가 절정으로 치솟으면서 <수어사이드 스쿼드> 2편 외에도 다른 DC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확정되었다.

작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묘사되면서 할리퀸의 외모가 많이 변했다. 그녀를 탄생시킨 작가 브루스 팀의 오리지널 버전이 가장 귀엽고 할리퀸답다. 위 사진은 2002년 샌디에이고 코믹콘 행사 판매 목적으로 그린 스케치다. 사진제공: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킬러크록
사진제공: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살인 악어 킬러 크록. 예고편에서는 별로 비중이 없어 보이긴 하는데 실제 <수어사이드스쿼드> 멤버 중 조커와 할리 퀸 다음으로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다. 게임 <배트맨: 아캄> 시리즈에서 인상적인 보스로 등장했던 것이 인지도를 높였을 것이다. 이 캐릭터도 처음에는 카메오 수준으로 등장했으나 나중에 상당한 인기를 얻은 경우다. 1980년대만 해도 존재감이 전혀 없다가 2000년대 후반 들어 메이저급 인지도의 빌런으로 성장하게 된다.

사진제공: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킬러 크록은 코믹북 <배트맨> 357호에서 처음 등장한다. DC는 그를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던지 첫 등장에서 얼굴은 나오지도 않고 이름만 보여준다. 베일에 싸인 캐릭터였을까? 실제로는 카메오로만 잠깐 등장하기 때문에 킬러 크록의 진짜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은 다음 호인 <배트맨> 358호에서이다.  이때 징그러운 얼굴을 공개한다. 이후 간간이 배트맨의 마이너 빌런으로 등장하면서 인기를 얻어 가게 된다. 영화 예고편에 등장하는 모습은 오히려 초기 코믹북에서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는 듯하다.

그 후 1990년대 초중반부터 배트맨의 단골 적수가 되어 메이저 스토리라인에는 빠짐 없이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가 되었다. 최근에는 점점 덩치가 크고 인간보다 짐승에 가까운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게임 <배트맨: 아캄> 시리즈에는 네 편 모두 등장하는 4관왕 업적을 달성했다. 영화에서는 아무래도 이러한 정면 상대 불가능할 정도의 괴력의 소유자로는 등장하지 않을 것 같다. 아니면 헐크처럼 설마 체질량이 변하는 캐릭터로 등장하게 될까?

사진제공: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인챈트리스
사진제공: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마블 코믹스 캐릭터에도 토르의 동료이자 적수인 캐릭터 인챈트리스가 있다. 워낙 흔한 이름이다 보니 저작권 등록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지명도로 따지면 마블 캐릭터가 훨씬 유명하긴 하다. DC 코믹스의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등장하는 인챈트리스는 쥰 문이라는 일반 여성/고고학자인데, 원작 만화 <스트레인지어드벤쳐스> 117부에서 코스튬 파티에 갔다가 집에 숨어 있던 악의 기운의 영향을 받아 의지에 따라 강력한 여자 마법사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하지만 마블의 캐릭터 피닉스처럼 점점 통제 능력이 없어지면서, 빌런에 가까운 캐릭터로 그려지게 된다. 제킬 박사와 하이드 씨에서 모티프를 얻은 내용인 듯. 영화에서는 처음에는 수어사이드스쿼드 멤버가 아니라 그들의 목표물로 나온다고 한다. 홍보 영상이나 스틸컷을 보면 원작과 달리 너무 어둡게 그려지는 것 같다. 외모만 보면 거의 고딕 메탈밴드 멤버처럼 생겼다.

사진제공: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인챈트리스의 특징 중 하나가 선한 면과 악한 면이 왔다 갔다 한다는 점이다. 파워를 너무 사용하다 보면 악한 면이 이성을 지배하게 되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지구를 정복하고 싶다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최근 공개된 인챈트리스 영상을 보면 이러한 특성을 잘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서 빌런보다는 안티히어로에 가까운 역할을 하고 있다. 어차피 기억하는 사람이 별로 없을 마이너 캐릭터에 가깝긴 하지만 말이다. 영화에 등장하게 될 모습은 원작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오히려 영화에 등장하는 인챈트리스의 모습은 '뉴 52' 이후 <저스티스 리그: 다크> 시리즈에 등장했던 악마에 가까운 인챈트리스의 모습과 좀 더 유사하다. 포스가 너무 강한 외모를 하고 있으니 이야기 전개상 히든카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목에 메고 있는 원형의 목걸이는 원래 원작에서는 그녀의 의지와 상관 없이 악한 모습으로 돌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담 자나두가 선물한 것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러한 설정이 재현될지는 모르겠다.

사진제공: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코믹스에서 알아둘 것. '뉴 52'

2011년 DC 코믹스가 자사의 모든 연재간행물들을 리부트한 기획의 이름이다. 새로운 독자층을 영입함과 동시에 수없이 많은 등장인물과 그들 사이의 얽히고 섥힌 복잡한 관계와 사건을 한 방에 정리하고자 함을 목적으로 한 기획인 것. 2011년 '뉴 52' 기획을 시작하면서 기존의 연재간행물들은 모두 종간되고 '액션 코믹스', '디텍티브 코믹스', '저스티스 리그' 등 새로운 타이틀들이 출범했다.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대부분의 캐릭터는 '뉴 52' 이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사진제공: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다음에 이어질 캐릭터 2탄 소개에서는
데드샷, 디아블로, 슬립낫, 카타나, 캡틴 부메랑
그리고 조커와 아만다 윌러 소개가 이어집니다.

사진제공: © 2016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AND RATPAC-DUNE ENTERTAINMENT LLC

그래픽노블 번역가 최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