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플레이어 원>의 마크 라이런스

<레디 플레이어 원>2045, 암울한 현실 세계와 달리 상상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가상현실 세계 오아시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아시스의 창시자인 제임스 할리데이는 자신이 사랑했던 1980년대 대중문화 코드를 미래의 가상현실 곳곳에 숨겨둔다. <레디 플레이어 원> 속 진정한 성덕, 어수룩한 말투가 매력적인 제임스 할리데이는 영국 배우 마크 라이런스가 연기했다. 낯선 얼굴이지만, 알고 보면 1980년대부터 연기에 몸담아왔던 대배우! 마크 라이런스에 대한 이모저모를 정리해봤다.

레디 플레이어 원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마크 라이런스, 사이먼 페그, 올리비아 쿡, 타이 쉐리던, 벤 멘델슨, T.J. 밀러

개봉 2018 미국

상세보기

# 연극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다
마크 라이런스는 1960년 1월 18일, 영국 켄트 주 애슈퍼드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영어 교사로 일했다. 1962년에 온 가족이 미국 코네티컷으로 이주했고, 1969년엔 위스콘신에 자리를 잡았다. 그의 아버지는 유니버시티 스쿨 오브 밀워키(University School of Milwaukee)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마크 라이런스 역시 그 수업에 함께했다. 마크 라이런스는 1978년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고, 왕립연극학교(Royal Academy of Dramatic Art, RADA)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연기 공부를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연기 데뷔를 치른 건 20살 때다. 1980년 글래스고 시티즌 시어터(Citizens Theatre)의 무대에 오르며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후 극단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oyal Shakespeare Company)에 합류하며 꾸준히 공연을 올렸다.


(왼쪽부터) <보잉보잉>, <에루살렘>, <십이야>

# 토니상만 3번 수상!
마크 라이런스는 오랜 시간 다양한 작품으로 뉴욕과 런던을 비롯한 각 지역의 무대에 올랐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는 런던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의 예술 감독을 지냈다. 10년 동안 극장에 걸린 모든 시즌의 작품을 지휘한 건 물론, <십이야>, <템페스트>, <리처드 3> 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도 선보였다. 200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토니상 트로피를 수집(?)하기 시작한다. 마크 라이런스는 연극뮤지컬계의 아카데미라 불리는 토니상을 무려 3번이나 수상했다. 2008년의 <보잉보잉>, 2011년의 <예루살렘>, 2014년의 <십이야>가 그에게 토니상을 안긴 영광의 작품들. <보잉보잉>, <예루살렘>으로 시상식 무대 위에 올랐을 당시, 일반적인 수상 소감 대신 시를 읊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8년엔 ‘The Backcountry’, 2011년엔 ‘Walking Through a Wall’을 낭송했다. 모두 미국 시인 루이스 젠킨스의 작품이다. 마크 라이런스와 루이스 젠킨스는 2016년 공연한 연극 <나이스 피시>(Nice Fish)의 각본을 공동집필했다.


# 가족 구성원 모두 영화인
마크 라이런스는 영국의 감독, 작곡가 겸 극작가인 클레어 반 캄펀과 결혼했다. 1989년부터 현재까지 쭉 함께 해오는 중. 클레어 반 캄펀이 전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줄리엣 라이런스, 나타샤 반 캄펜 모두 영화계에서 함께했다. 줄리엣 라이런스는 <프란시스 하>(2012) 등에 출연한 배우고, 나타샤 반 캄펜은 영화 제작자로 일했다. 안타깝게도 나타샤 반 캄펜은 2012년 세상을 떠났다.


# 셰익스피어의 정체에 대한 합리적 의심 선언
2007년 9월, 마크 라이런스는 배우 데렉 제이코비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정체에 대한 합리적 의심 선언’(Declaration of Reasonable Doubt)을 발표했다. 문맹 집안 출신 셰익스피어가 다방면의 지식을 섭렵한 작품을 쓰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 그들은 선언문에 셰익스피어가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부인에게 남긴 유언에 작품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셰익스피어의 정체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 이전엔 찰리 채플린, 마크 트웨인, 오손 웰즈 등이 마크 라이런스와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정사>
<천일의 스캔들>

# 마크 라이런스의 영화 속 얼굴들
마크 라이런스는 TV 영화 <잊혀진 영웅 와렌버그>(1985)로 영화에 발을 들였다. 밥 딜런 주연 뮤지컬 영화 <하트 오브 화이어>(1987), <벤자멘타 연구소>(1995) 등에 출연했지만 국내 개봉하지 않은 작품이 대다수. 제5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파트리스 쉐로 감독의 <정사>(2001)가 국내에 소개된 그의 첫 영화다. 높은 수위로 화제를 모았지만, 섹슈얼함보단 인물들의 내면적 공허함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 <천일의 스캔들>(2008)에선 앤(나탈리 포트만)과 메리(스칼렛 요한슨)의 아버지 토마스 볼린을 연기했다. 그밖에 <블리츠>(2011), <더 건맨>(2015)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정사

감독 파트리스 쉐로

출연 마크 라이런스, 케리 폭스, 티모시 스폴, 어라스테어 걸브레이쓰, 필리페 칼바리오, 마리안느 페이스풀

개봉 2001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상세보기
천일의 스캔들

감독 저스틴 채드윅

출연 나탈리 포트만, 스칼렛 요한슨, 에릭 바나

개봉 2008 영국, 미국

상세보기
<덩케르크>

<레디 플레이어 원>을 제외한 가장 최근 출연작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2017)다. 군인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 작은 배를 몰고 덩케르크로 향하는 도슨을 연기했다. 실의에 빠진 군인들을 위로하고, 바다에 빠진 젊은이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출하려 애쓰던 캐릭터. 선량하고 따스한 시민의 얼굴이다.

덩케르크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톰 하디, 킬리언 머피, 케네스 브래너, 마크 라이런스, 해리 스타일스, 핀 화이트헤드, 아뉴린 바나드, 톰 글린 카니, 잭 로던, 배리 케오간

개봉 2017 영국, 프랑스, 미국

상세보기

<스파이 브릿지>
<마이 리틀 자이언트>

# 스필버그의 페르소나가 되다
마크 라이런스가 영화배우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스파이 브릿지>(2015)에서부터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극에 다다른 1957, 소련 스파이 혐의를 받고 체포된 루돌프 아벨을 연기했다. 톰 행크스에게 밀리지 않는 에너지를 선보이며 올해의 발견으로 우뚝 선 그는 그해 아카데미를 비롯한 유수 시상식의 남우조연상을 휩쓰는 저력을 과시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스파이 브릿지> 촬영 첫날, <마이 리틀 자이언트>(2016)의 거인 역을 찾았다고 확신했다밝힌 바 있다. 그 거인 역에 당첨된 배우가 바로 마크 라이런스다. <마이 리틀 자이언트> 10살 소녀 소피와 거인의 특별한 우정을 다뤘다. 로알드 달의 소설이 원작. <레디 플레이어 원>은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크 라이런스의 세 번째 작품이다.

스파이 브릿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톰 행크스, 마크 라이런스, 에이미 라이언, 오스틴 스토웰

개봉 2015 미국

상세보기
마이 리틀 자이언트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마크 라이런스, 빌 헤이더, 레베카 홀, 저메인 클레멘트, 루비 반힐

개봉 2016 영국, 캐나다, 미국

상세보기
(왼쪽부터) 스티븐 스필버그, 마크 라이런스

마크 라이런스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차기작 <에드가르도 모르타라의 납치>(The Kidnapping of Edgardo Mortara)에도 캐스팅됐다. 1858년 이탈리아 불로냐에서 유대인 소년 에드가르도가 납치돼 가톨릭 신자로 자라 사제까지 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마크 라이런스는 교황 비오 9세를 연기한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