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영화 시장입니다. 중국 정부는 2020년이 되면 미국도 뛰어넘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는데요. 실제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영화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은 스크린 수입니다. 미국을 넘어서 5만 개가 넘는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도 그 숫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지나친 검열이 이어지고 있어 자국 내 작품의 다양성은 보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더욱이 최근엔 애국주의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대성공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수부대 전랑 2>

대표적인 작품이 2017년에 개봉한 <특수부대 전랑 2>(戰狼 2)입니다. 은퇴한 특수 부대원 렁펑(오경)이 아프리카에 투입되어 중국인들과 난민들을 구출한다는 내용으로 흔히 중국판 <람보>라 불리고 있습니다. 엄청난 물량이 투입된 작품입니다만, 너무 단편적인 스토리 전개로 뛰어난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특수부대 전랑 2>는 개봉하자마자 주성치의 <미인어>가 가지고 있던 중국 흥행 기록 1위 기록(339000만 위안)2주도 안되어 갈아치우며 무서운 속도로 흥행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최종 14천만 관객이 들었고 흥행 기록은 약 57억 위안(약 9840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얄궂게도 이 영화의 메인 빌런은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의 초반에 등장했던 크로스 본즈 역의 프랭크 그릴로입니다. 제3국에서 미국대장과 싸웠던 악당이 다시 제3국에서 ‘중국대장’과 싸우는 격입니다.

특수부대 전랑2

감독 오경

출연 오경, 프랭크 그릴로, 정산, 오강, 장한

개봉 2016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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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레이션 레드 씨>

2017년에 <특수부대 전랑 2>가 있었다면, 2018년엔 <오퍼레이션 레드 씨>(홍해행동, 紅海行動)가 있습니다. 중국 해병대의 특수조직 교룡(蛟龍) 돌격대 8명이 중국 인질을 구출하고 핵연료를 지킨다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2015년에 중국군이 펼쳤던 군사작전을 모티브로 합니다. 시아파와 수니파의 대립으로 불안해진 예멘에서 중국군은 군함 3척을 보내 자국민 570명을 무사히 구출한 적이 있습니다. 관객들의 전반적인 반응은 <특수부대 인랑 2>보다 완성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퍼레이션 레드 씨>는 춘제(중국의 설날) 기간에 개봉하여 3위의 성적을 유지했지만, 이후 꾸준히 관객이 늘어 차트를 역주행했습니다.

오퍼레이션 레드 씨

감독 임초현

출연 장역, 두강, 황징위, 해청

개봉 2017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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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엽>

또 다른 ‘국뽕’ 영화로는 판빙빙이 출연한 <공천엽>(空天獵)이 있습니다. 이번엔 중국 공군을 전면에 내세워 ‘중국판 <탑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판빙빙의 연인 리천이 감독하고 주연한 이 작품은 아예 중국 기술로 완성한 스텔스 전투기 젠-20(J-20)을 포함해 중국의 주력 전투기를 대대적으로 전시합니다.

공천엽

감독 리천

출연 리천, 판빙빙

개봉 2017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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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국뽕영화들의 흥행에 중국 정부가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었습니다. <특수부대 전랑 2>는 중국 인민 해방군 건군 90주년인 2017년 8월 1일에 개봉했습니다. <특수부대 전랑 2>와 함께 2017년 국뽕영화 바람을 주도했던 <건군대업>은 아예 공산당군의 ‘난창봉기’(중국 국민당과 공산당 사이의 최초 전투)를 화면으로 옮긴 노골적인 체제 선전용 영화입니다. <건군대업> 역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만, 공무원들의 의무적인 단체 관람과 스크린 강제 배당 등의 문제 등으로 한때 중국 정부가 흥행을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지난 4월 13일, 시진핑 국가 주석은 군복을 입고 남중국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해상 열병식에 참여했습니다. 시진핑 1인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는 요즘, 중국의 군사력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영화는 더없이 좋은 전략으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