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에서 부 주방장으로 일하는 사미르(아시프 맨드비)는 뉴욕을 떠나 파리의 레스토랑에 취직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병 때문에 파리에 가지 못하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인도 음식점을 떠맡게 되죠. 문제는 인도 혈통의 사미르가 정작 인도 요리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하나부터 열까지 아는 것이 없어서 우왕좌왕하며 헤매고 있을 때, 그의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사미르가 우연히 타게 된 택시의 운전사인데, 그는 자신이 예전에 유능한 셰프였다며 사미르에게 인도 요리 예찬론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마침 음식점에서 일하던 셰프를 해고한 사미르는 택시 운전사에게 도움을 청하고, 택시 운전사가 만들어 내는 맛있는 요리는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합니다.
영화 <오늘의 특선요리>는 스토리로 보자면 특별할 게 없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주인공이 주변의 도움으로 난관을 극복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진정한 인생의 맛을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이죠. 스토리는 약하지만 이 영화의 매력은 영화 전반을 가득 채우는 인도 요리와 향신료에 있습니다. 특히 택시 운전사의 인도 요리 예찬을 듣고 있으면 인도 요리야말로 마법의 요리처럼 느껴집니다. 그가 자랑하는 향신료 얘기부터 들어볼까요? “커민은 건방지지. 조심해. 우리에게 쾌락을 주지만 그 자신은 절대 만족하지 않아. 고수 잎은 바다 옆의 레몬 과수원을 걷는 어린 소녀처럼 그 미래가 어떨지 궁금하게 해. 정향과 계피는 정신 나간 삼촌과 이모들 같지. 시끄럽고 재미있으면서 고집 세거든. 강황은 황금의 향신료야. 모든 것에 빛을 내거든.델리 서커스의 코끼리들에게 강황으로 색을 입히곤 했어.”
향신료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비유가 얼마나 적절한지 알 수 있을 거예요. 특히 정향과 계피를 정신 나간 삼촌과 이모들에 비유한 부분에서는 크게 웃었답니다. 정향이나 계피는 요리에 조금만 넣어도 다른 재료들을 압도하는 존재감이 강한 향신료들이라 이 비유가 정말 딱 맞거든요. 그는 ‘인도 음식의 영혼’이라며 ‘마살라'(masala)에 대한 예찬도 이어갑니다. 마살라는 여러 가지 향신료를 섞어서 만든 혼합 향신료로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다양한 요리에 사용됩니다. 이 향신료는 1780년대에 영국을 통해 ‘커리 파우더’로 소개되면서 한동안 커리 파우더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기도 했죠. 종류도 다양해서 매운맛이 강한 가람 마살라를 비롯해, 삼바르 마살라, 차트 마살라, 칼라 마살라 등 많게는 20여 가지의 마살라가 존재합니다. 집집마다 만드는 비법이 다르다는 걸 고려하면 그 가짓수는 훨씬 많아질 테고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탄두리 치킨 역시 탄두리 마살라로 만든 닭 요리입니다. 마살라는 인도 요리에서는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향신료입니다. 인도 요리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주인공은 조금씩 인도 요리의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그는 자신만의 ‘마살라’를 만드는데 성공하고 진정한 사랑과 일도 찾게 됩니다.
인도의 거리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차이(짜이)는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 지역에서 마시는 음료입니다. 홍차에 우유와 설탕, 향신료를 넣어 만드는 차이는 인도식 밀크티라고 할 수 있죠. 오래전, 찻잎이 비싸던 시절에 소량의 찻잎을 길게 우려내고 여기에 우유와 설탕, 그리고 인도에서 흔한 향신료를 넣어 만들던 것이 현재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나몬 스틱과 생강을 넣어 차이를 끓여보았습니다. 정향이나 카다멈 등의 향신료가 있다면 맛이 더 풍성해지니 함께 넣어 끓여도 좋습니다. 영화 속 향신료를 코 끝으로 느끼며 마셔 보세요.
차이 (chai)
재료 물 1컵, 우유 1컵, 홍차 잎(아쌈이나 다즐링) 1 큰 술,설탕 1 큰 술,생강 2조각, 시나몬 스틱 1개 만들기 1. 냄비에 물과 생강, 시나몬 스틱을 넣고 끓인다. 2. 향이 우러나면 불을 끈 뒤 홍차 잎을 넣고 뚜껑을 덮어 3분간 우려낸다. 3. 체에 한 번 거른 뒤, 우유와 설탕을 넣고 잘 저어 뜨겁게 데워서 마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