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입니다. 매년 7월과 8월은 극장을 찾는 관객수가 가장 많은 달이죠. 올해 7월은 (아직 며칠 남았지만) 다른 해에 비해 꽤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았어요. 작년에도 쌍천만 영화가 나오는 바람에 관객수가 엄청 많았죠. 2014년은 무지하게 더워서 전부 영화보러 가느라 극장 관객수가 늘었다는 농담 반 진담 반 섞인 흥행 분석을 내놓기도 했었는데요. 올해는 과연 어떨까요. 벌써부터 천만 열차에 탑승해 쾌속 질주 중인 좀비가 이길 것이냐, "아아 어찌 잊으리 그 날을" 6.25가 이길 것이냐, "후 엠 아이?" 제이슨 본이 상황 정리해줄 것이냐 그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한 번 지금까지의 관객 반응과 영화 속 흥행 요소 몇 가지를 토대로 2016년 한국 극장가 빅3 주말 흥행 파워를 예측해보려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역대급 팽팽한 예매율
1. 인천상륙작전 31.1%
2. 부산행 27.1%
3. 제이슨 본 26.6%

현재 예매율로는 이번 주에 개봉한 <인천상륙작전>이 가장 앞서고 있습니다. 개봉 첫 주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신작인 <인천상륙작전>의 예매율이 앞서는 것은 당연해 보이기도 해요.

그런데 1위를 기록 중인 <인천상륙작전>의 예매율뿐만 아니라 2위, 3위에 오른 영화들의 예매율도 주목해야 해요. 왜냐하면 크게 차이가 없거든요. 언제 어떻게 뒤집어질지 모르는 박빙의 승부입니다. 바로 어제 예매율은 세 영화 모두 28%대에서 왔다갔다 하는 등 아주 초박빙이었거든요. 7월 마지막 주말을 앞둔 오늘의 예매율은 개봉 첫 주말 관객을 기다리고 있는 <인천상륙작전>이 대단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중으로 해석됩니다. 

접전의 평점
부산행 네티즌 평점
인천상륙작전 네티즌 평점
제이슨 본 네티즌 평점

위의 관람객 평점은 현재 박빙의 승부를 겨루고 있는 개봉작 빅3의 평점입니다. 영화 제목을 가리고 본다면 어떤 평점이 어떤 영화의 것인지 구분할 수 있나요? <부산행>과 <인천상륙작전>은 사실상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고요. 재미있는 것은 <제이슨 본>이 20~30대 이상 관객층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네요. 이 네티즌 평점은 주말 관객수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참고로 <인천상륙작전>의 평론가 평점은 3.41, <제이슨 본>은 6.58, <부산행>은 7.16으로 이들은 <부산행>의 재미와 완성도에 가장 많은 지지를 보였습니다.

막상막하의 '주먹지수'
가슴 후비는 리더십,
장학수 대위
무지막지한 정의감,
상화
세계 최강 싸움꾼,
제이슨 본

관객들을 끌어들일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뭘까요? 화려한 물량 공세? 아찔한 볼거리? 무엇보다 전통적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티켓파워는 배우, 혹은 캐릭터로부터 나오죠. 주인공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공교롭게도 주말에 맞붙는 세 편의 영화 속 주인공 모두 한 주먹하는 상남자 캐릭터라는 점입니다. <인천상륙작전>의 장학수 대위(이정재)는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사전 답사, 아니 비밀 작전인 일명 엑스레이 작전에 투입되어 함께 작전을 펼치는 대원들을 모두 살리기 위해서, 그리고 작전을 끝까지 성공시키기 위해서 멋진 리더십을 발휘하죠. <부산행>의 상화(마동석)는 말이 필요 없는 무지막지한 완력으로 좀비들을 때려잡는데요.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마동석이 좀비 잡는 영화"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멋진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은근히 가정적인 애처가의 모습도 살짝 살짝 보여주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제이슨 본>의 제이슨 본(맷 데이먼)은 말이 필요없는 지구 최강의 첩보원이죠. 맨손 싸움에서는 누구에게도 져본 적 없는 캐릭터니까요. 싸우다 지면 그게 곧 죽음인 실전에 정말 강한 캐릭터입니다. 위의 세 인물끼리 싸움을 붙이면 누군가가 이기긴 하겠습니다만, 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이고요. 그럼 누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까 고민해보면 약간의 취향을 고려한 차이는 있을 수 있겠죠. 에디터가 어쩔 도리 없이 취향과 완성도를 종합적으로, 아니 주관적으로 판단해보니 <부산행>의 마동석이 아무래도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더군요.

누가 누가 더 못됐나?
이념이냐, 이기심이냐, 이득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주인공 못지않게 매력을 뿜어내는 악역 역시 관객의 티켓을 부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악역이 더욱 악역다울 때 주인공의 활약이 살아나는 효과가 있으니까요. <부산행>의 천리마 고속 상무 용석(김의성)은 정말 자기 혼자 살아남기 위해 별짓을 다하는 이기적인 캐릭터입니다. 이미 많은 관객이 그를 향한 분노의 관람을 이어가고 있으니 당당하게 악역발 티켓 파워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제이슨 본>의 CIA 간부 로버트 드웨이 역시 조용히 지내던 제이슨 본을 끝끝내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어 화를 돋우는 캐릭터로 기능합니다.

<인천상륙작전>의 림계진(이범수) 역시 악역의 범주에 들 수가 있습니다. 전쟁의 의미상 어쩔 수 없이 아군 아니면 적군이잖아요. 림계진 입장에서야 자기 나라를 위해 싸우는 군인이었겠지만 이념 앞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아집을 잘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이념과 이기심, 개인의 이득 가운데 무엇을 선택해야 더 나빠 보일까요? 참 고민되지요? 더욱 상세한 캐릭터 비교는 이번 주말 각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본 뒤에 비교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러니까 승자는?

관객 반응으로 비추어보면, 세 편의 빅3 영화 가운데 여전히 가장 많은 스크린수를 확보하고 있는 <부산행>이 800만 관객은 가뿐하게 돌파하며 주말 흥행 1위 자리를 지킬 거라는 건 어렵지 않게 예상 가능합니다. 하지만 예매율을 놓고 보면 <인천상륙작전>이 월미도를 점령해 끝내 상륙작전을 성공시켰던 그 때 그 시절의 집요함을 되살려내 주말 흥행 1위에 올라설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갖게 됩니다. 대개 나이 많은 중장년층 관객이 움직여야 천만 영화 흥행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인천상륙작전>의 흥행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제이슨 본>의 꾸준한 인기도는 흥행 왕좌에는 오르지 못하더라도 역대 가장 뜨거운 7월의 여름 극장가를 만드는 데 분명 일조할 것으로 보이지요. 그렇다면 그 어느 때보다도 팽팽한 접전을 보이고 있는 7월 마지막주 여름 극장가의 흥행 승자는 누가 될까요? 바로 관객 여러분입니다, 라는 드립은 치지 않겠습니다. 궁금하다면 월요일에 알게 되겠죠.

씨네플레이 에디터 가로등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