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어 음악을 담당한 이는 캐나다 출신의 영화음악가 크리스토퍼 벡이다. 감독 페이튼 리드와는 무려 18년 전에 그의 극영화 데뷔작이었던 <브링 잇 온>을 함께 한 인연이 있다. 예일대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영화로 유명한 남가주대학(USC)에서 다시 영화음악을 공부한 벡은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작곡가 제리 골드스미스에게 직접 사사받기도 했다. 이후 <날으는 슈퍼맨>, <에이 특공대>, <광속인간 샘>, <천재소년 두기>, <와이즈가이>, <레니게이드>, <로우 앤 오더>, <뉴욕경찰 24시> 등 8-90년대 외화시리즈의 음악을 도맡았던 마이크 포스트 밑에서 경험을 쌓는데, 그 역시 90년대 중반부터 TV 시리즈에 참여하며 영화음악가로 데뷔했다.
국내에서도 방영됐던 <FX: 시리즈>나 <프랙티스> 등 여러 작품들에서 알음알음 작업을 이어가지만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자 인상적인 결과물을 남겼던 건 조스 웨던과 함께 한 <뱀파이어 해결사>였다. 4시즌까지 가장 많은 스코어를 담당하며 이 독특한 컬트 청춘 장르물의 정체성과 색깔을 부여했다. 스핀 오프인 <엔젤>의 음악까지 담당한 그는 이를 발판으로 2000년대부터 할리우드로 진출해 앞서 언급한 슬리퍼 히트작 <브링 잇 온>을 비롯해, 숀 레비 감독이나 토드 필립스 감독의 일련의 성공적인 코미디들에 주로 중용되며 자신의 입지를 확보했다. 특히나 2000년대 초반 그의 필모들을 보면 한해 대여섯 편을 소화하는 등 엄청난 다작을 자랑한다.